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크루즈관광객 전원이 사드 배치 반발하여 제주도 하선을 거부하였다 <사진=pixabay>

11일 국제 크루즈선을 타고 제주를 찾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3천여 명 전원이 하선을 거부했다. 이들을 관광시키기 위해 대기했던 전세 버스 수십대와 관광가이드는 그대로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최근 관광업계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방한 관광을 노골적으로 중단시키고 있어 혼란에 휩싸였다.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국내선으로 거쳐 제주에 온 유커(여행객 또는 관광객을 뜻하는 중국말)는 9천여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1만7천여 명에 비해 88.9% 감소했다.

김포~제주 노선에 항공기를 띄운 항공사들은 유커가 줄자 빈 좌석을 채우기 위한 해결책으로 낮은 가격으로 항공좌석을 판매하기 시작하며 내국인 여행객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급호텔도 예약 취소를 메우기 위해 국내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특별 상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여파 때문인지 국내선으로 제주에 온 내국인 관광객은 22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만여 명에 견줘 13.5% 증가했다.

또한, 유커들이 줄어들자 김포~제주 노선 등 매일 80% 이상의 항공좌석 예약률을 기록하던 국내선 항공좌석에도 여유가 생겼다. 도 관광협회는 국내선 항공좌석의 여유가 있는 상황을 마냥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내국인들의 제주도 관광 기회로 삼기 위해 봄철 수학여행단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하고, 다른 지방 중ㆍ고교 방문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있다.
 

▲ 봄을 맞아 유채꽃 만개한 제주도 <사진=miquitos>

관광업계도 제주를 방문하는 유커가 감소하는 대신에 늘어나는 일본ㆍ동남아시아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그동안 유커들로 인해 포화된 제주공항은 항공노선을 늘리는 것을 계속 미룰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간 운항을 미뤘던 일본 도쿄 간 전세기 취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들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내국인 여행객 중 절반가량이 여행지로 중국을 선택해 왔으나, 중국 내 반한 감정으로 이들 또한 동남아시아나 국내 여행지 중 제주로 목적지를 바꿀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한 여행사 관계자는 내국인 관광객들이 유커들의 방문이 줄어든 지금이 오히려 제주 본연의 매력을 느끼기에 좋은 기회로 생각하는지 제주 관광상품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국제공항은 사드 풍파에서 별다른 영향 없이 견디고 있다. 김해공항은 지난해 기준 중국 여객 비중이 18.7%로 전체 승객대비 중국 여객 비중이 96.4%인 청주공항, 87.1%인 제주공항, 30.8%인 김포공항에 비해 훨씬 작다. 그 이유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12개 국가에 41개의 노선(중국노선 12개)을 다양하게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김해공항의 포화상태로 중국이 감정에 치우쳐 이번에 노선을 줄이면 나중에 다시 예전 수준으로 늘리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며, 평소 노선 다변화에 신경 쓴 점이 중국 사드 풍파와 같은 위기 상황을 견디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해공항뿐 아니라 다른 공항에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항공 노선 취항에 있어 너무 한 국가에만 의존하는 것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관광업계가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인해 위기를 맞이했지만, 지금까지 관광산업을 중국 한 국가에만 의존하는 것은 분명한 문제점이었다. 유커에게만 집중하느라 신경을 쓰지 못했던 내국인,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 관광객유치에 힘써 관광산업의 안정화를 이루는 계기가 되어야만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이채은기자 pscod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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