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의 소물이에] <43> Fine Waters Summit 후기, Retail이냐 Horeca냐

승인2017.07.04 23:16:53

지난 6월 광저우에서 열린 파인 워터스 서밋에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내가 참가하였다. 나는 스스로 우리나라 대표로 갔다고 이야기하진 않지만, 국제 컨퍼런스에 유일하게 참석하여, 우리나라의 프리미엄 워터와 워터소믈리에 자격증에 대해서 발표를 했다고 하니 주위에선 그게 ‘대표’라고 한다. 아무튼.

2박 3일간 전 세계에서 워터전문가와 프리미엄 워터 회사의 CEO와 마케팅 담당자가 모였다. 이들은 그룹을 만들어서 서밋에서 공식적인 Q&A와 토론을 진행하였고, 식사를 하면서, 이동 중에서도, 일정이 끝나고 저녁에 맥주 한 잔, 와인 한 잔하면서 정말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이야기 중에서는 누군가의 일방적인 주장도 있었지만, 전 세계 물전문가들이 수긍하고 공감하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물론 누군가의 일방적인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어 내가 공감을 해도 이번 칼럼 시리즈에 설명할 것이다. 이번 칼럼 시리즈에 순서는 중요도나 시간에 의한 흐름과는 관계가 없다. 내가 이번 칼럼을 준비하면서 나누고 싶은 주제를 정한 다음 가장 빨리 완성이 되는 순서대로 출판할 예정이다.

이번 주제는 ‘프리미엄 워터의 유통’에 관한 이슈다. 이번 서밋에서 ‘프리미엄 워터의 전략’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모든 회사가 갖고 있는 고충이 Retail이냐 Horeca냐였다. 워터를 포함한 음료의 유통은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제품을 파는 리테일(Retail) 샵과 호텔, 레스토랑, 바, 카페 등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레카(Horeca; Hotel, Restaurant, Catering 등)로 구분된다. 쉽게 말해 리테일에서 파는 제품은 집이나 이동(여행, 운동 등)중에 마시는 용도이고, Horeca에서 파는 제품은 음식과 함께 혹은 테이블에서 서비스받으며 마시는 용도이다.
 

▲ 청담동에 위치한 고급슈퍼마켓. 고급생수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중에 몇몇 프리미엄 워터들은 리테일과 호레카 중 한 곳을 결정하지 못했다.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판매되는 곳, 용도, 고객의 니즈 등에 따라 제품 포지셔닝이 달라진다. 같은 물이라도 전략에 따라 제품이 차별되어야 한다. 그래서 브랜드의 전략과 포지셔닝에 따라 어디에다가는 PET 2L 제품을 유통할지, 어디에다가는 글라스 750mL 제품을 유통할지 선택해야 한다.

보통 집에서 마시는 용도로는 편리성, 안전성, 가격 등의 이유로 플라스틱을 선호하지만, 레스토랑에선 고급스러움을 연출하고 음식과 즐기기 위해 글라스를 선호한다. 물론 자신의 선택동기에 따라 집에서도 글라스에, 레스토랑에서 플라스틱을 선호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로 봤을 때, 슈퍼마켓에서는 PET 병물을, 레스토랑이나 바에서는 글라스 병물을 더 쉽게 볼 수 있다.
 

▲ 리테일 전용 생수들. 레스토랑에서 세네배의 가격에 판매한다면 기꺼이 구매할 고객이 있을까?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결국 소비자가 지불하게 되는 각각 유통된 제품들의 가격은 차이가 난다. 슈퍼마켓에서의 PET 병물보다 레스토랑에서의 글라스 병물이 배 이상 비싸다. 각각 마진 계산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해 글라스 물이 기본적으로 원가가 더 높아 공급가도 더 비싼데, 레스토랑엔 인건비, 봉사료 등이 슈퍼보다 더 포함되기 때문에 레스토랑의 마진이 높다. 지금까지는 상식적인 이야기다.

그래서 생수업체 입장에서 많이 팔면 좋지만, 브랜드는 원하는 이미지로 브랜딩하고 싶고, 유통업자는 매출과 판매 볼륨을 위해서 리테일 시장을 공략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되면 가격이 공개가 되고, 최근에는 온라인 서칭과 온라인 쇼핑몰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전 세계의 최저가를 비롯한 그 제품의 가격을 검색할 수 있다.

Horeca 소믈리에들이나 구매 담당자들은 그렇게 가격이 공개된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유럽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도 레스토랑에서 물을 사 마시는 문화가 익숙하진 않다. 더욱이나 슈퍼에서 파는 제품을 레스토랑에서 몇 배의 가격을 주고 마시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 유럽에서는 레스토랑에서 물을 사 마시는 것이 일반화되어있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소주처럼 마트에선 천원 중반대에 살 수 있는 걸 식당에서 4천 원 주고 마시려면 엄청난 대중화가 필요하다.

프랑스의 P탄산수는 330mL 기준 정가가 2,400원 정도인데, 할인 시 천원 정도까지도 가격이 떨어진다. 카페에서는 4,000원대까지 팔린다. 이탈리아의 S탄산수는 750mL 기준 정가가 3,500원 정도인데, 할인 시 2천 원대까지 떨어지고, 레스토랑에서는 15,000원까지 판매된다. 워터소믈리에인 나 또한 물의 유통가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물을 사 마시면서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도 비슷한 케이스라고 알고 있다. 오프시장(대형유통마트)에서 팔리는 와인을 굳이 온시장(레스토랑)에도 공급해서 자신의 와인들이 마트보다도 몇 배나 비싸게 팔리게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건 유통업체의 잘못된 전략이다. 결국 도끼로 자기 발등 찍는 일이다. 유통업체도 자신의 제품 공략 시장을 타겟팅하고 브랜드를 포지셔닝한 후, 리테일로 갈 것인지, 레스토랑으로 갈 것인지 선택해서 그 곳을 공략해야 한다. 레스토랑 (워터)소믈리에도 레스토랑용인지 아닌지 잘 선택해서 골라야 한다. 유명한 브랜드라고 해서 고객이 선택할 것 같지만, 그만큼 유명한 브랜드를 굳이 제 값에 몇 배를 지불하면서까지 마실 고객을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선택해야 한다. Retail이냐 Horeca냐.
 

▲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김하늘 워터소믈리에는? 2014년 제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로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다. 2015년 5회 대회 땐 준우승을 차지하며 연속 입상했다.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 및 칼럼연재로 ‘마시는 물의 중요성’과 ‘물 알고 마시기’에 관해 노력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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