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환 밥소믈리에

[칼럼니스트 박성환] 다음으로 향한 곳은 긴자다. 긴자에 대해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백화점과 최고급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한 일본의 최고급 거리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는 항상 필자의 부러움의 대상인 쌀가게 ‘아코메야’가 있다.

약간 실내 인테리어가 바뀌었지만, 전국 곳곳의 다양한 품종의 쌀을 볼 수 있다.
 

▲ '아코메야' 가게에는 밥 소믈리에가 있어서 고객이 원하는 밥에 어울리는 쌀을 제안해 준다 <사진=박성환>

고객의 취향에 맞게 즉석 도정을 해 준다. 도정하게 되면 어떤 모습인지 보여 주는 샘플이 그 옆에 있어 고객의 이해를 돕는다.

가게에는 밥 소믈리에가 있어서 고객이 원하는 밥에 어울리는 쌀을 제안해 준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카레용 쌀, 스시용 쌀등 특수한 품종의 쌀을 팔고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영양밥 요리가 가능한 영양밥 짓기 상품, 밥과 관련된 다양한 주방용품들, 실제 밥을 지어보면 알겠지만 고가의 전기밥솥보다는 뚝배기 같은데 지은 밥이 훨씬 더 맛있다.
 

▲ 아코메야 실내 와 아코메야 주방용품 <사진=박성환>

부러움을 뒤로한 채 향한 곳은 FANCL이다. FANCL은 일본의 드러그 스토어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녹즙, 영양보충제등을 만드는 회사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DHC와는 경쟁사이다.

긴자에 있는 FANCL은 10층 단독 건물로 오가닉 레스토랑, 헬스케어, 뷰티, 피부미용 케어 등 레스토랑과 건강상담, 에스테틱이 합쳐진 복합건물이다.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영양보충제 회사를 찾은 이유는 여기서도 헬스케어푸드로 쌀을 판다.

우리는 쌀을 건강의 적인 마냥 취급하는데, 일본은 다르다. 영양보충제 회사가 제안하는 발아 현미가 있다. 발아 현미 제품은 한국에서도 판매하고 있지만 우리와 다른 것은 상품이 너무나 다양하다. 개별 소포장은 기본이다. 발아현미 그대로 제품부터 먹기 편하게 거의 백미에 가깝게 가공한 발아 현미, 영양가가 더 뛰어난 특수품종의 발아현미 제품, 현미 그대로를 가공한 칼로리바, 죽, 무균밥, 시리얼, 쌀을 갈아 가루로 만들지 않고 그대로 활용하는 가공법, 그것이야말로 쌀의 장점을 살리는 가공법인 것이다.
 

▲ 긴자에 있는 FANCL 내부 모습, 헬스케어푸드로 쌀을 판다 <사진=박성환>

그리고 가장 부러운 것은 쌀의 이력관리 시스템. 우리는 한우정도가 아니면 이력 추적이 불가능하다.

쌀이지만 제품마다 적혀있는 LOT 번호로 이력추적이 가능하다. 품종명은 기본이고, 언제 어디서 누가 수확하고 가공했는지 다 알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진정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고 쌀 시장 개방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신주쿠로 이동했다. 식품 유통 관련 종사자들이 무조건 시장 조사하러 가는 곳이 있다.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이 그곳이다. 이곳은 인테리어, 고객 동선, 디스플레이, 상품군 등 몇십 년 전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곳이다.

백화점의 쌀 판매대를 보지 않을 수 없다.
 

▲ 이세탄 백화점 쌀 매대 모습 <사진=박성환>

‘아코메야’처럼 투명 케이스에 담긴 쌀, 전국 각 산지의 햅쌀에 대한 정보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난소화성 전분이 들어있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쌀 제품이 있었다.

한국에는 이런 난소화성 전분을 활용한 제품이 없지만, 일본에는 콜라, 사이다 등에 햄버거랑 같이 마셔도 살이 안 찌는 기능성 제품들이 많이 있다. 이 전분의 기능은 지방의 흡수를 억제하는 물질로 특정 보건용 식품이 된다.

일본에서는 햄버거 전문점, 맥주 펍 등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물질을 쌀에 이용하다니 아이디어가 재밌다.
 

▲ 기능성 제품 '이세탄 쌀' 과 '펩시 콜라' <사진=박성환>

제 아무리 이세탄 백화점이라고 해도 예전보다 그 규모가 작아진 쌀 판매대를 보니 일본 역시 쌀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상품들이 출시하며 진화하려 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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