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30도를 웃도는 요즘, 봄의 끝자락을 느껴볼 새가 무섭게 어느새 여름이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절기라는 하지 이후 무더운 날씨에 무기력함을 시원하게 칠링된 청량감 넘치는 화이트 와인으로 견뎌보자.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은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등 국제적인 품종들로 생산된 친근한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번 여름, 익히 알려진 국제품종 외에 청량감 넘치는 드라이한 이태리 토착 품종의 화이트 와인을 도전해보는 것도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수많은 종류의 포도품종이 재배되는 이태리는 다른 와인 생산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토착 품종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하고 있다. 허나 코르테제, 베르디끼오, 베르두쪼 등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품종 이름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의 기로에서 뒤로 밀려나는 와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애석한 점을 고려하여 ㈜레뱅드매일은 더운 여름을 더 개성 있고 특별하게 즐기기 위한 이태리 토착 품종 화이트 와인 3종을 소개하려고 한다.

▲ 왼쪽부터 ‘살바노 가비’, ‘우마니 론끼 까살 디 쎄라’, ‘마시 마시앙코’ <사진=레뱅드매일>

먼저, 섬세한 향기가 일품인 코르테제 품종의 화이트 와인 ‘살바노 가비’를 소개한다. 이탈리아 피에몬테주의 최남동부에 위치한 11개의 마을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바롤로 와인이 생산되는 11곳의 포도밭을 연상시키고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화이트 바롤로’라고 부른다. 100% 코르테제로 만들어진 가비는 미네랄 느낌과 신선한 시트러스향, 플로럴의 느낌이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봄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여름을 맞이하는 와인으로 추천한다.

다음으로, 이탈리아 동부 와인산지 마르께를 대표하는 우마니론끼가 보유한 화이트 와인의 정석 ‘까살 디 세라’ 이다. 베르디끼오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이 와인은 꽃 향기가 주를 이루며 노란 사과, 살구, 복숭아 향기가 잘 이루어져 풍부하면서 신선한 풍미가 혀에 부드럽게 녹아 드는 와인이다. 해산물, 진하지 않는 섬세한 음식들과의 완벽한 마리아주를 보여주는 와인이기도 하다. 길어진 하루를 ‘까살 디 쎄라’와 함께 마무리 하며 긴 여운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위치한 마시 와이너리의 ‘마시앙코(Masi+Bianco)’이다. 피노그리지오와 베르두쪼 두 가지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이 화이트 와인은 마시 와이너리의 자랑거리인 아파시멘토 기법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이 기법은 넓은 대나무 받침대에서 포도를 자연 건조시켜 색, 아로마, 탄닌, 당도를 모두 높이는 것으로 이 양조기술은 오랜 세월에 걸친 전통기술과 현대기술의 만남을 통해 계속 발 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마시앙코는 시트러스, 아카시아, 과일의 향기를 머금고 있으며 산도가 당도가 조화롭다. 레뱅드매일은 토착 품종이 와인의 특색을 넘어 그 지방의 특색을 대표한다는 것에 대해 동감하고 소비자들이 평소에 마셔보던 와인만큼이나 토착품종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 특유의 향미를 알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최염규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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