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와인이나 특별한 사연이 있는 와인들은 그 가격을 매길 수 없는 경우가 있지만, 꾸준히 생산되고 거래되는 와인 중 세계에서 가장 고가 와인을 꼽으라면 당연히 ‘로마네 꽁띠’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로마네 꽁띠’를 만드는 품종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로마네 꽁띠’를 만드는 포도 품종. ‘피노 누아’에 대해서 말해보려 합니다. ‘피노 누아’는 ‘로마네 꽁띠’가 생산되는 지역인 프랑스 부르고뉴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르고뉴는 해양성 기후인 보르도와는 다르게 내륙 깊숙한 곳에 있어 서늘한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받습니다. 부르고뉴뿐만 아니라 미국의 오레건주, 뉴질랜드에 센트럴 오타고 등 서늘한 기후대에서 퀄리티 좋은 피노 누아가 생산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연중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피노 누아는 매우 섬세하고 복합적인 풍미를 지닌 와인으로 탄생합니다.

물론 더운 기후대에서도 재배할 수 있긴 하지만, 재미한 과실 풍미의 단순한 와인으로 생산된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피노 누아’는 주로 붉게 익은 체리나 산딸기 등 붉고 작은 과실의 풍미와 붉은 꽃의 풍미를 가지고있으며, 주로 향수에서 접할 수 있는 아주 매혹적인 머스크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색감은 매우 옅어서 다른 레드와인과 비교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타닌과 바디감은 낮은 편이지만, 산도가 매우 높아서 장기숙성에도 잘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품종입니다.

일반적인 레드와인보다 낮은 타닌과 바디감 덕분에 ‘피노 누아’는 참치나 연어 등 붉은 살 생선과도 잘 어울리며, 육류 중에서도 육회나 안심 스테이크 등 가볍고 부드러운 식감이 잘 어울립니다.

레드와인이 싫어 하시는 분 중 많은 분들은 텁텁한 타닌과 무거운 바디감을 말씀하시는데요. ‘피노누아’를 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이대한 소믈리에

이대한 소믈리에는 2013년도 대학생 소믈리에 대회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4년 아마추어 소믈리에 대회 우승을 포함 여러 대회에서 입상을 하였고, 소믈리에로 근무하다가 현재 와인샵 매니저로 재직하며, 와인DB 수집 및 분석하고 와인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이대한 소믈리에 eogks72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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