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환 밥소믈리에

[칼럼니스트 박성환] 이제 곧 민족의 대 명절 추석입니다. 추석 하면 뭐가 생각날까요? 

밥 소믈리에인 저에게는 역시 추수의 계절이니 햅쌀이 생각나죠? 올해 햅쌀은 사서 드셨나요?  아니면 아직도 지난 달 사놓은 쌀로 밥을 해 드시나요?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자주 쌀을 사서 먹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우리 집은 이러한데 옆집은 어떤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쌀 소비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정한 이번 내용은 쌀의 소비 형태에 대한 것입니다. 이 자료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전국 3,343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여 2014년12월에 발표한 식품소비행태조사보고에 따른 내용입니다.
 

▲ 쌀 조달주기와 주요 확인 정보 <사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

1. 쌀 (백미,현미포함) 의 조달 주기입니다.

가장 많은 대답은 2~3개월에 1회가 43.6%로 제일 많았고, 그 다음으로 1년에 2~3회가 25.7%, 다음이 월 1~2회로 19.8% 였습니다.

2. 쌀 구입 시 우선 확인하는 정보입니다.

첫 번째가 가격으로 25.6%의 가구가 선택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생산 지역 18.5%, 원산지 16.6%, 품종 12.0% 순이었으며 그 외 기타로 도정일 10.9%, 친환경 인증 3.9%, 브랜드 3.1% 순이었습니다.

3. 백미 구입 포장 단위입니다.

20~30kg 미만이 57%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였고, 뒤를 이어 10~20kg 미만이 25.8%, 10kg 8%, 30kg 이상이 5.9% 순이었습니다.

4. 가장 많이 먹는 밥의 형태와 잡곡의 종류입니다.

설문 대상자의 40.1%는 ‘잡곡밥’을 주로 먹으며, 다음으로 백미밥이 30.5%, 백미+현미밥이 24.0%, 현미밥은 4.2%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의 경우 백미밥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 가구일수록 백미밥을 소비하는 비중이 높았으며, 소득 수준이 증가할수록 그리고 연령이 높을수록 백미밥소비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구입하는 잡곡은 현미찹쌀로 30.5%였으며, 그 다음으로 혼합잡곡 16.2%, 서리태 15.4%, 흑미 10.2%, 찰보리 9.9% 순이었으며 잡곡을 먹지 않는다고 답한 가정도 무려 12.1%나 있었습니다.
 

▲ 밥의 형태 및 구입 잡곡 종류 <사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

5. 현미와 잡곡의 구입 포장단위 입니다.

현미의 구입 포장 단위는 1kg 미만이 32.2%, 1~5kg 미만이 23.1%, 10kg 이상이 18.6%, 5~10kg 미만이 11.1% 순이었고, 잡곡의 경우는 1~3kg 미만이 40.0%, 3~5kg 미만이 20.4%, 5~10kg 미만이 19.7%, 10kg 이상이 12.1% 순이었습니다.

우리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현미와 잡곡은 5kg 이하로 구매한다고 나타난 것입니다.

이제 위의 통계자료로 유추해 볼 수 있는 대한민국 평균은 약 4개월 한번 꼴로 20kg의 쌀과 4kg의 현미나 잡곡을 구매하고 잡곡은 주로 현미나 혼합해서 판매하는 혼합잡곡, 서리태를 구매하며, 밥은 백미밥이나 잡곡과 쌀의 비율을 1대5 정도로 하여 짓는 잡곡밥을 먹는 것이 보편적인 대한민국의 평균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물론 일부 자료는 95% 신뢰수준에서 유의적 차이가 있긴 하지만 가장 신빙성 있는 자료입니다. 가정에서 쌀을 어떻게 보관하고 계신지 모르지만, 가정에서 정말 맛없는 쌀로 밥을 지어드신다는 것이 이 통계자료의 결과입니다.

밥 소믈리에로써 제안해드리고 싶은 것은 1개월 이내에 완전히 소비할 수 있는 양만큼만 구입해서 드세요.  그럼 한번에 5kg 정도 구입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왜 1개월 이냐고요?
도정을 한 쌀을 약 2주부터 산패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1개월이 지나면 그 속도가 급격히 빨라져 매우 품질이 나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보름에 한번, 길어도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쌀을 구입해서 드시는 것이 신선한 쌀을 드시는 것입니다.

야채는 냉장고에 한 달씩 보관하며 먹지는 않잖아요?

다음은 설문자의 대부분이 답한 잡곡에 대한 것입니다. 백미 이외 구입한다는 잡곡이 현미, 현미찹쌀이 많았죠? 다음으로 사용이 편리한 혼합잡곡인데, 혼합잡곡 포장지가 있다면 후면을 유심히 보세요.

가장 많이 들어있는 것이 아마 현미, 현미찹쌀, 아니면 발아 현미, 흑미 그 외는 소량의 콩, 수수, 보리, 기장 등이 들어있습니다. 최근에는 슈퍼곡물이나 렌틸콩이 들어있는 제품들도 나와 있더군요.

현미도 쌀이고, 현미 찹쌀도 쌀이고, 흑미도 쌀이고, 발아현미도 쌀입니다. 쌀의 다른 형태일 뿐인데 이걸 왜 잡곡이라고 설문조사를 한 건지 이해를 할 수 없지만,더 명확해 진 건 우리가 잡곡이라고 알고 먹던 대부분의 곡물도 실은 다 쌀이라는 것입니다. 쌀 이외는 서리태, 보리 정도 뿐이었으니까요.

백미는 탄수화물 덩어리여서, 슈퍼 곡물 (퀴노아, 아마란스, 귀리, 오트밀, 렌틸 등)만 찾으시는 분들께 차라리 현미를 드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쌀을 구입해서 드실 때에는 가격보다 먼저 도정일을 확인하세요. 우유를 살 때에는 제일 잘 보는 것이 유통기한이신 분들도 쌀을 구매할 때 도정일을 왜 안 보실까요? 요즘은 햅쌀이 나오는 시기니까 도정한지 오래된 쌀이 있지는 않겠지만, 심한 경우 도정한 지 2달이 지난 쌀도 버젓이 판매되는 것을 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자기 입맛에 맞는 품종이나, 친환경 인증을 받은 쌀을 구매해 보세요. 물론 가격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만큼 좋은 쌀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신 농부들에게 그 만한 대가가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가 가격만 보고 싼 쌀만 찾게 되면, 모두 싼 쌀만 지으려 하겠죠.  좋은 쌀을 지으려면 보다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안됩니다. 우리 농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보다 좋은 쌀로 지은 밥맛을 알고, 그런 쌀을 구입해 주는 소비자가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아무리 소포장 된 쌀을 구매해도 한달 안에 드실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쌀 보관 방법에 대해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 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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