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의 해가 밝았다. 걱정스러운 경제상황과 군주민수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 등으로 나라와 개인이 모두 아픔을 겪은 2016년이었던 만큼, 힘든 상황에서 찾아온 새해는 지친 마음을 일으켜서 다시금 희망을 가져 볼 수 있는 소중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매년 한 해를 이끌 트렌드 키워드를 뽑는 서울대학교의 트렌드 분석센터는 2017년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치킨 런’을 선정하였다. 위험한 상황에 처한 닭들이 영리한 전략으로 위험으로부터 탈출을 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치킨 런’처럼 우리도 힘든 현실을 딛고 다시 한 번 날아오르자는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꽃꼬닭 <사진=대한플라워케이크협회>

새해와 어울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특별한 케이크 디자인을 고민하던 중에 ‘치킨 런’이라는 단어를 듣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이 있었다. 어둠을 뚫고 빛의 시작을 알림으로써 만물을 깨우는 개벽과 희망을 의미하는 닭의 상징성에 더하여, 정유년을 상징하는 붉은 닭은 마치 불사조와 같은 생명력 넘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였다.

새해를 알리는 첫 플라워케이크 디자인은 “꽃꼬닥, chicken Run!" 이라는 제목으로, 대한플라워케이크협회 대구수성지부의 전수정 지부장이 손수 작업하였다.

먼저 케이크의 시트가 되어 줄 설기는 쌀가루에 쑥, 흑임자, 단호박, 자색고구마, 코코아가루 등을 넣어 다양한 색으로 구성하여 설날에 아이들이 입는 색동저고리의 느낌이 나도록 하고, 웅장한 멋을 더하기 위하여 떡 시트를 두 개를 쌓아 더블시트로 제작하였다.

닭의 몸통은 분홍색과 붉은색으로 그라데이션한 수국으로 표현였고, 꼬리 깃털은 갖가지 색으로 파이핑한 나뭇잎을 층층히 쌓는 방법으로 최대한 풍성하게 꾸몄다. 풍성한 꼬리의 끝은 불사조의 꼬리처럼 길게 늘어뜨려 우아함과 화려함을 더해주고 그 사이사이에는 웰케이크의 시그니처 꽃으로 포인트를 주어 활짝 핀 꽃이 발산하는 생기를 부여해주었다. 화려한 윗면과 달리, 케이크 바닥에는 정갈한 작약 앙금꽃 몇 송이를 놓아 단아함과 차분함이 주는 무게감으로 전체의 균형을 잡아 마무리 해 보았다.
 

▲ 꽃꼬닭 작업사진, 대한플라워케이크협회 대구수성지부. ‘웰 케이크’ 대표 전수정 <사진=대한플라워케이크협회>

플라워케이크의 가장 큰 매력은 표현의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들고 싶은 케이크를 나만의 아이디어를 담아 내 손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 창작의 기쁨이자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기 가장 좋은 도구임을 케이크를 만들 때 마다 느낀다.

좋은 날에 많이 찾는 꽃과 케이크를 접목한 플라워케이크의 꽃들은 만드는 이의 손끝에서 생명을 부여받고 피어나 특별한 날,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선물이 되어준다. 그래서 플라워케이크 만드는 사람은 행복하다. 만드는 이와, 선물하는 이와, 선물 받는 사람 모두에게 기쁨을 함께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새해를 맞이하여 준비한 ‘꽃꼬닭 앙금플라워 떡 케이크’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예감해주길, 우리들의 2017년도 꽃처럼 활짝 피어나길 기대해본다.

 

▲ 이효주 베이킹전문가

[칼럼니스트 소개] 국가공인 컬러리스트이자 베이킹 전문가. 배스킨라빈스 등 식품기업에서 제품개발 연구원과 상품기획 마케터로 다년간 근무하였고, 전문학교와 기업에서 베이킹 강의 및 컨설팅을 하고 있다. 현재 대한플라워케이크협회 협회장, 라크렘제과학원 대표이다. 협회에서는 앙금, 버터크림, 생화케이크 등 다양한 케이크디자인 수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험을 통해 플라워케이크마스터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이효주 sugarrb@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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