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믈리에타임즈는 좋은 쌀에 대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친환경농법으로 벼농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자연주의 농업회사법인(주) 생산이사인 송은일 이사를 만나보았다.
 

▲ 송은일 이사

자연주의의 송은일 이사는 5만평의 벼농사를 직접 짓는 전문 농부이다. 현재 그는 전남 고흥군 친환경농업인협회 사무국장이자 자연주의 하이라이스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가업인 농업을 승계하게 되었나?

부친에 이어 친환경농업을 계승하고자 귀농한 지도 벌서 10년 차입니다. 처음부터 깐깐한 부친께 농사의 기본을 배웠고요. 이왕이면 유기농, 환경, 몸에 이로운 쌀을 만들자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동기는 없었는데, ‘유기농’ 하면 뭔가 좋은 것 같다는 느낌이 있잖아요. 애들한테도 좋고 농약이나 화학비료에서 오는 부작용이 없어서 건강에도 좋지요.

일반적으로 벼 재배기술에 따른 구별은?

벼농사 재배는 일반(관행) 농사, 무농약 재배, 유기농법, 자연재배로 나눌 수 있는데, 저는 친환경 유기농과 자연농업(재배)만을 생각하고 실천해 왔습니다. 관련 학습과 공부를 하면서 토양(흙) 살리기를 위한 다양한 실험과 재배기술 실천에 깊은 관심을 두었습니다. 국내의 농업 전문가들과의 교류는 물론, 일본에 매년 건너가서 직접 확인하고 준비해서 여러 품종 및 방법을 실험 재배해왔습니다.

생각하는 친환경 농사의 기준은?

유기농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인체에 해로움을 줄 수 있는 농자재, 예컨대 농약, 제초제(고엽제), 화학비료 등의 농자재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유기퇴비 같은 정부에 등록된 유기농 자재만을 사용함으로써 과정과 결과물을 싱싱한 상태로 만들고 환경, 특히 수질오염에서 벗어나 토양(흙)을 살린다는 뜻입니다. 제대로 된 유기농으로 생산한 먹거리는 내 몸을 살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유기농은 최소 기준의 농사라고 생각합니다. 친환경 농사에는 화학비료를 권장량의 1/3 이내로 사용할 수 있는 무농약 재배가 있지만 고품질이라고할 수는 없습니다. 혹자의 연구에서는 농약보다 화학비료가 더 문제라고 합니다.

자연주의(주)에서 실천하고 있는 자연농업(재배)는?

‘자연농업’은 무경운, 무퇴비, 무제초, 무농약 등에 입각하여 자연과 함께하는, 자연생태계를 보전, 발전시키면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방법입니다. 유기농법 보다 한 차원 높은 자연재배로 생산한 자연 쌀은 안전한 것은 물론 토양과 환경을 살리고 무엇보다 밥의 진정한 참맛을 알게 해줍니다.

지금 제가 알고 있는 자연농업 실천 농부님들이 여럿 있는데, 토양의 환경도 다르지만 디테일에서도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퇴비를 조금 사용하는 곳도 있고 토착미생물을 발효시키는 자연농업도 있습니다.

직파 대신에 모종을 사용하거나 생산성과 뿌리의 튼튼한 활착을 위해 얕은 경운을 실천하기도 합니다. 농부를 매우 힘들게 하는 잡초제거에 우렁이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천연농약, 유기 퇴비, (EM) 미생물 제재 같은 유기농 인증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유기 농자재들도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연재배 실천은 누구나 할 수 있나?

수도작(水稻作)을 자연재배로 생산할 경우에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우선 토양 에너지가 자연상태, 즉 토착미생물이나 영양소들이 자연의 힘만으로 균형을 잡도록 회복된 상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토양마다 위치, 태양, 물, 바람 등의 환경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리고 고통이 뒤따릅니다.

생산성에 의한 상업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하이엔드(프리미엄) 급 상품은 그에 걸맞은 대우가 필요한데, 시장에서는 구매 비용, 쌀값으로 나타납니다.

‘적은 생산량에 매우 높은 고가격의 자연재배 쌀값을 소비자 시장에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수익성이 담보되어야 환경, 건강, 농촌 등을 다 살리는 자연재배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자연주의 농업회사법인에서 실천하는 자연재배는 말로는 간단합니다. 벼 수확 시기에 나오는 볏짚을 논에 그대로 놓아두는 볏짚 환원 외에는 어떠한 농자재(퇴비, 제초를 위한 우렁이, 농약은 물론 영양제 등)도 벼 생육에 사용하지 않는 무투입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유기농법과 자연농법으로 벼농사짓기를 한다?

네, 그렇습니다. 유기농과 자연재배입니다. 자연재배는 당연히 유기농 인증을 받습니다. 아직 ‘자연농’이라는 인증 제도는 없습니다.
 

▲ 자연재배로 송은일이사가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현장 '사당골' 모습 <사진=자연주의 농업회사법인>

가장 맛있는 밥은 어떤 밥인가?

저는 벼를 생산하는 농부이기에 학자나 셰프하고 좀 다를 수가 있겠지만, 벼에서 쌀로, 쌀에서 밥으로의 이동은 바라보는 시각이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벼나 쌀은 이화학적인 측면에서 많이들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밥은 인문, 문화 과학의 범주까지 포함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언제나 엄마가 만든 김밥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잖아요.

단순히 쌀에 물을 넣고 불을 이용해 전분을 끓여내면 밥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쌀 요리로 밥을 만드는 일은 간단하지만 혼백을 달래는 밥은 깊은 인생에 대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소설가 김남일의 [일과 밥과 자유]의 밥도, 시인 김지하의 [밥]의 깊은 의미도 읽어내는 '밥 이야기'가 많은 지면에 등장하길 기대해봅니다.

좋은 쌀이란 어떤 쌀인가?

좋은 쌀이란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합니다. 한국인에게 밥처럼 매일매일 죽음에 이를 때까지 반복적으로 먹으면서도 질리지 않는 음식은 없습니다. 또 밥상에서도 반찬을 먹기 위해 밥을 먹지 않고 밥을 위해서 골고루 반찬이 존재합니다.

이런 전제에서 내 몸을 살리는 밥(쌀)은 벼 품종 선택이 40%, 재배기술(도정까지)가 40%, 나머지 20%는 취반 조건, 반찬과의 조화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고품질의 품종은 농촌진흥청 기준으로 15종이 있고, 기능성을 가진 신품종들도 몇 가지가 있습니다.

또한 생산량도 적고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밥맛과 기능성에서 탁월한 선택을 받고 있는, 마니아층이 형성된 특별한 품종도 있습니다.

다음 편에는 마니아 층이 형성되어있는 품종과 자연주의가 생산하고 있는 ‘쌀의 여왕’과 ‘용의 눈동자’에 대한 소개,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인터뷰를 다룬다. 

소믈리에타임즈 최염규기자 matnmut@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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