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쌀, 나쁜 쌀, 이상한 쌀] <2> 추청(秋晴)

맑은 가을이라는 뜻의 쌀의 원래 이름은 ‘아키바레’, 62년 도입되어 우리 땅에 완전히 토착화한 품종
승인2016.10.04 13:58:04
▲ 박성환 밥소믈리에

[칼럼니스트 박성환] 맑고 높은 가을철에 가장 어울리는 쌀이 있다. 바로 추청(秋晴)이다. 맑은 가을이라는 뜻의 이 쌀 품종의 원래 이름은 ‘아키바레’다.

1962년 일본 아이치현 농업시험장에서 만들어진 후 한동안 일본 나가노현을 대표하는 쌀이었다가 현미의 흑점발생 문제로 지금 일본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쌀이 되었다.

한국에는 69년에 도입되어 2년간 생산력을 검정한 결과 그 우수성이 인정되고 장려품종으로 선정되어 지금은 우리 땅에 완전히 토착화한 쌀이 되었다.

일본 도입종인 추청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재배된다는 것과 함께 누구라도 다 아는 품종이다.

만든 지 50년이나 지난 이 오래된 품종이 어떻게 아직 한국에서는 왕성하게 재배될 수 있을까?

그 가장 큰 이유로 첫째 고시히카리 같은 품종에 비해 재배가 수월하다. 둘째 도정 수율이 높은 품종이다. 셋째 이건 농민들의 이야기로 추청만 수매를 해주니 추청만 재배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 사진좌로부터 추청 벼와 추청 재배지역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되는 품종이지만 특히 충청지역과 경기지역에서 재배가 많이 된다. <사진=농촌진흥청>

이제 추청의 주요 특성에 대해 알아보자
* 숙기 : 중만생종
* 현미 천립중(g) : 20.0
* 등숙비율 (%) : 88.0
* 단백질 함량 (%) : 6.6
* 아밀로스함량 (%) : 18.8
* 호화온도 : 낮음
* 밥맛 : 상
* 수량성 : 453kg/10a
* 적응지역 : 중부평야지 및 남부 중산간지 (경기, 강원, 충북, 충남, 경남)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되는 품종이지만 특히 충청지역과 경기지역에서 재배가 많이 된다. 품종을 말하지 않고 경기미라고 팔리는 쌀의 대부분이 추청이라고 보면 된다. 백미의 투명도도 높은 편이고, 단백질 함량과 아밀로스 함량으로 볼 때 적당히 찰기도 있으며 밥맛도 그런대로 좋은 편이다.

여기서 호화온도가 낮다는 것은 무조건 고온의 무쇠솥이나 압력솥에 밥을 하지 않아도 맛있게 밥을 지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미 천립중으로 보면 쌀알이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는 위 숫자 따위 몰라도 상관없다.
추청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기준이 되는 쌀이다.

일본 밥 소믈리에들이 쌀 품질 평가를 할 때 각 지역의 고시히카리 품종으로 블렌딩을 해서 표준 시료를 만든다. 고시히카리가 품질의 비교 잣대가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추청이 그런 셈이다.
지난번에 밥쌀용 최고품종 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럼 밥쌀용 최고품종 쌀의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를 알면 왜 추청이 기준인지를 알 수 있다.

밥쌀용 최고품종 쌀 선정 기준
* 쌀 수량 : 500kg/10a 이상
* 쌀 외관 품질 : 추청벼 이상
* 밥 맛 : 일품벼 이상
* 병충해 저항성 : 2개 이상 복합 내병성

<밥쌀용 최고품종 쌀 선정 기준> ▲ 심복백 : 쌀알의 가운데(심백)와 쌀 옆면(복백)의 희게 보이는 부분 ▲ 주요 병해충 : 도열병, 흰잎마름병, 줄무늬마름병, 벼멸구 ▲ 병해충 저항성 : 1(강함) ~ 9(약함)

위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최소 추청벼 이상은 되어야 밥맛이 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밥맛과 외관뿐만 아니라 생산 수율과 병해충 저항성까지 좋아야 함을 알 수 있다.

밥쌀용 최고 품종이면 정말 밥맛 하나만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는 평가기준이다.

필자가 여러 번 하이앤드 과일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다. 최근 뉴스를 보니까 일본에서 한 송이 천만 원이 넘는 포도가 나왔다고 한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농부가 하나하나 최고의 정성과 집념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했다. 맛을 본 소비자는 입에 넣자마자 달콤해서 녹는다고 했다. 여기에 수확량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추청이 나쁜 쌀은 절대 아니다.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좋은 쌀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요즘의 미식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을까? 쌀이 남아돈다고 아우성치는 요즘 ‘양’보다는 뭔가 더 특별한 그런 쌀이 좀 더 재배되었으면 좋겠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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