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Chile) 와인은 양적인 면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가격대비 성능이란 면에서의 경쟁력은 매우 탁월한데, 때문에 수입되는 와인의 종류도 많아 좋은 와인을 고르기도 어렵고 “맛은 괜찮은데 다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을 주기도 한다. 오늘은 이런 편견을 지워버릴 칠레의 칼리테라(Caliterra) 와이너리를 소개한다.
 

▲ 칼리테라의 로고, 칼리테라를 의미하는 C를 둘러싸고 태양, 꽃, 포도나무, 벌, 말, 사람이 사는 집등이 그려져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의미하고 있다. <사진=칼리테라>

칼리테라는 품질을 뜻하는 ‘Calidad’와 토지를 뜻하는 ‘Tierra’를 합성해 탄생한 단어로서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칼리테라 와이너리가 테루아(Terrior)를 중시해서 와인을 생산하는지 보여준다. 테루아란 온도, 바람, 습도, 포도 품종, 포도 재배, 토양 성분 등 한 잔의 와인이 만들어지기 까지 영향을 미치는 천(天), 지(地), 인(人)의 모든 요소들을 뜻하는데 저명한 와인 전문가 맷 크레이머(Matt Kramer)는 테루아를 ‘Wine’s Signature’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양조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평균적인 와인의 품질은 향상된 반면 지역 고유의 와인 특징과 개성이 희미해져 가는 요즘, 테루아의 중요성은 점점 중요해진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칼리테라는 요즘 와인 산업의 화두라고 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Sustainable) 포도재배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와이너리다. 물과 연료의 사용을 최적화해서 20% 이상의 자원을 절약하고 천적을 사용한 전염병 예방, 야생 말과 알파카를 방목한 잡초제거를 통해 산불을 예방하는 등의 노력으로 칠레 최초의 ‘Certified Sustainable’을 받기도 했다.
 

▲ 칼리테라(Caliterra) 와이너리 사진 1 <사진=칼리테라>
 
▲ 칼리테라(Caliterra) 와이너리 사진 2 <사진=칼리테라>

칼리테라(Calitera) 와이너리는 미국 와인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 가문과 세냐(Sena), 채드윅(Chadwick), 돈 막시미아노(Don Maximi ano)로 유명한 에라주리즈(Errazuriz) 가문의 합작으로 1996년 탄생했다. 칼리테라는 칠레의 여러 와인 산지 중에서도 센트럴 밸리(Centra Valley)내에 위치한 라펠 벨리(Rapel Valley)의 서브 존인 콜차구아 밸리(Colchagua Valley)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지역은 클로 아팔타(Clos Apalta), 몬테스 알파 엠(Montes Alpha M), 몬테스 퍼플 엔젤(Montes Purpel Angel) 등 칠레의 명품 와인들이 생산되는 만큼 이미 뛰어난 와인 산지로서 인정받고 있다.
 

▲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와 에두아르도 채드윅(Eduardo Chadwick) <사진=칼리테라>

칼리테라 와이너리는 총 1,000ha의 부지에 270ha의 포도밭을 가지고 있으며 콜차구아 밸리 내에서도 좀 더 바다의 영향을 많이 받는 왼쪽 편에 위치하며 다양한 성분의 토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선함과 좋은 산도, 미네랄(Mineral)을 갖춘 테루아 드리븐(Terrior Driven) 와인을 생산한다. 흔히 칠레는 무더운 지역이며 생산되는 와인은 진득하고 묵직하지만 섬세함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하고 특히 센트럴 밸리 쪽은 더더욱 그렇게 여겨진다. 그러나 칼리테라 와이너리가 위치한 곳은 4월부터 10월까지 평균온도 10도가 넘는 날의 수치를 더한 아메린 윈크러 스케일(Amerine and Winkler Scale) Region 2에 해당하는데 이는 보르도(Bordeaux), 알자스(Alsace), 호주의 야라(Yarra)와 유사한 환경이다. 때문에 칼리테라 와인은 과일향을 잘 살리면서도 신선한 산도를 유지할 수 있다.

적포도는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카르미네르(Carmenere)는 물론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쉬라(Syrah), 말벡(Malbec), 산지오베제(Sangiovese), 카리냥(Carignan) 품종을 재배하며 청포도로는 샤르도네(Chardonnay),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루산(Roussanne), 비오니에(Viognier) 품종을 재배하는데 각 품종들은 최고의 품질을 표현할 수 있는 토양과 하루 중 태양의 이동에 따른 일조량까지 계산해서 가장 적합한 위치에 재배된다.
 

▲ 세니트를 비롯한 칼리테라 와인들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 등의 평가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사진=칼리테라>

칼리테라 와인은 총 최상급인 세니트(Cenit)를 비롯해 에디시옹 리미타다(Edicion Limitada), 트리부토(Tributo), 리제르바(Reserva) 등 4개의 레인지(Range)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본급 와인 없이 리제르바(Reserva) 등급부터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리제르바 등급은 ‘Off Trade’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대중적인 브랜드로서 기본 레인지지만 동급의 타 브랜드 와인과 비교해 높은 품질을 보여 준다. 트리부토는 칼리테라의 핵심 브랜드로 국제적으로도 가장 시장점유율이 높은 와인이며 ‘경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에디시옹 리미타다는 칼리테라의 철학과 혁신을 반영한 독특한 블랜딩이 특징으로 한정된 생산량과 와인 메이커의 헌신이 담긴 와인이며 ‘On Trade’ 시장에 집중하는 레인지다. 마지막으로 세니트는 최상 품질의 와인이자 칼리테라의 아이콘(Icon) 와인으로 칠레 최초의 친환경생산 와인이기도 하다. 세니트는 ‘가장 높은 하늘’, ‘최고조’, ‘천정’ 이라는 뜻을 지니며 최고 기술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칼리테라 와인들이 한국 시장에서도 선전해서 칠레 와인을 두고 이야기 할 때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와인처럼 테루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소믈리에타임즈 오형우소믈리에 wine1luv@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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