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피릿' 표지 <사진=한스미디어>

“우리는 보드카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선장 혹은 브랜디 정글을 안내하는 탐험가가 되고자 한다. 인도자가 되어 당신을 칵테일의 오솔길로 데려가고, 위스키에 대해 제대로 알도록 귀띔해주고 싶다.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 가운데 가장 뛰어난 스피릿들을 직접 탐험해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자 한다.” - 들어가는 글 중

《스피릿》(한스미디어, 2015)은 증류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교양을 얻게 해주는 책이다. 진, 보드카, 테킬라, 압생트, 위스키, 프랑스 브랜디 등 다양한 증류주의 역사와 명칭을 정리했다. 또한, 저자들이 직접 시음하고 뽑은 추천 브랜드 10선과, 해당 증류주로 만들 수 있는 대표 칵테일의 레시피도 소개한다.

‘스피릿’은 알코올 도수 20도 이상의 독주로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증류주를 말한다. 그 종류가 너무 많아 한 권의 책에 모든 증류주의 특징을 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책은 주류 매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증류주를 중점으로 다룬다. 그 중 한국의 ‘진로 소주’에 대한 내용이 흥미롭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피릿 브랜드인 진로는 판매 면에서 보면 으르렁거리는 호랑이일지 모르지만, 입안에 머금을 때는 가르릉거리는 새끼 고양이 같다. 상대적으로 낮은 알코올함량이 미뢰를 약하게 자극한다. 다른 재료들과 혼합해서 약간의 탄산수, 그리고 생라임이나 과일주스를 섞어 아주 시원하게 롱드링크로 조주하면 뜨거운 여름날에 제격이다.” - 242쪽

또한, 책에는 주목할 만한 크래프트 증류 장인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21세기 일본 위스키 장인 아쿠토 이치로, 런던 세이크리드 디스틸러리에서 진을 조주하는 장인 이언 하트, 이탈리아 그라파 마에스트로인 비토리아 카포빌라 등 세계 곳곳의 스피릿 조주 명인들의 생각을 담았다. 증류주에 대한 가치관과 진중한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이밖에도 책은 증류주 세계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미리 알아두면 좋을 기본 정보를 간추려 놓았다. 각 장마다 해당 증류주를 요약한 ‘키 포인트’를 마련해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이해를 돕도록 했다. 세계의 매혹적인 증류주를 탐험하는 가이드북이다. 영국 ‘포트넘 앤 메이슨 푸드 앤 드링크 어워즈’ 베스트 드링크 북 수상한 바 있다.

오명호 기자 omh4564@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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