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샴페인 앙리오 리너떵듀 2016(Champagne Henriot L'inattendue 2016)' <사진=Champagne Henriot>

전 세계의 명성 있는 와인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나는 항상 같은 질문을 물어본다.

“훌륭한 와인이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처음 이 질문을 물어볼 때는 “특정한 맛, 생산 방법 등이 중요합니다”와 같은 상투적인 답변을 예상하고 시작했지만, 막상 가장 많이 들은 답변은 내 선입견에 대한 뒤통수를 때리듯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한 가지 요소에 대한 답변이다. 바로 ‘장소(Place)’다.

지니 조 리 MW(Jeannie Cho Lee MW)는 “아무리 훌륭한 와인을 따봤자 시끄럽고 붐비는 장소나 알맞지 않은 환경에서 마신다면 소용이 없다”라고 말하며, 샴페인 평론가 리차드 줄린(Richard Juhlin) 또한 “좋은 샴페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훌륭한 샴페인은 다양한 방법으로 판단될 수 있고, 장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라고 언급한다.

간단하게 생각해 보자, 우리가 클럽에 갈 때 샴페인을 마신다고 생각하면 웅장함이 있는 ‘돔 페리뇽’과 제이지의 힙하고 화려한 감성이 담긴 ‘아르망 드 브리냑’을 찾으며, 친구들끼리의 느낌 있는 홈파티에는 ‘뵈브 클리코’ 만큼 안정감 있는 선택도 없다. 스테이크에는 레드와인, 생선요리에는 화이트와인과 같은 ‘마리아주’에 집중한 다른 와인들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은 “그럼 장소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샴페인은 있는가?”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문을 약간은 해소시킨 샴페인이 하나 있다. 바로 ‘샴페인 앙리오(Champagne Henriot)’가 그 주인공이다.

▲ 샴페인 하우스 앙리오 <사진=Champagne Henriot>

1808년, 니콜라스 앙리오(Nicolas Henriot)의 미망인 아폴린(Apolline)이 와인 에스테이트를 인수하며 20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앙리오(Henriot)’는 버건디에서 손꼽히는 네고시앙이자 와인 생산자인 부샤 페레 에 피스(Bouchard Pere & Fils)와 샤블리만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윌리암 페브르(William Fevre)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가족 기업인 앙리오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샴페인 하우스다.

▲ 나라셀라 폰타나에서 진행된 샴페인 앙리오 리너떵듀’ 론칭 기념 버츄얼 테이스팅

지난 6월 14일, 나라셀라에서 진행된 ‘샴페인 앙리오 리너떵듀’ 론칭 기념 버츄얼 테이스팅에서는 이전에 소믈리에타임즈에서도 소개했던 샴페인 앙리오 브뤼 수버랭 NV(Champagne Henriot Brut Souverain NV), Champagne Henriot Blanc de Blancs NV(샴페인 앙리오 블랑 드 블랑 NV), 샴페인 앙리오 퀴베 에메라 2006(Champagne Henriot Cuvee Hemear 2006)’와 더불어 오는 11월 새롭게 론칭될 예정인 ‘샴페인 앙리오 리너떵듀 2016(Champagne Henriot L'inattendue 2016)’가 시음 와인으로 등장했다.

▲ 샴페인 앙리오 리너떵듀 2016(Champagne Henriot L'inattendue 2016) <사진=Champagne Henriot>

샴페인 앙리오의 ‘장소’에 대한 접근은 특별하다. 작년 11월에 진행되었던 ‘샴페인 앙리오 밀레짐 브뤼 2012’ 버추얼 테이스팅에서 앙리오의 CEO 질 드 라우지에르(Gilles de Larouziere)와 셀라 마스터 알리스 타티엔(Alice Tétienne)은 2012 빈티지가 탄생한 장소의 스토리를 들려주기 위해 날씨를 표현하는 이미지와 ASMR를 시간에 흐름에 맞춰 보여주었고, 이는 샴페인이 탄생한 ‘장소’에 대한 찬사를 표현하는 앙리오만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요소였다.

‘샴페인 앙리오 리너떵듀’에 대한 장소는 우여곡절 많았던 2016 빈티지에서 탄생한 ‘싱글 빈야드 샴페인’이라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싱글 빈야드 샴페인은 단일밭에서 수확한 포도로만 만든 샴페인으로, 리너떵듀의 경우 꼬드 데 블랑의 심장에 위치한 그랑 크뤼 포도밭 아비즈(Aviz)의 테루아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 샴페인 앙리오의 빈야드 <사진=Champagne Henriot>

사실 샹파뉴 지역의 2016 빈티지의 경우 굉장히 험난했다. 샹파뉴의 2016 빈티지의 한 해를 보면 4월에는 서리가 내려 까다로운 출발을 했으며, 5월부터 7월까지는 폭우와 곰팡이로 와인 업계를 괴롭혔다. 설상가상으로 8월에는 폭염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앙리오의 경우 기대 이상의 2016 빈티지가 탄생했다. 수확 직전 즈음에는 완벽한 날씨가 이어졌고, 수확량은 감소했지만 샤도네이 포도의 높은 산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균일하지 못했던 샤도네이 포도 성장은 여러 차례로 나누어 포도가 완벽하게 익는 타이밍에 맞춰 수확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리너떵듀(L'inattendue)’이다. 리너떵듀의 의미는 ‘예기치 않은’, ‘기대 이상의’라는 뜻으로 해당 샴페인이 탄생까지의 스토리를 궁극적인 한 단어로 표현한다.

앙리오의 CEO 질 드 라우지에르는 "앙리오 리너떵듀는 우리의 설립자 아폴린 앙리오에게 바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헌사이며, 세 개의 크뤼를 통해 테루아의 다양성을 경작하려는 그녀의 열정을 담고 있다"라고 말하며 "수 세기 동안 우리 가문의 각 세대는 새로운 개성을 상징하는 메종의 포도밭에 새로운 크뤼를 추가함으로써 이러한 다양성을 이어갔다"라고 전했다.

▲ 샴페인 앙리오 리너떵듀 2016(Champagne Henriot L'inattendue 2016) <사진=Champagne Henriot>

블랑 드 블랑 샴페인 리너떵듀는 깨끗한 미네랄리티, 시트러스의 아로마가 중심을 이루며 말린 레몬, 사워도우, 박하 노트가 나타나며, 강하지 않은 기포가 부드러운 질감을 보여줘 섬세하고 절제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셀라 마스터 알리스 타티엔은 "관심을 줄 수 밖에 없는 퀴베이다"라고 말하며 "아로마의 프로필은 마치 조각을 깎은 듯이 정밀하고 고급스러우며, 시트러스와 초키(Chalky, 백색 석회질) 토양을 통해 특별한 미네랄리티가 표현된다"라고 말했다.

저스틴 마틴데일(Justin Martindale) MW는 훌륭한 와인의 기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복합미, 세련미, 균형감 그리고 우아함과 관련되는 것은 물론 진정한 훌륭한 와인은 ‘장소’와 ‘유산’을 동시에 반영한다”

다시 앞의 질문을 돌아보자. 과연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샴페인은 어떤 샴페인일까? 특정한 장소에서 찾는 샴페인이 아닌, 샴페인이 탄생한 장소로 우리를 끌어들이는 샴페인. 고난의 2016년을 수확을 견뎌내고 우아한 싱글 빈야드 샴페인이 된 ‘리너떵듀’는 이렇게 장소와 테루아에 대한 열정과 헌사를 담고 우리를 그곳으로 초대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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