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와 매경이코노미에서는 작년부터 세계 물의 날에 맞춰 먹는샘물 품평회를 개최했다. 아직 2회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고재윤(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 협회장님, 국내 1호 워터소믈리에인 워커힐 호텔 이제훈 워터소믈리에 등 국내 최고의 물 전문가가 심사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나는 작년 1회부터 올해 2회까지 위와 같은 대단한 분들과 함께 2년 연속 품평회 심사위원으로 초청되는 영광을 얻었다.
 

▲ 지난 3월에 진행된 2017 먹는샘물 품평회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강지원 워터소믈리에, 이제훈 워터소믈리에, 고재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장,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지춘구 워터소믈리에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작년에도 80여 가지, 올해도 80여 가지 생수들이 출품되었으며, 올해는 국내 스틸 생수, 국내 탄산수, 해외 스틸 생수, 해외 탄산수로 나뉘어 진행됐다.

평가항목은 시각(투명도, 거품정도), 후각(냄새), 미각(청량감, 풍미, 신맛, 무게감, 구조감, 부드러움, 균형감, 지속감), 라벨 정보, 총체적인 품질 등 13가지였으며, 평가 기준은 소물이에 31화를 참고하면 된다. (자세한 건 소물이에 24화부터 26화까지 참고)

올해 해외스틸 생수는 오지 베이비 워터(호주), 알카라이프(호주), 보스(노르웨이), 백산수(중국), 아이스에이지(캐나다), 스파(벨기에), 볼빅(프랑스), 에비앙(프랑스), 피지워터(피지), 아이스필드(캐나다), 휘슬러(캐나다), 와일드알프 베이비워터(오스트리아), 백두산 하늘샘(중국), 이즈브레(노르웨이), 솔란 디 카브라스(스페인), 캐나다 아이스(캐나다), 야나(크로아티아), 보다보다(세르비아), 아쿠아 휠레(이탈리아) 이상 총 19종이 출품했다.

올해는 호주 프리미엄 생수들이 강세를 보였다. 1등은 호주의 베이비 워터인 오지 베이비 워터(Aussie Baby Water)가, 2등은 호주의 프리미엄 알카리수인 알카라이프(Alkalife)가 차지했다. 이어 노르웨이의 보스(Voss)가 3위, 농심의 백산수, 캐나다의 아이스 에이지, 벨기에의 스파, 프랑스의 볼빅이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다른 부문 같은 경우는 1위의 평균점수가 2~3점 정도 차이 난 후에 2~3위부터 그 후 등수가 1점씩 차이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해외 스틸 워터 부문은 1위부터 11등까지 점수 차이가 5점 차이로 빡빡하게 나열되어 있었다. 특히 4등부터 18등까지는 4점 차이로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아쿠아 휠레 스틸워터는 다른 경쟁 제품보다 많은 점수 차이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 호주의 오지 베이비 워터가 2017 먹는샘물 품평회 해외스틸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하였다. <사진=귀뚜라미 샘물>

그렇다면 이들의 차이를 가른 것은 무엇일까?

해외 스틸 워터는 국내 스틸 워터와 비교해 미네랄 차이가 크다. 국내 스틸 워터는 경도 기준으로 봤을 때, 최고로 미네랄 함량이 적은 물의 경도는 경도 등급상 가장 낮은 등급인 Soft(연수)부터 5등급 중 3번째 등급인 Moderately Hard(중경수)까지 그 차이가 크지 않다. 하지만 해외 스틸 워터의 경우에는 미네랄 함량이 Soft부터 5등급 중 최고 등급인 Very Hard(강경수)까지 다양하다.

이런 이유로 국내 스틸 워터는 거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항목에서 비슷한 점수를 받고, 청량감이나 지속성 몇몇 항목에서 점수가 갈리지만, 해외 스틸 워터는 투명도, 거품정도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항목에서 점수가 갈린다.

또, 국내 스틸 워터와 비교해 해외 스틸 워터의 다른 점은 항목당 포인트 차가 크기도 하지만, 상쇄되는 평가항목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짠맛이 있으면 점수가 낮지만, 짠맛이 있다는 것은 미네랄 함량이 높을 확률이 있기 때문에 무게감이나 구조감에서 점수를 더 얻을 가능성이 있다. 또 무게감이나 구조감이 높을수록 부드러움이 낮아질 수가 있다.

이렇게 평가항목끼리 상쇄가 되기 때문에 그만큼 만점이 나오기가 어렵다.

13가지 평가항목에 비추어, 좋은 평가를 받는 스틸 워터의 기준은 투명하고, 거품은 없으며, 냄새가 나지 않고, 청량감이 있으며, 짠맛, 신맛은 나지 않는 게 좋고, 무겁고 단단하지만 부드러운 구강촉감을 가지며, 밸런스가 있고, 피니쉬가 길며, 라벨은 소비자 위주로 읽기 편하게 되어 있고, 디자인이나 병뚜껑 등이 편리하면 된다.

이런 물의 특징은 냄새가 나지 않도록 글라스에 담긴 물일수록 좋고, 나트륨 함량이 높지 않고, 알칼리성을 가지고 있으며, 칼슘과 칼륨함량이 높고(마그네슘이 높으면 부드러움이 떨어질 수 있다), 황산이온과 질산염보다는 중탄산염과 실리카가 많을수록 좋다. 해외생수의 라벨은 미네랄함량, 수원지 정보 등이 너무 작지 않게 써져 있는 것이 좋고, 뚜껑은 적당한 두께로 열기 쉽게 제조된 것이 좋다. 디자인이 더 예쁘면 호감을 살 수 있다.

내년에는 어떤 수입 생수가 등장할지 기대된다.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김하늘 워터소믈리에는?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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