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이수백] 지난 여러 보이차의 글을 통해 보이차가 어떤 차인지를 소개하였는데 그럼 보이차의 재배가 누가 가장 먼저 시작했을까? 이번 글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현재 보이차의 산지인 운남성의 전설에 따라 보이차의 인공재배를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은 삼국(三國)시대 촉(蜀)나라의 제갈공명(諸葛孔明)과 소수민족인 포랑족(布朗族, 부랑주)의 조상인 파아이렁(帕哎冷) 두 사람이다.
 

▲ 차조(茶祖) 제갈공명

제갈공명은 운남의 각 소수민족들에 의해 차조(茶祖)라고 불리며 현재까지도 해마다 제사행사를 열리고 있다. 제갈공명이 보이차에 관한 이야기가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유락족(기락족)의 조상에게 보이차 재배하게 한 것이었고 또 하나는 6대고차산 이름의 유래에 관한 것이었다. 제갈공명은 남정(南征)을 끝나고 촉나라에 돌아가는 도중에 현재의 유락산에 잠시 쉬어다가 다시 출발하였는데 부분 몸이 허약한 병사들이 잠에 들었고 이들이 잠에서 깬 후에서야 제갈공명은 이미 떠난 것을 알았다.

그러나 열심히 쫓아갔지만 제갈공명은 이들을 다시 받아주지 않았으며 그들에게 차 열매를 주고 차를 재배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갔다. 그래서 남은 병사들은 자신이 버림을 당한 민족이라고 생각해서 민족의 이름을 중국어 버림의 뜻인 ‘듀러(丢了)’과 동음인 유락(攸樂, 유러)의 단어로 민족의 이름을 유락족이라고 지었다(인터뷰:切資, 2012, 기락산).

유락산은 현재 기락산(碁諾山, 지눠산)이라고 하며 유락족은 기락족이라고 한다. 현재 기락족은 거주하는 전통가옥은 제갈공명의 모자모양으로 지고 있고 봄에 차를 따기 전에 먼저 제갈공명에게 제사지낸다.
 

▲ 제갈공명에게 차씨를 받은 기락족 여인(좌측) 과 제갈공명의 모자를 들고있는 기락족 남자(우측)

현재 서쌍판납의 소수민족들이 대부분 6대고차산(6大古茶山)의 이름은 제갈공명이 남긴 여러 가지 기물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전설에 따라 제갈공명이 유락산에서 징을, 망지(莽枝, 망지)산에서 칼을, 만전(蠻磚, 만좐)산에서 벽돌을, 의방(倚邦, 이방)산에서 딱따기를, 혁등(革登, 거등)산에서 등자(鐙子)를, 만살(漫撒, 만사)산에서 포대를 남겼다고 한다.
 

▲ 망징마을에서 파에렁사당의 보이차 재배 기원에 관한 벽화

보이차의 기원에 관한 또 다른 전설의 주인공은 포랑족의 조상 파아이렁이다. 기원 180년에 포랑족의 조상인 파아이렁이 포랑족 사람들을 데리고 정착하기 적합한 곳을 찾아 다니다가 밀림 속에서 사람들이 역병에 걸려서 많은 사람 죽어가고 있는 중에 한 사람이 우연히 차나무 잎을 먹고 병이 나아졌다. 파아이렁이 민족사람들에게 차를 먹게 하고 역병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래서 파아이렁은 포랑족 사람들이 데리고 차나무가 많은 곳을 찾기로 하였다.

드디어 그들은 포랑산에 많은 차나무를 발견하였고 이 곳에서 정착하였다. 파아이렁은 차 나무에게 ’라’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오늘까지 포랑족인들이 차를 ‘라’라고 하고 있다. 그 이후부터 포랑족의 사람들은 차를 키우기 시작하였으며 차는 만병을 통치하는 약이 되었으며 파아이렁이 죽기 전에 차나무를 유산으로 민족의 사람들에게 물려주고 차나무를 잘 키우기만 하면 먹고 살 수 있다는 유언을 포랑족 후세에게 남겨주었다. 포랑족은 현재까지 1,700 여 년 동안에 차를 키우면서 살아왔다.
 

▲ 기낙산 체즈노임과 손주(좌측) 과 파이렁의 후인 포랑왕자 쑤꿔원(우측)

이 전설들의 진실성을 확인하기 위해 필자가 직접 보이차 육대고차산인 기락산과 포랑산의 망경(芒景, 망징)에 찾아가 기락족의 노인 쳬쯔(切資)과 포랑산 파아이렁의 후인 포랑족의 마지막 두인(頭人), 현재의 족장인 쑤꿔원(蘇國文)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여 모두 진실이라고 믿고 있다고 하였다. 쑤꿔원과 포랑족 사람들은 파아이렁을 기리기 위해 파아이렁 사당과 포랑족 문화박물관을 지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제갈공명이 남정 시 육대고차산까지 갔다는 역사기록이 없는 이유로 제갈공명이 보이차를 가장먼저 재배하였다는 전설을 부정하고 있다.
 

▲ 이수백 교수

[칼럼니스트 소개] 이수백교수는 중국 산동성 연태시에서 태어나 연태대학교 화학공정 학사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유학 서울대학교 경영학 학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사,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 박사수료 후 현재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부회장 및 한국 티(tea)학회 회장으로 있고, 수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조교수로 근무하고있다.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늘 차와 함께 했지만,  2000년 한국으로 유학와서 보이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특히 2011년부터는 매년 경희대학교 고재윤교수님과 함께 운남의 차산을 다니면서 보이차를 연구하고있다.

칼럼관련 문의 이수백 drlixb@naver.com

기사제보 stpress@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