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주 이야기' 표지 <사진=문학의문학>

“이름에 걸맞게 백 가지 꽃을 넣은 백화주를 빚어보고 싶었다. 산과 들로 많이 헤매고 다녔다. 늦가을 감국(甘菊)까지 수집하고 나니 128종이나 되었다. 2013년 키르기즈스탄 여행 때 해발 3,000m에서 에델바이스를 포함한 5가지 꽃을 수집하여 돌아왔다. 133가지 꽃을 사용한 백화주는 그렇게 탄생했다.” - 5장_우리 술 빚기 중

《전통주 이야기》(2015,문학의문학)는 우리 술 빚는 방법을 안내하는 책이다. 전통주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저자가 47종의 우리 술 빚는 방법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단순히 이론적 내용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시행착오를 거친 경험담을 엮었다는 게 이 책의 특징이다.

종류에 따라 방법은 다르지만, 우리 술 빚기는 크게 밑술과 덧술로 나뉜다.

그 옛날 처음 빚었던 술은 술빚기를 한 번으로 그치는 단양주였다. 처음 술을 빚어 마셨을 때는 한 번 빚은 단양주라도 그 맛이 좋았고, 낮은 알코올도수라도 기호를 충족시켰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좀 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찾게 되었고, 나중에 밑술에 보태는 술을 ‘덧술’이라 부르게 되었다. 다음은 덧술에 얽힌 저자의 에피소드다.

“처음 술 빚기에서 체가 없어 이중 면수건을 잘라 막걸리를 걸렀다. 거름망도 몰라 체를 이용하여 술을 걸렀다. 술 빚기보다 술 거르기가 너무 힘들다고 투덜거렸다. 술을 함께 배운 공학박사가 ‘간이 술 거르는 기계’를 만들어 왔다. 몇 번 사용해 보았지만 불편해 지금은 고이 모셔두고 있다. 그 마음이 너무 고맙다. 지금은 거름망을 이용하여 아주 편하게 술을 거른다.”

책은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500 여장의 사진과 도표로 친절하게 술 빚는 방법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전통주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과제, 술 빚기 재료 및 도구에 대한 안내, 우리 술 빚기의 공정, 음주 바로 하기 등 우리 술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룬다. ‘혼이 담긴 술을 빚으리라’ 전통주에 대한 저자의 철학이 돋보이는 말이다.

오명호 기자 omh4564@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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