▲ 미드(Mead) <사진=Wikimedia>

미드는 벌꿀로 만든 와인이다. 벌꿀에 물을 타서 방치하면 알코올발효가 일어나므로, 와인이나 맥주보다 더 역사가 오래됐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스페인 북부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 벌꿀을 채취하는 장면이 있는 것으로 보아 1만 5천 년 전에 이미 벌꿀을 채취했다고 볼 수 있다. 벌꿀은 당도가 높아서 물을 가해 희석시킨 채로 그대로 두면 어렵지 않게 술이 될 수 있었다. 현재도 미드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등 북유럽에서 많이 만들고 있으며, 특히 노르웨이의 미드는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즈음 꿀로 만든 술이 나오고 있다. 미드를 생산하고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와이너리 또는 양조장을 ‘미더리(Meadery)'라고 한다.

고대 바이킹들의 관습으로, 갓 결혼한 신혼부부는 한 달 동안 미드를 마시도록 했다. 어색한 커플을 위해 무드를 조성하여 사랑의 열매를 빨리 맺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그리고 당시 미드는 최음제로 간주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달 동안 이 술을 마셨기 때문에, 꿀(Honey)과 한 달(Month-Moon)이 합쳐서 ‘허니문(Honeymoon)’이란 단어가 생기게 되었다. 만약, 첫 달에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면 미드 메이커는 최고의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꿀과 같이 달콤한 달이라고 ‘밀월(蜜月)’이라고 하는데, 이는 ‘허니문(Honeymoon)’이란 단어를 그대로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밀월’이란 신혼 기간을 말하거나, 그에 비교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뜻하기도 한다. 단독으로 쓰이기보다는 주로 '밀월여행' 또는 '밀월관계' 등으로 쓰인다. 참고로, 신혼여행(밀월여행)은 19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신혼부부에 가족이나 친구까지 동반하여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일가친척에게 인사를 드리는 여행이었다. 이 풍습이 유럽 대륙으로 퍼지게 되면서, 1820년대 프랑스에서는 이를 ‘영국식 여행(English-style voyage)’이라고 부르게 되면서 오늘날의 신혼여행으로 변한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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