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제 2회 한국 와인 페스티벌, 한국 와인 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안혜성 소믈리에를 소개합니다.
 

▲ 안혜성 소믈리에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플라자호텔(The Plaza Hotel Seoul)의 유일한 여성 소믈리에 안혜성입니다.

2001년부터 플라자호텔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VVIP 전담 서비스를 비롯하여 중식당, 일식당, 한식당을 거쳐 현재 양식당 투스카니(Tuscany)에서 소믈리에로 근무하고 있으며, 한화 호텔 앤드 리조트 사내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2) 소믈리에가 된 계기가 있다면?

입사 4년 차 정도 되었을 때, 우연히 읽게 된 와인 책 한 권을 시작으로 소믈리에란 직업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매력을 느끼다보니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란 막연한 생각이 지금의 소믈리에 안혜성으로 이끈 것 같습니다.

Q.3) 근무하시는 곳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투스카니는 플라자호텔의 대표 양식당으로 이탈리아의 감성을 그대로 담은 컨템포러리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수석 셰프 마우리찌오 체카토(Ceccato Maurizio)의 감성적이고 따뜻한 요리를 400여 종의 와인 리스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심 속의 작은 이탈리아입니다.

또 다른 투스카니의 특징 중 하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탈리안 레스토랑 내에 테판야끼 룸이 있어 쉐프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정통 철판요리도 즐기실 수 있는 유니크한 레스토랑입니다.

특히, 유기농 밀가루로 만든 홈메이드 파스타는 진정 국내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Q.4) 대회준비는 어떻게 하였습니까?

다른 소믈리에들과 마찬가지로 자료를 수집하고 지역을 위치와 특성을 파악하고 그 지역의 떼루아를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와인 테이스팅의 경우 비교시음을 통해 와인과 와이너리가 갖고있는 특징을 찾으려 애를 썼습니다.

항상 서양와인에 길들여져 있다 보니 한국와인 맛의 특징과 이론 공부를 어디서부터 해야하는지 기준을 찾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Q.5) 결선경기에서는 와인 디캔팅 및 와인 서비스, 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 메뉴에 제시된 한식과 어울리는 와인 제안, 돌발 퀴즈, 한국 와인 스토리텔링(국가대표 부문만 해당)등을 평가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거나 어려웠던 항목은 어떤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토리텔링에 관한 항목이 제일 난감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치렀던 와인 대회와는 다른 스타일의 문제였기 때문에 어떤 스타일로 나올지 예상할 수 없었고,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측 할 수 없어서 개인적으로 당황했었습니다.
 

▲ 세계대회에 입상한 유명하고 능력있는 소믈리에 출신의 '부티끄 호텔 CEO'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는 안혜성 소믈리에

Q.6) 대회 우승자로서 한국 와인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요?

저도 7~8년 전 “샤토 마니”에 가서 처음 한국 와인을 시음했을 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했던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수 년의 시간이지난 지금 이번 대회를 통해서 한 가지 희망이 생겼습니다. 자료를 찾아서 훑어보고 수십 가지의 한국 와인들을 비교 테이스팅하고, 한국에서 와인을 생산하고 계시는 어르신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니 '경쟁력이 있다'란 생각과 동시에 '노력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있구나'하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서양 와인으로만 익숙해져 있던 향과 맛 그리고 나름의 기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의 와인'이란 개념으로 다가간다면 경쟁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반면, 깊이감있는 풍미나 구조감, 여운 등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Q.7) 한국 와인이 조금 더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앞의 질문에서 언급했다시피 한국와인은 후레쉬(Fresh)하고 푸르티(Fruity)하며 간결한 맛이 특징이긴 하지만, 깊이감 있는 풍미나 구조감, 여운을 논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양조에 관한 노력과 도전이 훨씬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해외의 유명산지와의 기술 협력이라든가 그 기술을 토대로 우리의 때루아를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거죠.

그리고,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는 아직 한국 와인에 대한 인식조차 미비합니다.

한국 와인을 생산하고 계신 어르신들 역시 대도시로의 유통에 관한 인프라 구축에 대한 의식 역시 약간은 부족한 듯 보였습니다.

끊임없는 양조 기술 발전과 국내 시장 점유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 한 것 같습니다.

Q.8)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와인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그리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 와인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청수”라는 청포도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인 “시나브로 화이트”가 요새 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와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돔페리뇽 1996(Dom Perignon 1966)'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올드 빈티지에 관한 로망이 계속 커지고 있을 때 일본에 있는 지인을 통해 어렵게 구한 샴페인 Dom Perignon 1966을 마시고 감동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그레이트 빈티지가 아니었고 오래된 샴페인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터라 기대를 하지않고 있었는데, 힘있게 올라오는 기포는 시간이 흘러 사라졌지만 복합적인 풍미는 거대한 우주의 블랙홀처럼 그 끝을 알 수 없는 황홀함 그 자체였습니다. 비교 테이스팅했던 Tattinger의 Comtes de Champagne 1998, Jaques Selosse Cuvee Substance NV 도 아주 훌륭한 샴페인이었음에도, 저에게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하는 것은 Dom Perignon 1966 이었습니다.

와인에게서 경외감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기에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납니다.  

Q.9) 소믈리에로서의 향후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20대 저의 목표는 와인을 처음 시작했을 시절은 막연하게 유명하고 실력있는 소믈리에가 되는 것이 목표였지만, 지금은 그 꿈 위에 다른 꿈이 토핑되었다고 할까요?

여성 최초로, 세계대회에 입상한 유명하고 능력있는 소믈리에 출신의 “부티끄 호텔 CEO”가 되는 것이 제가 꾸고 있는 꿈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첫번째 꿈부터 너무 거대해서 이룰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꿈을 꾸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실현시키기 위해 부단히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Q.10) 기타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제가 감히 무엇인가를 조언을 하기에는 한 없이 부족한 입장이지만 조심스럽게 응원하고 싶습니다. 어디선가 대회를 준비하고 계시거나 혹은 수 많은 밤의 별을 보며 자료를 찾고 있을 무수히 많은 소믈리에에게 항상 힘내시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 와인이 많이 발전 할 수 있게 '관심과 사랑' 부탁 드립니다!

소믈리에타임즈 최염규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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