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유명의 유명 와이너리 중 한 곳인 '채플 다운' <사진=Chapel Down>

영국의 와인 역시 유럽의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로마시대부터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양조하였고, 로마 멸망 이후는 수도원에서 와인 양조를 이어나갔다. 그러던 중 헨리 2세(1154-1189 재위) 때 보르도를 비롯한 프랑스 아키텐 지방을 차지하여 보르도 와인을 주로 소비하였지만, 자국의 와인 산업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었다. 헨리 8세(1509-1547 재위) 때의 기록을 보면 139개의 포도원이 있었던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17세기 소빙하기로 인하여 기온이 낮아져 포도나무 재배가 어렵게 된 데다, 1651년 ‘크롬웰의 항해법’으로 와인 수입이 어렵게 되자 이를 ‘사과주(Cider)’로 대체하게 된다. 사과나무는 낮은 기온에서 잘 자랐기 때문이다. 현재도 사과주는 영국이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다. 이어서 수입 선을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돌려 1703년 포르투갈과 영국 간에는 ‘메투엔 조약(Methuen Treaty)’으로 포르투갈의 포트와 마데이라 등이 수입된다.

이렇게 수입 와인 위주로 영국 와이너리는 명맥을 겨우 유지하다가 제1차 세계대전 무렵에는 포도밭과 와이너리는 거의 전멸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1936년부터 포도원 조성과 와인생산이 재개되어, 1960년대 켄트(Kent)에서부터 와이너리가 설립되면서 1970년대부터 부활하게 된다. 현재는 잉글랜드 남동부 서섹스(Sussex), 켄트(Kent), 서리(Surry) 등에 450여 개의 와이너리가 있으며, 특히 스파클링 와인의 품질이 좋다고 소문이 나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2015년에는 프랑스의 샴페인 메이커 ‘테텡저(Taittinger)’가 켄트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영국의 와인은 전망이 좋은 편이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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