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되었던 만찬 자리에 함께한 와인이 있다. 바로 캘리포니아산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프랑스식과 한식이 함께 차려졌던 이번 만찬에 소비뇽 블랑이 준비가 되었다는 것은 아마도 이 화이트 와인이 지닌 특유의 매력 덕분일 듯 하다.

일반적으로 소비뇽 블랑 하면 뉴질랜드를 떠올리고, 미국이라 하면 샤도네이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번 만찬에는 뉴질랜드도 아닌 샤도네이도 아닌 미국의 소비뇽 블랑이 선택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왼쪽부터  파비아 리니아,  스파츠우드, ’75 와인  소비뇽 블랑 <사진=씨에스알 와인>

소비뇽 블랑은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화이트 품종으로 레몬, 라임, 구즈베리 등의 신선하고 상큼한 풍미가 돋보여 테이블 와인으로는 물론 식전주로도 사랑받는 품종이다. 아침 이슬을 머금은 풀 향기가 느껴지는 싱그러운 와인으로 마치 스파클링을 마시는 듯 청량감마저 느껴져 알코올의 향보다는 풍부한 과실향이 돋보이는 품종이다. 특히 미국 소비뇽 블랑은 단순하고 깔끔한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과 달리 더 부드럽고 잘 영근 과실의 풍부한 뉘앙스가 돋보이며 약간의 스모키한 뉘앙스도 느껴진다.

특히 오크 숙성을 한 무게감있는 샤도네이는 다소 부담스로울 수 있는 지금과 같은 더운 날씨에는 그 어떤 와인보다도 소비뇽 블랑 와인이 제격이다.

이번 만찬에 선보였던 것과 같은 캘리포니아산 소비뇽 블랑을 소개하자면 우선 골프 러버들이 사랑하는 75 와인의 소비뇽 블랑을 빼놓을 수 없다. 75타를 의미하는 숫자로 실제 미국 PGA 챔피언들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으로도 손꼽힌다. 특히 더운 여름, 라운딩을 돌며 시원하게 즐기기에도 제격인 75 와인 소비뇽 블랑은, 가격대비 최고의 화이트 와인으로 순백의 순수함, 순결함마저 느껴지는 라벨과 보틀 이미지에서 이미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와인 평론가로 유명한 로버트 파커가 ‘샤토 마고’라고 묘사하는 만큼 우아하면서도 파워풀한 와인을 만드는 스파츠우드의 소비뇽 블랑은 매년 한정 소량 생산으로 출시된다. 흔치 않은 여성 와인메이커들의 섬세한 손길이 함께 담겨 풍부한 아로마와 생기넘치는 산도감, 그리고 부드럽고 길게 이어지는 매끈한 질감이 매력적이다.

만약 환상적인 소비뇽 블랑으로 화려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파비아 리니아 소비뇽 블랑을 추천한다. 나파 지역의 유명 컬트 와이너리들에서 와인메이커를 거치며 세계 최고의 양조자 부부로 불리우는 애니 파비아와 앤디 에릭슨이 만드는 이 와인은 다른 소비뇽 블랑과는 다르게 오크 숙성을 거쳐 풍성하고 볼륨감 넘치는 글래머러스한 소비뇽 블랑으로 탄생하고 있다. 3,000병이 채 안되는 적은 양으로 생산되어 선택받은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와인이다.

얼음 사이 시원하게 칠링된 소비뇽 블랑 와인 한잔으로 후덥지근한 이번 여름의 더위를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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