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론 지역이 기후는 대륙성 기후다.

봄철 북부 론은 강의 영향으로 안개가 심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심한 안개는 곰팡이를 유발하고 때때로 낮은 기온은 새싹을 죽여서 수확량을 줄인다. 이런 현상을 꿀뤼르(Coulure)라고 하는데 개화기에 날씨가 좋지 않거나 추워서 꽃이 피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이유와 미스트랄 때문에 북부 론 최고의 포도밭 입지는 남 동향이다.
 

▲ 이런 현상을 꿀뤼르(Coulure)라고 하는데 개화기에 날씨가 좋지 않거나 추워서 꽃이 피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사진=commons.wikimedia.org>

여름은 따뜻하지만 과할 정도의 열기는 없다. 포도는 충분히 숙성될 수 있으며 일부 과숙되는 포도에서는 과일 사탕 같은 느낌의 쉬라도 찾아볼 수 있다.

가을은 대게 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편이며 가끔 우박의 위험이 따른다. 일조량이 많고 따뜻하다. 수확기에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병충해의 위험이 적다. 그러나 북부 론 지역은 남부 론에 비해서 겨울이 빨리 찾아온다.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쉬라, 비오니에 등 조생종 포도를 많이 심는다.

겨울은 춥지만, 눈이 적게 내린다. 충분히 온도가 낮기 때문에 북부 론의 포도들은 휴지기를 가질 수 있지만 남부 론의 경우엔 지중해의 영향을 받아서 항상 휴지기를 갖지는 못한다.

북부 론의 포도밭은 매우 가파르며 경사는 최대 60도에 이른다. 경사가 급하기 때문에 계단식 밭의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계단식 밭을 테라스라고 부른다. 기계 수확이 어렵고 농사에 노력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 지역 와인은 가격이 비싸고 생산량도 적다.

이렇게 가파른 포도밭에서 미스트랄로 인해 포도나무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전통적인 형태의 트레이닝 방법이 있는데 바로 에샬라(Echalas)다. 두 개나 세 개의 말뚝을 천막 형태로 세워 놓고 그 가운데에 포도나무를 트레이닝하는 방법이다. 요즘엔 말뚝에 철삿줄을 이용해서 포도를 지지한다. 북부 론에서 특히 이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는 이 지역의 주요 품종인 쉬라가 다른 품종에 비해서 축축 처지는 성질이 강하기 때문이다.

북부 론의 주요 토양은 화강암(Granite)으로 이루어진 심토에(Sub-Soil) 운모(Mica)와 편암(Schist), 화강암이 섞인 모래가 표토(Top-Soil)로 이루어져 있다. 크로즈-에르미타쥬 같은 경우엔 자갈이 섞인 석회질 또는 진흙과 모래 토양이 많아 와인이 비교적 가볍고, 생 페레는 석회질에 화강암이 섞인 토양으로 화이트와 스파클링 와인 생산에 유리하다. 이러한 암석질 토양은 큰 일교차로 인해 온도가 떨어진 밤에 포도밭에 온기를 전해줘서 포도가 숙성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제공한다.

북부 론의 포도 품종

- 쉬라(Syrah) : 북부 론에서 사용하는 유일한 적포도다. 조생종 포도며(남부 론의 그르나슈보다 8일 가량 수확이 빠르다), 짙은 색상과 탄닌, 보통의 알코올과 탄닌을 가졌다. 라즈베리, 블랙 커런트, 체리, 자두 등의 과일 향에 백 후추, 말린 토마토, 허브, 코코아 향도 느낄 수 있다. 환원 반응으로 가죽, 게이미(Gamey; 사냥고기의 야생의 느낌)한 향이 나타날 수 있다. 때때로 오가닉 향이나 팜 야드 향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향은 발효 중 적당한 공기를 쐬어주거나 마이크로 옥시데이션, 랙킹 등을 통해서 피할 수 있다.
 

▲ 북부론 에르미따주에서 생산하는 시라 품종 <사진=Flickr>

- 비오니에(Viognier) : 건조하고 척박한 돌이 많은 토양에서 잘 자라는 품종이다. 조생종이며 매우 아로마틱한 품종이다. 알코올이 높으며 산도는 보통 또는 그 이하다. 복숭아, 살구, 꿀, 머스크, 제비꽃, 흰 꽃 향이 특징이다.

- 마르산(Marsanne) : 비교적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며 조생종이다. 알코올은 높지만 산도가 낮다. 멜론, 인동덩굴 향이 느껴지며 숙성되면서 마지팬과 헤이즐넛 향을 느낄 수 있다.

- 루산(Roussane) : 조생종이며 따뜻하고 척박한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 적합하다. 섬세한 와인을 만드는 품종이며 알코올과 산도가 높다. 꿀, 살구, 아이리스 향이 특징이다. 숙성력 있는 와인을 생산하지만 곰팡이나 질병에 약하다. 마르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론 지역이 원산지인 품종이다.
 

▲ 오형우 소믈리에

오형우 소믈리에는 2015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6 세계소믈리에 대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가한 국가대표 소믈리에다.  뿐만 아니라 사케와 전통주의 국가대표 타이틀도 차지한 우리나라 최고의 주류 전문가다. 이번 칼럼을 통해 전세계의 와인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오형우 소믈리에 wine1luv@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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