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구매하러 가서 추천을 받거나 설명을 들을 때 많이 듣게 되는 것이 ‘바디’라는 용어입니다.

저도 물론 와인을 추천할 때 사용하곤 하지만, ‘몸통’을 뜻하는 영어단어로서의 표현만 알고 계신 분에게는 매우 낯설고 이상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와인에서 말하는 바디란 와인을 마실 때 입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을 뜻합니다. 여기서 무게감이란 혀가 느끼는 텍스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물, 우유 또 두유 이렇게 세 가지를 입안에 머금었을 때, 어떤 것이 가장 진한 질감을 가지고 있을까요?

대다수의 분들이 두유, 우유, 그리고 물 순으로 진하다고 느끼실 겁니다. 이렇게 두유 쪽의 질감에 가까우면 ‘바디감이 무겁다’, 반대로 물 쪽으로 갈수록 ‘바디감이 가볍다’ 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바디감의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알코올과 산도인데요. 따뜻한 기후에서 생산된 와인은 알코올은 높고 산도는 낮아, 상대적으로 바디감이 높게 느껴지고, 반대로 서늘한 기후에서 나오는 와인은 산도가 높고 알코올이 낮아, 가벼운 바디감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와인의 바디감은 영어로 크게 '라이트바디(Light Body)', '미디엄바디(Medium Body)' 그리고 '풀바디(Full Body)' 이렇게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먼저 라이트 바디의 와인은 전반적으로 가볍고 신선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 주로 소비뇽 블랑 등으로 만든 산뜻 발랄한 화이트 와인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라이트바디의 와인은 낮은 온도로 마실 때 더욱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디엄 바디를 가진 와인은 풀바디 와인과 라이트 바디 와인의 중간으로 농도와 질감이 너무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와인입니다.

프랑스 보르도나 이태리의 토스카나 같은 지역의 레드와인들이 미디엄 바디감을 지닌 경우가 많으며, 이들은 풀바디의 와인들보다 좀 더 섬세하고 복합적인 맛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풀바디 와인은 농도가 진하고 묵직한 것이 특징인데요. 특히 국내의 많은 와인 소비자들이 이런 풀바디의 레드와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후가 무더워 포도가 완숙되기 좋은 지역의 와인이 대부분이며, 호주 바로사 밸리의 쉬라즈나, 미국 나파 밸리의 까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와인들이 대표적입니다.

풀바디를 가지고 있는 와인들은 상대적으로 과실향도 좀 더 농익고 진한 느낌이 있으며, 소고기 양고기 등 묵직한 질감의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간혹 샵이나 레스토랑에서 주로 무거운 바디감의 와인만 찾으시는 분이 많은데, 와인의 바디감에 따른 선호도가 분명히 있겠지만, 아무래도 각 상황이나 음식에 맞춰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이대한 소믈리에

이대한 소믈리에는 2013년도 대학생 소믈리에 대회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4년 아마추어 소믈리에 대회 우승을 포함 여러 대회에서 입상을 하였고, 소믈리에로 근무하다가 현재 와인샵 매니저로 재직하며, 와인DB 수집 및 분석하고 와인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이대한 소믈리에 eogks72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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