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의 기온이 40℃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수십 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독일과 같이 평상시 서늘한 나라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40℃ 이상의 온도가 처음으로 기록되었다. 봄에는 이미 서리와 우박이 몇 번 지나가더니, 여름에는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유럽 곳곳에 산불이 휩쓸고 있어서, 전문가들은 2022년 빈티지는 수확량이 25% 정도 감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르도

▲ 생떼밀리옹 포도밭

8월 9일(화) 오후 1시에 지롱드(보르도)의 생마뉴(Saint-Magne)와 오스텡(Hosten)에서 산불이 시작되어 7,400ha의 숲이 소실되었다. 소방관 1,100명(361명은 외국에서)이 동원되었고, 이재민도 10,000명 이상 발생했다 외국에서 지원 온 소방관은 독일(65 명)을 비롯하여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이며, 그리스와 스웨덴은 비행기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 8월 12일 현재, 아홉 대의 비행기와 두 대의 헬리콥터가 화재 진압을 위해 투입되고 있다. 100개 이상의 프랑스 지방자치단체는 상수도관 마비로 식수를 트럭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미 지롱드 지방에서는 지난 7월에 산불이 발생하여 17,000ha의 숲이 소실되었고, 40,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는데, 이 산불은 대서양 연안의 유원지 아르카숑(Arcachon) 해안에서 시작되었고, 다른 하나는 그라브와 가까운 보르도 남부 소나무 숲에서 시작되었다. 2022년은 지난 60년 동안 가장 건조한 7월을 기록했으며, 강우량도 9.7㎜에 그쳤다. 다행히 포도밭의 피해는 많지는 않지만, 연기와 열 등으로 간접적인 영향은 상당히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포르투갈

▲ 도우로 밸리 포도밭

2017년 치명적인 화재로 100명 이상이 사망한 포르투갈은 올해도 7월 초의 고온으로 전 국토에서 산불이 산발적으로 발생하였다. 수도 리스본 근처의 팔멜라(Palmela)에서 발생한 화재로 400ha의 수풀이 타서 12명이 부상을 입었고, 가장 남쪽 알가르베(Algarve)에서는 파로(Faro) 시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인근 유원지까지 산불이 번졌다. 수도 리스본 북쪽의 레이리아(Leiria)와 산타렘(Santarém) 지역은 산불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본 곳이다. 7월 한 달 동안 포르투갈에서는 총 3만ha, 연초부터 합산하면 총 5만ha가 불에 탔다.

리스본 당국에 따르면, 산불이 시작된 이후 적어도 135명이 부상을 입었고, 약 800명이 대피했다고 한다. 7월 7일에는 도우로(Douro) 계곡에서 산불이 발생하여 포도밭을 태웠으나,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최근 이 지역의 기온은 47℃에 달해 1941년 이후 가장 더운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7월에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238명에 이르러, 이에 포르투갈 정부는 한때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스페인

▲ 카스티야 레온 지방의 포도밭

스페인은 국토 전체가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베가 시실리아와 핑구스가 있는 카스티야 레온(Castilla y Leon) 지방과 셰리로 유명한 안달루시아 지방에는 화재가 발생했다. 스페인에서는 거의 일주일 간의 폭염으로 산불이 19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또 스페인 보건 당국은 7월 10일부터 15 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36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 피에몬테 포도밭

이탈리아 역시 폭염과 가뭄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건조한 날씨로 작황이 약 30 % 감소하고, 약 30억 유로의 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부 포 강 수위는 70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위를 기록하여 이 나라 전력의 15%를 공급하는 수력 발전은 올해 50% 감소했다. 그리고 7월 초에는 바롤로로 유명한 피에몬테와 북동쪽의 프리울리를 포함한 북부 지역에서 심각한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평년보다 비가 50% 적고 세 배 더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 외 독일, 체코, 그리스, 슬로베니아, 영국 모든 유럽이 고온과 가뭄, 화재에 시달리고 있다. 바다 건너 캘리포니아도 2021년보다는 덜 하지만, 가뭄과 산불의 피해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2022년 와인 생산량은 신구 대륙을 막론하고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 그렇잖아도 오르고 있는 와인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Freesno) 와인양조학과를 수료했다. 수석농산 와인메이커이자 현재 김준철와인스쿨 원장, 한국와인협회 회장으로 각종 주류 품평회 심사위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준철 winespiri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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