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답이다] <11> 쌀 보관은 어떻게 할까요?

밥소믈리에가 들려주는 "주부들이 잘못 알고 있는 쌀 보관 상식들"
승인2015.10.01 21:47:51
▲ 박성환 밥소믈리에

[칼럼니스트 박성환] 쌀 보관은 어떻게 할까요? 라면도 1인분 포장이고, 야채들도 다 세척해서 한 개씩 소포장해서 유통되고 있는 시대인데 왜 유독 쌀만 어마어마한 중량으로 판매할까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인 및 2인 가구의 비중이 무려 54%되는데 말이죠?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정말 1인분씩 소포장 된 쌀이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달 안에 쌀 한봉지를 소비하기 어려운 1,2인 가구를 위한 집에서 쌀을 잘 보관하는 법에 대해 알아볼까요?
 

▲ 일본 마트 소포장 쌀 <사진=소믈리에타임즈>

예전에는 겨울철에는 2달, 봄가을에는 한 달, 한 여름에 2주 정도가 쌀의 보관기간이라고들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옛날옛날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최근 발표 자료들을 봐도 과거의 자료들과 크게 변한 것 없이 이정도 기간 동안 보관 가능하다고 합니다. 도대체 쌀을 어디에 보관했기에 이런 결과 자료들을 발표하는지 안타깝습니다.

어디에 쌀을 보관하고 있는지 우리의 일상을 살펴볼까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 집안에 특별히 건냉소라고 할 만한 곳이 없지요. 해가 안 드는 다용도실? 창고? 베란다? 주방 싱크대 아래? 여기가 최악이죠. 아마도 주방과 가까운 곳에 보관하죠. 주방의 위치를 보면 주택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방의 온도를 볼까요? 보통 주방은 가족생활의 중심으로 1년 내내 건조하고 따뜻합니다. 지금은 계절의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계절에 관계없이 현대의 집들은 1년 내내 따뜻하다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있는 집은 겨울에도 후끈후끈 덥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쌀이 산화를 안 하고 버틸 수가 있을까요?

맛있는 밥을 먹기 위한 적정 보관 기간은 실온 보관 시 최대 2주라고 합니다. 일본의 밥 소믈리에는 10일이라고 더 엄격하게 말하고 있지만,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좀더 더우니 우리나라는 2주 정도로 잡으면 되겠습니다. 여기서 조건은 쌀을 구입할 때 바로 도정한 신선한 쌀을 샀다는 것이 전제 조건입니다.

다음 쌀은 어디에 담아 보관하나요? 가정용 쌀통? 장독이나 항아리? 사온 포장지에 그냥 그대로 넣어 두시나요? 요즘 가정에서는 페트병에 곡물이나 밀가루 등을 보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온도와 습도를 최적의 조건으로 맞춘 쌀 전용 냉장고에 보관하시는 것이 최선이겠지요. 혹시 주변에서 쌀 전용 냉장고를 보신 적 있나요? 김치 냉장고, 와인 냉장고까지는 잘 보급되었는데, 왜 쌀 냉장고는 가정에 별로 없을까요? 우리나라도 여러 종류의 쌀 전용 냉장고가 있고, 최근에는 김치 냉장고에 쌀 보관 기능이 있는 모델도 출시되어 있지만, 많이 보급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쌀 냉장고가 없는 현실에서 가장 좋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잘못 알고 있는 보관 상식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① 장독이나 옹기 항아리

쌀을 장독이나 옹기에 담아 냉암소에 보관하면 좋다고 하죠. 이건 마당이 있어 김장독처럼 땅속에 파묻을 수 있는 분들이라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만, 정말 시골이 아니고서 요즘은 찾아 볼 수 가 없습니다.

항아리를 그냥 부엌에서 보관하는 것이라면 절대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항아리에 보관할 때의 가장 큰 문제는 ‘선입선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창고를 관리해보셨던 분이라면 왜 중요한지 아실 겁니다. 먼저 입고시킨 것부터 출고시킨다는 것으로 항아리에 넣으면 항상 가장 나중에 넣은 것부터 꺼내게 된다는 것이죠. 장점 한 가지는 세척을 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② 가정용 쌀독

주방 싱크대에 일체형으로 설치된 쌀독 같은 것들이 있는데요. 장독에 비해 선입선출은 가능하고 한 번에 1인분씩 버튼을 눌러 꺼낼 수도 있어 편합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따뜻한 주방에 있다는 것이 문제지요. 온도나 습도 관리가 안 됩니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쌀독의 세척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쌀의 표면에서 부스러기가 나와 계속 산화를 할 텐데 아무리 쌀을 다 비우고 새 쌀을 넣는다고 해도 이런 부스러기 들은 계속 남아있죠. 깨끗이 쌀을 다 비우고 나서 새로 쌀을 넣을 때에는 쌀통을 꼭 씻어야 합니다만, 세척이 어려운 구조입니다.

③ 쌀 포대

보통 포장된 쌀 포대에는 쌀이 호흡할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이 나 있습니다. 이리로 벌레가 들어가기 딱 좋지요. 마늘을 넣으면 쌀벌레가 안 생긴다고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 조금 덜 생기게 막아주는 것뿐, 안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로 포장된 쌀 포대 그대로 보관하지 말아 주세요.

이 외에도 플라스틱 용기나 페트병에 보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수 용기, 음료, 특히 우유 용기들은 다회용으로 만들어진 용기가 아닙니다. 다 일회용입니다. 아무리 집에서 식초를 넣고 깨끗하게 씻는다고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가지런히 정리해서 보기에는 좋지만 식품이 아니거나 상하지 않는 설탕, 소금이라면 모를까 별로 추천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보관하면 좋을까요? 가장 추천해 드리고 싶은 방법은 쌀을 1~2회 먹을 만큼 나누어서 비닐 지퍼 백에 담고 공기를 뺀 후 냉장고 야채 칸 또는 과일 칸에 보관하는 것입니다. 요즘 가정용 진공포장기도 많이 보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공 포장을 하셔도 좋습니다.

왜 냉장고냐고요? 쌀 전용 냉장고가 없으니 냉장고에 담을 수밖에 없고요. 굳이 지퍼백이 아니고 비닐봉지도 나쁠 건 없지만, 지퍼백은 두께가 일반 비닐 보다 두꺼워서 다른 냄새가 쌀에 흡착하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입니다. 굳이 야채 칸이나 과일 칸에 분리해서 넣는 이유도 반찬 냄새가 쌀에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과일 칸에 사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비닐 백에 넣었으니 별 의미 없겠지요.
 

▲ 가정용 진공 포장기 <사진=소믈리에타임즈>

공기가 있으면 그만큼 호흡을 해서 산화가 빨리 일어납니다. 그러니 최대한 공기를 빼줘야 합니다. 지퍼 백으로는 냉장고 안을 반듯하게 정리정돈 할 수 없다고 하시는 분은 음료나 우유가 들어있는 페트병은 안 된다고 했지만, 사용을 하지 않았던 플라스틱 용기라면 옮겨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도 됩니다.

이렇게 냉장 보관하면 최대 2달까지는 맛있는 쌀을 드실 수 있습니다만, 역시 바로 도정한 신선한 쌀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한 가지, 이왕이면 쌀은 가족이 1~2주안에 먹을 수 있는 양 정도만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끼에 150g을 기준해서 인원수로 따져보면 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 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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