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과거의 기억은 과거일 뿐이기에 역대급 더위는 바로 올해 지금이다. 이러한 더위를 잊기 위해 바다나 산으로 휴가를 떠나거나 멀리 가기 어려운 경우에는 에어컨을 켜고 집에서 홈캉스를 즐기기도 한다. 그중에서 가장 쉽게 더위를 잊는 방법은 퇴근 후 샤워를 끝내고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일 것이다. 이때 마시는 맥주의 시원함은 맥주를 즐기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맥주 한잔이 생각난다 @픽사베이

하지만 전통주를 포함해서 증류식 소주에게 더운 여름은 그다지 반가운 계절이 아니다. 휴가와 함께 더위로 인해 전통주의 소비량이 감소하는 시기이며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맥주와 같은 탄산이 있는 저도수의 술들을 많이 찾기 때문이다. 이러한 저도수의 주류의 대표가 맥주이며 최근 뜨는 술이 ‘하드셀처’일 것이다. 하드셀처는 탄산수에 알코올과 향미를 첨가한 ‘알코올 스파클링 워터’로 홈술 트렌드 및 저도수 문화가 확산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시기 부담 없는 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주도 여름 소비 확대를 위해 전통주 칵테일에 대한 시도를 오래전부터 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전통주 칵테일은 거의 전무하다 할 수 있다. 칵테일은 술과 여러 종류의 음료, 첨가물 등을 섞어 마시기 쉽게 만든 혼합주를 말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모히토와 진토닉일 것이다. 모히토는 헤밍웨이가 좋아한 칵테일로 화이트 럼에 라임 주스, 민트 잎, 설탕, 소다수를 섞어서 만드는 풍미가 그윽한 술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추가할 수 있고, 혼합 비율도 조절할 수 있어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칵테일이기도 하다. 진토닉은 진(gin)이 주요 술이다. 진은 노간주열매(주니퍼 베리)가 재료인 증류주다. 여기에 토닉워터를 첨가하고 레몬을 올리면 완성된다. 레시피가 간단하고, 더운 여름에 마시면 더없이 시원하다.

▲ 시원한 칵테일 한잔 @픽사베이

최근 전통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그중에서도 증류식 소주에 대한 관심은 몇 몇 연예인의 기획 상품을 넘어서서 희석식 소주에 싫증 난 젊은 세대들에게 새로운 술로 다가 가고 있다. 증류식 소주를 마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름에 증류식 소주를 많이 마시기에는 확실히 부담이 되기에 올여름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증류식 소주의 관심을 전통주 칵테일로 옮겨 봤으면 한다.

과거 칵테일 하면 칵테일 바 또는 바텐더들이 만들어 주는 술로 인식들을 했다. 그러기에 집에서 만들어 마신다는 것 자체가 많은 도구와 재료들이 필요했기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저도주가 인기이며 ‘홈술’, ‘홈파티’용으로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홈술을 중심으로 증류식 소주에 간단히 탄산수나 소다수 등을 섞어서 마시는 칵테일들이 만들어져야 할 때이다.

▲ 홈파티에서도 저도주의 칵테일이 유행이다 @픽사베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이 성공한 나라가 일본일 것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것 중 하이볼이 대표적이다. 위스키에 탄산수를 넣어 알코올 도수를 8도로 낮춘 제품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이들 마시고 있다. 이런 칵테일들은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부담 없게 마실 수 있기에 일상에서 쉽게 즐기는 술로 인식되고 있다.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소주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츄하이(일본 소주에 탄산수나 과일 음료를 섞은 것)도 유행을 했다.

▲ 하이볼을 마시는 젊은 층이 증가하고 있다 @산토리

아직 우리 양조장들에게는 증류식 칵테일 레시피가 다양하지 않다. 특히, 양조장마다 생산하는 다양한 증류식 소주의 특징을 살리는 칵테일 레시피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이 진토닉이나 모히토와 같은 칵테일 레시피를 기본으로 술만 바꾸는 경우가 많기에 칵테일들의 차별성이 크지 않다. 결국 자기만의 술 특징을 충분히 살일 수 있는 경우가 드물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저도수 술 소비문화의 확산 추세를 본다면 꼭 여름이 아니어도 증류식 소주를 이용한 칵테일 제조법 제공은 전통주 소비 활성화에 매우 중요하다. 이런 칵테일 레시피들이 쌓인다면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증류식 소주에 얼음과 토닉워터, 그리고 그 위에 레몬 한 조각 올린 전통주 칵테일 한잔으로 더위를 잊을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

다양한 전통주 칵테일 레시피 사이트
https://lib.rda.go.kr/search/mediaView.do?mets_no=000000011716
https://www.beveragemaster.kr/index.php?mid=korean_best_cocktail&category=15397

이대형박사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를 연구 하는 농업연구사로 근무중이다. '15년 전통주 연구로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 진흥 대통령상 및 '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수상, 우리술품평회 산양삼 막걸리(대통령상), 허니와인(대상) 등을 개발하였으며 개인 홈페이지 www.koreasool.net을 운영 중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이대형 koreasool2@gmail.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