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와인 (Ice Wine , 독일어 : Eiswein)은 디저트 와인의 한 종류이며, 포도가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에서 수확하여 당이 농축된 포도로 양조한 매우 달콤한 와인이다. 아이스와인은 귀부병(Botrytis Cinerea)에 의해 수분이 날아가고 당분만 남아있는 프랑스 소테른(Sauternes), 헝가리 토카이(Tokaji), 독일의 트로켄베른아우스레제( Trockenbeerenauslese)로 양조되는 스위트와인과 다르다. 많은 아이스와인 애호가들은 아이스와인은 '독일에서 태어나고, 캐나다에서 대중화되다.'라고 표현하며, 특히 아이스 와인 중에 로제 아이스와인은 연인을 위한 '사랑의 묘약', 혹은 가족을 위한 ‘행복의 바이러스’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 아이스와인을 생산하는 겨울철의 포도밭 <사진=고재윤교수>

아이스와인의 생산량으로 세계 3대 아이스와인 국가는 독일, 오스트리아, 캐나다로 알려졌지만 최근에 세계 4대 아이스와인 국가로 중국이 포함되었다.

아이스와인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로마시대에 얼어붙은 포도로 양조한 기록이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필리(Pliny the Elder; AD 23∼79)는 첫 번째 서리가 발생하기 전에 포도는 수확되지 않았다고 기록했으며, 시인 마티얼(Martial)은 포도송이를 11월 또는 서리가 내릴 때 까지 포도나무에 남겨 두어야한다고 권고했다. 즉, 로마시대는 첫 번째 서리가 내릴 때 까지 늦게 포도를 수확하여 충분히 건조된 포도로 와인을 양조했다는 기록은 있으나 아이스와인이라고 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 도메세임(Dormesheim)마을이 아이스바인 발원지라는 것과 1829년에 처음 아이스바인이 생산되었다고 기록된 문서 <사진=고재윤교수>

아이스와인은 1775년에 독일 라인가우(Rheingau)에 위치한 슐로스 요하니스베르그(Schloss Johannisberg)와이너리에서 스페트레제(Spätlese)의 발견 이후부터 19세기 초까지 가장 위대한 독일 와인의 발견으로 알려져 왔다.

아이스와인은 로마시대 이후 1794년 독일의 프랑코니아(Franconia)지방에서 양조했다고 하지만 정확한 기록이 없으며, 최근에 발견된 문서에는 독일의 도메세임(Dormesheim)마을에서 우연하게 양조된 와인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1830년 2월 11일 독일 라인란트팔츠 주(Rhineland-Palatinate)의 빙켄(Bingen)지역과 가까운 도메세임 마을에서 아이스바인을 우연히 양조했다는 문서가 발견되었는데 그 당시 문서를 작성한 헨너(Henner)는 자신이 직접 아이스바인을 양조한 것을 보았으며, 아이스바인은 1829년 빈티지라고 기술했다.

▲ 겨울철에 하얀 눈이 내린 포도밭의 포도송이 <사진=고재윤교수>

1829년 도메세임 지역에서는 늦가을에 되었지만 포도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 포도 수확을 하루 이틀 미루고 있는 사이에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포도송이가 서리를 맞고 얼어 버렸다. 동네의 양조가들은 꽁꽁 언 포도송이를 돼지사료로 사용할 것을 고민하였지만 이것도 하느님이 주신 선물로 생각하고 전통방식으로 양조했다. 다음해 양조된 와인은 황금색을 띄고 청량하면서 달콤한 와인으로 마셔본 사람마다 최고의 스위트 와인이 탄생되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아이스바인’이라고 명명했다.

▲ 독일의 도메세임(Dormesheim)마을 입구에 있는 아이스와인 발원지 기념비 <사진=고재윤교수>

1250년에 형성된 역사가 깊은 도메세임 마을은 빙겐지역 동남쪽 8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현재 약 1,5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도메세임 마을은 1972년 4월 22일에 빙겐지역으로 행정구역이 편입되면서 아이스바인의 발원지를 빙겐지역으로 잘못 알려지게 되었다.

최근 도메세임 마을주민들은 아이스바인 최초 발원지가 빙겐이 아닌 도메세임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장소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마을 입구에는 5,300유로(약 750만원)를 투자하여 아이스바인 기념비를 건립하고 매 3년마다 아이스바인 퀸을 선발하여 아이스바인의 본고장의 의미를 되새기고 해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 도메세임(Dormesheim)마을에서 매 3년마다 선발하는 아이스바인 퀸 <사진=고재윤교수>

19세기부터 1960년까지 독일의 아이스바인 수확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19세기부터는 아이스바인에 관한 모든 것이 기록되어 보관되고 있는데 슐로스 요하니스베르그에 처음으로 소개 된 아이스바인은 1858년 빈티지이다. 이 기간 동안이 아이스바인을 체계적으로 생산하려는 노력이 거의 없었던 것은 기상조건의 변화로 포도수확이 어려웠고, 그나마 남겨둔 포도송이는 겨우내 굶주린 새(鳥)들이 모두 먹었고, 아이스 와인을 만드는 양조기술의 한계도 있었다. 1961년에 아이스바인의 양조가 실용화되면서 많은 양의 아이스바인이 생산되었다. 그 이유는 아이스바인의 양조 기술에서 문제점이 많았던 포도즙 압축기의 발명, 굶주린 새(鳥)로부터 피해를 줄이고 건강한 포도송이를 보호해주는 비닐 카버의 발견이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부터 지구온난화현상 때문에 발생하는 이상기온 때문에 많은 양의 아이스바인 생산은 어렵게 되었다.

▲ 도메세임(Dormesheim)마을이 보이는 겨울철 포도밭 <사진=고재윤교수>

독일의 아이스바인의 문제는 캐나다에서 떼루아로 해결되면서 ‘아이스와인(Ice Wine)’으로 재탄생되면서 그 진가를 알려졌다.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Ontario, Niagara-on-the-Lake)의 이니스킬린(Inniskillin)와이너리가 선구자의 역할을 했다. 1983년 이니스킬린 와이너리의 오스트리아 출신 공동 소유주였던 칼 카이저(Karl Kaiser)는 아이스 와인을 생산하고자 노력했으나 배고픈 새(鳥)들에게 포도송이를 모두 잃게 되면서 실패했다. 실패를 거울삼아 1984년에 칼 카이저는 힐레브랜드(Hillebrand), 플레 섬(Pelee Island)에서 위치한 포도밭에 그물을 쳐서 새들로부터 포도송이를 지키면서 최초의 아이스와인 양조에 성공했다.

그러나 캐나다 최초의 아이스 와인은 1972년에 독일 이주자 왈트 하인레(Walter Hainle)가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오카나간 밸리(Okanagan Valley)에서 예기치 못한 추운 날씨로 포도송이가 얼어서 우연하게 40리터의 아이스와인을 생산하게 되었다.

1991년 비넥스포(Vinexpo)에서 캐나다의 이니스킬린(Inniskillin)와인이 비달(Vidal)포도품종 아이스와인으로 금상을 수상함으로써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캐나다는 독일에 비해 비교적 기온차이가 없는 차가운 겨울 기온은 당도가 높은 아이스와인을 만들기에 적합한 떼루아 때문에 독일 아이스바인의 생산량을 추월하면서 세계적인 아이스와인으로 우뚝 서게 됐다. 그리고 캐나다 아이스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8~13%로 독일 아이스바인의 최저 알코올 도수 6%보다 약간 높은 편이다. 유럽 국가들은 20여 년 동안 캐나다 아이스와인이 알코올 도수가 높다는 이유로 수입을 금지하였으나 1991년 5월에 규제가 철폐되었다.

▲ 2017년 2월 베를린 와인 트로피에서 그랑 골드를 수상한 중국 길림성의 화란덕 아이스와인 2015년 <사진=고재윤교수>

중국의 아이스와인은 빙주(氷酒)로 부르며, 길림성 백두산 동쪽 산기슭인 교하, 통화, 매하지역과 랴오닝성, 신강성, 산동성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중국에서 유명한 아이스와인은 가장 역사가 깊은 산동지역의 장유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황금 아이스와인, 백두산의 정기를 받고 두각을 나타내는 길림성의 통화마을의 통화 아이스와인, 교하마을의 화란덕 아이스 와인이다. 특히 화란덕 아이스와인 2015년은 2017년 2월에 독일 베를린 와인 트로피에서 아시아 최초로 그랑 골드를 수상하면서 품질을 인정받았다.

중국 아이스와인의 역사는 2003년에 산동성 연태지역의 장유 와이너리에서 캐나다의 비달 포도품종을 랴오닝성 환인만족자치현 북전자향에 실험재배에 성공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북전자향은 랴오닝성에서 제일 큰 담수호 환룡호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넓은 호수, 초겨울에 내리는 눈, 일교차가 심하고 강수량이 적고 따가운 햇볕 등이 아이스와인용 포도의 생장에 적합한 떼루아를 갖고 있어 ‘세계 황금의 아이스와인 계곡’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 이후에 길림성은 1962년부터 중국농업과학특산물연구원에서 중국의 토착 품종인 산머루 재배연구를 거듭한 결과 추위에 강한 산머루를 재배하고 아이스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 중국 길림성에서 재배되는 산머루 <사진=고재윤교수>

아이스와인의 국가별 포도품종을 설명하면, 독일은 주로 리슬링(Riesling)품종, 오스트리아는 그뤼너 벨틀리너(Grüner Veltliner), 게뷔르츠트라미너(Gewürztraminer) 품종, 캐나다는 프랑스의 교배종인 비달(Vidal,75%)을 중심으로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10%), 리슬링(Riesling,7%), 피노 블랑( Pinot Blanc), 슈냉 블랑(Chenin Blanc),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누아(Pinot Noir), 메를로(Merlot),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시라즈(Shiraz) 등 포도품종, 중국은 비달(Vidal), 산머루(Vitis Amurensis Rupr), 북빙홍 포도품종이다.

국가별로 아이스와인의 수확시기와 수확할 때의 적정 온도를 보면, 독일은 12월-1월 사이에 -7℃, 오스트리아는 12월-1월 사이에 -7℃, 캐나다는 12월-1월 사이에 -8℃, 중국은 11월-12월 사이에 -7℃이다.

마지막으로 국가별로 음식과 아이스와인의 조화를 설명하면 더욱더 좋은 정보가 될 것이다. 독일의 아이스바인은 자연적인 농축미로 당도가 높으며 산도도 높고, 과일향이 풍부하면서 벌꿀 향과 맛으로 사과파이, 아이스크림, 치즈 케이크, 과일 등에 잘 어울리고 특별히 거위 간 요리에도 멋을 더해준다. 캐나다의 아이스와인은 다양한 과일 향에 신맛과 더불어 청량한 단맛이 나는 것으로 너무 달콤한 디저트 혹은 생선 음식은 피하고, 과일(사과, 배, 복숭아)과 함께 마시거나 치즈 케이크에 어울린다. 중국의 아이스와인도 독일과 캐나다 아이스와인처럼 신선하면서 달콤한 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디저트요리에 어울린다. 그러나 중국의 길림성 교하 마을에서 생산되는 산머루로 양조한 아이스와인은 로제아이스와인으로 무화과, 자두, 복숭아 향이 나며, 잘 절재 된 단맛과 높은 산도 때문에 스위트 와인의 개성을 뛰어 넘어 중국 음식 중에서 북경오리 요리, 동파육, 생선튀김요리, 양고기 구이, 거위 간 요리, 디저트로는 케이크, 파이, 아이스크림 등과 잘 어울린다.
 

▲ 고재윤 교수

고재윤박사는 현재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이면서,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이다. (사)한국외식경영학회 회장, 한국호텔리조트학회 회장, 한국와인소믈리에학회 회장,(사)한국관광학회 부회장, (사)한국관광호텔경영학회 부회장, (사)한국컨벤션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2010년 프랑스 보르도 쥐라드 드 생떼밀리옹 기사작위, 2012년 프랑스 부르고뉴 슈발리에 뒤 따스뜨뱅 기사작위, 2014년 포르투칼 형제애 기사작위를 수상하였고, 1997년 국내 최초로 와인 소믈리에교육을 도입하였고 와인을 학문으로 승화하였으며, 국내 최초로 불모지였던 워터 소믈리에, 티소믈리에 교육을 개설하고 학문적 영역으로 개척한 학자이다. 저서로는 와인 커뮤니케이션(2010), 워터 커뮤니케이션(2013), 티 커뮤니케이션(2015), 보이차 커뮤니케이션(2015), 내가사랑하는 와인(2014) 외 다수가 있으며, 논문 120여편을 발표하였다. 현재는 한국와인, 한국의 먹는 샘물, 한국 차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뛰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고재윤교수 jayounk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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