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자의 한주이야기] 양조장기행 "한산모시 생막걸리"

충남.서천 70년 연륜의 한산주조 - 한산모시 생막걸리, 소곡주(생주)
승인2015.12.15 11:08:06
▲ 한산모시 양조장

[칼럼니스트 허수자] 충남 서천군 한산면. 생각보다 꽤 먼 곳이다. 충청남도의 가장 아래, 군산의 바로 위에 있는 곳. 구불구불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가면 200KM가 훌쩍 넘는 거리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는 또 꽤나 왔는데 마침 양조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그쳐있었다.

한산모시생막걸리. 모시는 잘 아는 옷감의 원료이다. 우리나라 산야의 거의 모든 식물들이 그렇듯이 어린 순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고는 하나 모시라면 역시 섬유와 옷감으로써 인식이 되기에 처음 모시막걸리를 접했을 때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모시떡을 먹어본 적도 있는데 말이다.

처음 마셔본 술은 괜찮았다. 이것은 이미지 때문인지 몰라도 뭔가 서늘하고 하늘한 느낌이 비치는 것 같은 뒷맛이 있었다. 처음에는 아쉽게도 수입산 밀가루를 50% 섞어 썼는데, 조금 지나서 국내산쌀 사용을 75%까지 늘렸다. 어차피 산뜻하고 서늘한 느낌이니만큼 국산 쌀의 햠량을 늘리니 더욱 좋아지기도 했고 세발자전거 입점 조건도 갖추게 되었다.
 

▲ 일본식이 가미된 운치있는 양조장


살림집이자 판매장으로 쓰는 건물의 초인종을 누르니 안주인 김순나씨가 나온다. 오기 전에 이 집 사장님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유건상씨와 통화했을 때에는 아버지 유영호사장이 있을 것이라더니 유사장은 논산으로 출타했다는데(아마도 배달) 전화 통화가 안 된다. 안주인은 잘 모른다고 어지간한 것은 다 도리질에 손사레. 해서 다음날 유건상씨와의 전화 인터뷰로 내용을 보충했다.

한산주조의 역사는 70년이 넘었다. 일본식이 다소 가미된 것 같은 안채의 한옥집과 입구의 사무실은 연륜을 보여준다. 유영호사장은 원래 이 양조장의 직원으로 입사해서 사장이 되었다. 지금은 실질적인 오너이다.
 

▲ 오래된 술독

모시막걸리를 빚은 것은 3년전부터이다. 모시는 지역특산물이라 여기서는 흔한 것인데, 지역특산물을 살릴 겸 막걸리를 만들어 보았더니 뒷맛이 순하고 부드러워졌다. 필자가 마셔본 바로도, 세발자전거 직원들의 시음평으로도, 앞서 얘기했던 '서늘하고 하늘한' 모시의 느낌은 꼭 아니더라도 합성감미료의 뒷맛만큼은 분명히 많이 가려지는 느낌. 탁도가 상당한데도 부드러운 느낌도 있다.

지금의 운치있는 양조장건물이 아니라 산 너머에 새 건물을 짓고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제는 허가가 나와서 새 양조장에서 술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동내에서 알음알음으로 만들어 팔던 소곡주도 정식 허가를 받아서 생산하게 되었다. 소곡주마을로 지정이 되면서 지역특산주로 주류면허를 비교적 쉽게 받게 되어 여러 집이 저마다 조금씩 다른 개성의 소곡주를 만들어 팔게 되었다.

이 소곡주는 현재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살균주가 아니라 생주다. 소곡주는 급수량이 극히 적고 누룩과 가향재를 많이 써서 엄청나게 달고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 한산모시막걸리(좌측) 와 소곡주(우측)

너무 달아 물리는 느낌도 있는데 집집마다 술맛의 개성이 조금씩 다르니 잘 고르면 자기 취향에 가까운 것을 고를 수 있다. 물방울모양의 주병을 공동구매해서 같이 쓰고 소곡주 축제도 같이 하는 등, 지역 양조장의 발전 모델에서 아주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한 고장이다.

한산모시생막걸리는 전형적인 밀가루막걸리같이 새큰하고 달큰하면서 꽤나 텁텁한 탁도가 있는 편이지만 뒷맛은 신기하게 부드럽다. 시원하고 서늘한 정도의 향은 아마도 술의 컨디션이 좀 좋아야 나오는 모양이지만 평소에도 자연스러운 뒷마무리는 보증한다.

[칼럼니스트 소개] 허수자는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수료했으며 영국 Lancaster University에서 Finance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을 살려 유라시아대륙을 누비며 술과 음식을 탐했다. 2010년 네이버 맛집 파워블로거, 2011,2012년 네이버 주류 파워블로거(emptyh.blog.me) 였으며 2011년부터 한주전문점 ‘세발자전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술에서 더 나아가 발효식품 전반으로 관심사를 넓히고 있으며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Ark of Gastronomy’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칼럼관련문의 허수자 empty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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