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답이다] <44> 우리 밥 이야기 (4)

임진왜란때 의병들 허기진 배를 주먹밥으로 달래, 지금의 주먹밥의 원형은 헤이안 시대의 ‘톤지키’라는 음식
승인2017.07.30 00:39:23
▲ 박성환 밥소믈리에

우리는 언제부터 밥을 먹기 시작했을까? 그 많은 밥 중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밥은 무엇이 있을까? 이제부터 우리의 밥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3) 주먹밥(삼각김밥)

비빔밥과 장국밥에 비하면 이상하리만큼 주먹밥에 대한 문헌이 적다. 비상식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기에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밝혀진 내용도 전쟁 시 비상식량으로써 밝혀진 정도다.

임진왜란 때 의병들이 허기진 배를 주먹밥으로 달랬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정확한 문헌을 찾을 수 없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콩가루 주먹밥이 등장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당시 이순신 장군이 밥을 김에 싸서 휴대하면서 먹었다고 해서, 이것을 주먹밥이 아닌 충무김밥의 기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콩가루 주먹밥이 등장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진=시사코리아뉴스>

일본의 경우 ‘스기타니 차노하타케’ 유적(3세기경의 야오이 시대 유적)에서 사람의 손으로 쥔 흔적이 있는 탄화된 쌀알 덩어리 화석이 출토되었다.

지금의 주먹밥의 원형은 헤이안 시대의 ‘톤지키’라는 음식으로 생각된다. 이렇듯 의외로 역사가 엄청나게 긴 음식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우리의 식문화와 비교해 볼 때, 우리도 아주 오래전부터 먹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헤이안 시대(A.D700~1200)에는 병사의 식사용으로 제공되었는데 이때에는 오니기리가 아니라 니기리메시라고 불렀고 후에 오니기리로 바꿔서 부른 것이 정착했다. 병사들은 크기와 모양이 달걀과 비슷해서 달걀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오니기리(おにぎり/お握り), 오무스비(おむすび/お結び)라고 부른다. 쥐다(니기루/握る), 뭉치다(무스부/結ぶ)라는 말과 관련이 있다. 주로 관동지방에서는 오무스비, 관서지방에서는 오니기리로 불린다.

그러다 1885년 일본 최초의 도시락 상품이 우츠노미야역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주먹밥 도시락’이었다. 이후 삼각김밥을 팔기 시작한 것은 1978년 편의점 세븐 일레븐이 최초다.

지금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모양의 삼각김밥은 그 후 필름 포장지가 개발된 1979년 7월 ‘오니기리 Q’라는 상품이 출시 되면서부터다. 우리나라는 1998년 세븐 일레븐에서 처음으로 삼각김밥이 출시되었다.

어쨌든 한•일 양 국가 모두 전쟁 시의 비상식량이었던 주먹밥은 편의점에서 출시 이후 급속도로 전파되어 나간 매우 저렴하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밥이 되었다.

일부에서는 첨가물 덩어리의 불량 인스턴트로 치부하고 있어 안타깝다. 일 년에 주먹밥으로 사용되는 쌀의 양을 안다면, 자기가 직접 주먹밥을 개발해 보았다면 그런 말을 못 할 것으로 생각된다. 주먹밥이 출시된지 거의 20년이 지났지만 가격은 700원에서 900원으로 고작 200원 오른 것이 전부다.

여전히 샌드위치보다는 영양적으로 부실한 싸구려 이미지가 있다. 우리나라의 흔한 커피전문점 어디서나 샌드위치나 케이크는 볼 수 있지만, 주먹밥은 찾아볼 수가 없다.

▲ 사진 좌측부터 오니기라즈 기원<사진=주간지 모닝> 과 오니기라즈 요리책 <사진=산사이 북스>

최근 2~3년 전부터 ‘오니기라즈’라는 둥글게 쥐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마치 샌드위치와 같은 주먹밥 요리가 나왔다. 이런 형태의 주먹밥이라면 카페에서 팔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오니기라즈’의 최초의 탄생은 1990년 유명만화 주간지인 ‘모닝’의 ‘쿠킹파파’라는 만화 213화에 처음 등장한다.

만화가의 상상력이 요리연구가나 쉐프를 능가하니 참 놀라울 따름이다.

주먹밥에 대한 좀 더 정확한 문헌이 있다면 나에게 알려주길 바랄 뿐이다.

소믈리에타임즈 박성환 밥소믈리에 honeyric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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