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훈의 와인 스토리텔링] 사랑의 단맛, 그리고 쓴맛 , Amarone 이야기

승인2017.01.25 13:59:27
▲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의 여주인공 올리비아 핫세와 레너드 위팅 <사진=로미오와 줄리엣 영화 캡처>

“저 은빛으로 빛나는 달을 향해 맹세하지는 마세요. 밤마다 모양이 달라지는 저 달처럼 당신의 사랑도 변할까 두려워요. 그래도 기어이 하시려거든 그대의 심중에다 하세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의 대사다.

사랑에 빠진 남녀의 기본 증상은 불안감이다.
수많은 사랑의 맹세도, 사랑의 확인도
불안감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사랑의 기쁨은 어느덧 사라지고 사랑의 슬픔만 남았네.”
자주 흥얼거리던 노래다.
세상에 영원불변은 없으며 사랑은 세월이 가면 변하기 마련이다.
변화는 운명이며,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변화를 부정하고 싶어 한다.

세상의 모든 건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사랑은 단맛이지만, 이별은 쓴맛이다.
쓴맛, 단맛이 인생과 사랑만 그럴까,

와인도 쓴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와인이 있다.
인생의 쓴맛, 단맛을 알고 마시면 더 좋은 와인이다.

아마로네 라는 와인이다.
아마로네 의 뜻 은 '쓰다'이다
사랑의 본질도 '쓰다' 이다.

공교롭게도 이 와인의 고향은 이탈리아 베로나 이다.

▲ 가르다 호수를 끼고 있는 베로나 모습 <사진=Wikimedia ⓒHighContrast>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향인 아름다운 도시 베로나에서 북쪽으로 가면 그림 같은 가르다 호수가 나타난다. 가르다 호수의 동쪽에 위치한 곳이 바르돌리노, 동쪽으로 더 들어가면 언덕배기에 위치한 발폴리첼라가 나온다.

아마로네는 코르비나(Corvina), 론디넬라(Rondinella), 몰리나라(Molinara)로 만들어 진다. 코르비나는 향기로운 과일향을, 론디넬라는 짙은 색깔을, 모리나라는 적당한 산도를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와인을 수확해서 만드는 보통의 와인은 발폴리첼라, 수확한 와인을 서너 달 건조해 발효시키면 아마로네가 만들어진다.

수확을 해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포도를 두는데, 그냥 바닥에 놓지 않고 새끼줄 같은 데다 매달아 두거나 볏짚 위나 돗자리 같은 데다 널어서 건조한다. 이런 방식을 가리켜 ‘아파 시멘트(appassimento)’ 기법이라고 하며 ‘말리는’ 혹은 ‘시든’ 이란 뜻이다.
 

▲ 좌측부터 Le Ragose가 생산하는 Amarone, Recioto, Ripasso <사진=leragose.com>

처음보다 포도는 50%가 줄어들며, 알콜도수 14%~16% 정도의 진한 풍미의 아마로네가 만들어진다. 발효를 중단시키면 Recioto 가 된다. 중간에 발효를 중단했으니 단맛이 난다.

아마로네를 만들고 남은 포도로 만들면 Ripaso라고 부르며, 재탕 와인이며 가난한 자 들의 아마로네라고 할 수 있다.

"베로나 성벽 너머에 다른 세상은 없습니다. 연옥과 고문과 지옥이 있을 뿐입니다. 베로나에서 추방당하는 것은 세상으로부터의 추방이고, 세상으로부터의 추방은 곧 죽음입니다.”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를 죽이고 추방 명령을 받은 로미오의 절규이다.
사랑이 있고, 아름다운 베로나를 떠날 수가 없었던 로미오의 심정을 이해하려면 아마로네가 제격이다.

사랑의 열정은 16도나 되며,
쓰라린 가슴은 검붉은 색으로
녹아들었다.
 

▲ 권기훈 교수

[칼럼니스트 소개] 권기훈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의대를 다녔고, 와인의 매력에 빠져 오스트리아 국가공인 Dip.Sommelier자격을 취득하였다. 이후 영국 WSET, 프랑스 보르도 CAFA등 에서 공부하고 귀국. 마산대학교 교수, 국가인재원객원교수, 국제음료학회이사를 지냈으며, 청와대, 국립외교원, 기업, 방송 등에서 와인강좌를 진행하였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 권기훈 a90049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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