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이상선 박사] 워터 소믈리에에 대해 아직도 생소한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 2015년 국정감사장에서 변재일 국회의원이 워터 소믈리에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면서 전문성이 낮은 워터 소믈리에들을 양산하면서 업체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하여 워터 소믈리에가 사회의 이목을 받기도 하였다.

변재일 국회의원에 따르면 워터 소믈리에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시행하는 워터 소믈리에 자격증 사업이 전문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업체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돼 소비자에게 오인 등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변의원이 수자원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워터소믈리에 교육은 전문 강사의 인력 부재와 낮은 수강료 등으로 인해 내실 있는 교육이 실시되지 않는 상황으로 “현재 워터소믈리에 교육은 수돗물 홍보라는 목적과 전혀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으며, 자격증 역시 업체들의 홍보 도구로 변질됐다”면서 “수자원공사는 워터소믈리에 교육 및 자격시험 사업의 지속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워터 소믈리에를 수돗물 홍보라는 목적으로 국한 시켜서 보았기 때문에 사업 자체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번 기회에 워터 소믈리에의 개념과 역사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1. 워터 소믈리에의 개념

워터 소믈리에(water sommelier)는 물을 전문으로 다루는 전문가를 말하며, 워터 웨이터(water waiter), 워터 매니저(water manager),워터 어드바이저(water advisor)라고 부르고 있으며 전문적인 직업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워터소믈리에는 물의 종류와 특성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여 물을 섭취하는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물을 시간과 상황에 따라 추천, 조언해주고 서비스하는 역할을 하는 전문직업인이다.
 

▲ 시중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생수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소믈리에 어원은 소(牛)를 이용하여 식음료를 나르게 하는 사람, 즉 동물에게 짐을 지우는 사람을 뜻하는 것이었다. 프로방스어 'Bete de Somme'에서 유래 된 것으로 영어로 'Beast of Burden(짐을 나르는 동물)'을 말하며, 여기서 sommelier이라는 단어가 생기면서 목부(목동)이라는 뜻이 되었다고 한다.

과거 와인 양조에서는 오크통을 나르고 와인을 관리하는 사람을 지칭하였고, 왕실에서는 공식적인 직책으로 짐을 운반하고 세탁, 식품저장, 지하 저장고를 관리하던 사람을 말하였다. 18세기 말 시민혁명으로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정이 들어서면서 레스토랑과 함께 소믈리에가 등장 하였던 것이다. 19세기 들어서 궁중에서 일하던 요리사 소믈리에들이 궁밖에서 레스토랑, 선술집 등에서 와인을 서비스하는 직업인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와인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와인을 서비스하는 소믈리에 처럼 워터소믈리에, 티소믈리에, 야채소믈리에, 라이스 소믈리에 같은 전문 직업으로 확대 세분화 되어 가고 있다. 2008년 두바이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 호텔에서 음식과 생수의 조화와 고객 추천 서비스를 위해 워터소믈리에를 채용하기도 하였으며, 최근 유럽의 미쉐린 가이드의 3스타 레스토랑에서는 워터소믈리에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2. 워터소믈리에 역사

워터가 상업화 되어 판매된 역사는 1800년대 프랑스에서 부터 시작 되었다. 이러한 오래된 워터의 역사에 비하여 워터 소믈리에 역사는 매우 짧다. 2000년대부터 워터소믈리에라는 용어가 등장 하였다. 2000년 프랑스 파리에 오픈한 콜레드 워터바(colette water bar)는 세계 1호이며, 2001년 미국 맨하튼 리츠칼튼 호텔에 근무하던 소믈리에 필립레트맨(filip wretman)이 음식과 와인에 어울리는 물을 소개하면서 상류사회 고객들에게 큰 파장을 일으킨바 있다.

이탈리아는 2002년에 의사, 영양사, 지질학자, 화학자, 물 전문가들이 모여 아담테스터스미네랄워터협회(ADAM; Tasters Mineral Water Association)를 창립 하였고, 이 협회에서 처음으로 워터 소믈리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워터 소믈리에를 양성하기 시작하였다.

일본의 경우 산에 아키라는 여성이 이탈리아로 유학 가서 아담스테스미네랄워터협회의 교육을 받고 2008년 일본 아쿠아 소믈리에협회(JASA; Japan Aqua Sommelier Association)를 설립하고 워터소믈리에 교육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7년 서울 삼성동에 '노트랜스 워터 카페'가 처음으로 개업하면서 워터소믈리에를 소개하였으나, 이탈리아나 일본처럼 워터소믈리에 교육을 받은 사람이 서비스 하지 않고 와인을 공부한 소믈리에들이 워터소믈리에 관심을 갖고 일하게 되어 성공하지는 못했다.
 

▲ 학생들이 워터 수업을 받는 모습 <사진=소믈리에타임즈>

2011년(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산하에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를 창설하였으며,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공동으로 워터소믈리에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를 개최한 것이 한국 워터 소믈리에 시초이다. 현재 수자원공사는 연2회 k-water소믈리에를 양성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것이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는 2013년부터 민간 워터소믈리에 자격제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 워터소믈리에 필요성

물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에 있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 요건이다. 그동안 음용가능한 물을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물의 중요성에 대해 가볍게 여기어온 게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과 계곡이 많아 물이 넘쳐나 마시는 물에 대한 걱정 없이 지내 왔다. 하지만 산업화되고 현대화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은 물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 유럽에서는 마실 수 있는 물이 제한되어 있어 물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리해온지 오래 되었다.

인간에게 무해하고 건강한 물을 제공하고 공급 받는 것이 중요해졌으며, 인체에 유익한 물을 찾고 선별하여 고객들에게 추천해주는 전문가들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마시는 물의 원천은 지표수, 빙하수, 빗물, 해양심층수, 염지하수, 지하 암반수 등 다양하다. 와인이 지하층의 미네랄을 흡수한 포도를 발효시켜 양조 하지만 물은 와인보다 더 깊은 땅 속의 미네랄과 광물질이 용해되어 지반 밖으로 분출되기도 한다. 마시는 물이 다양해지고 성분과 특성이 많이 다르다. 이러한 특성을 일반 소비자들이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는 식사시 식수로 정수기 물에 얼음을 넣어 주는 아이스 워터(ice water)를 제공하는 것이 최고의 서비스 기준이었다. 하지만 마시는 물의 종류가 수돗물, 정수기 물, 먹는샘물의 제품까지 다양한 시대가 도래되어 워터 소믈리에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호텔 조식부페를 비롯한 레스토랑에서 생수를 제공하고 있으며, 까페에서 워터를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음료사업에서 물을 모르고는 성공할 수 없으며, 고객을 만족 시킬 수 없을 것이다.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워터를 관리하고 고객에게 추천해줄 전문가가 필요하게 되었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는 다양한 워터 제품으로 넘쳐나고 있다. 브랜드 파워나 이미지 구축 및 매출액 증대를 위해 워터소믈리에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 이상선 박사가 백석대에서 워터특성화 강의을 하는 모습 <사진=소믈리에타임즈>

현재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에서는 음료학 개론이라는 정규과목을 개설하고 워터 소믈리에 수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백석대학교 관광학부는 음료의 이해라는 정규과목으로 워터소믈리에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렇게 각 대학에서 워터를 학문적 영역으로 편입하고 있는 추세이며, 단기과정으로 워터소믈리에를 양성하고 있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와인. 워터. 티 전문가 과정, F&B창업경영연구소의 워터소믈리에 양성과정, 백석대학교의 특성화 사업의 워터소믈리에 과정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워터 소믈리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위에서 살펴 본대로 워터 소믈리에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이제 시장에 진입하는 초기단계이지만 앞으로의 발전상을 지켜 볼일이다.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과 워터 소믈리에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하겠다.
 

▲ 이상선박사|워터소믈리에

<칼럼리스트 소개> 이상선은 물(water)에 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다년간 외식산업의 경영자로 일했다. 식(food) 음료(beverage) 창업경영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먹는샘물, 와인, 티, 외식경영관련 연구 논문을 다수 발표하였다. 물 전문가로서 신문, 잡지, TV 등의 여러 매체를 통해 물에 대한 정보를 전하고 있으며, 대학에서 워터, 티, 외식경영전략, 외식창업론 등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칼럼 관련 문의 : 이상선 박사  water@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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