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물의 역사' 표지 <사진=서해문집>

바야흐로 음식의 시대다. ‘먹방’에 이어 ‘쿡방’까지 티비 프로그램을 장악했다. 자연스레 음식과 먹거리를 결합한 책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뿌리인 재배식물에 관한 책은 거의 없다.

신간 《곡물의 역사》(2016,서해문집)는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책은 곡물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돌아본다. 생태학자인 저자가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접하는 쌀, 보리, 밀 등 기본 곡물부터 감자, 딸기, 바나나 등 다양한 재배식물들이 인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알려준다.

책에 따르면 ‘최초의 농부’는 서남아시아 지대에서 탄생했다. 그곳 저지대 건조지역에서 밀, 보리, 콩 등 기초 곡물을 재배하면서 최초의 경작도 나타났다. 그로부터 경쟁자들에게 곡물을 지키기 위해 인류의 정착생활이 시작되었다는 것. 저자는 최초의 농부와 최초의 재배식물 발달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인류 역사는 완전히 다르게 진행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우리가 거의 매일 먹는 빵, 밀가루, 설탕, 과일, 채소 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재배식물이 글로벌화 되었고, 농업 기술이 발전해 대량 재배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농업의 중요성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려한다. 인류의 역사가 곡물로 시작되었듯, 인류의 미래도 곡물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오명호 기자 omh4564@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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