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에서 '스톤 팟(Stone Pot; 금이산 오가피 와인을 활용한 칵테일), '고도리 바이버(Godori Viver; 고도리 화이트 와인을 활용한 칵테일), '미소 펀치(Meeso Punch; 샤토 미소 스위트 로제를 활용한 칵테일) 등 한국와인으로 다양한 칵테일을 선보였던 앨리스 바의 김용주 대표를 만났다. 아래 인터뷰는 페스티벌 전 진행한 인터뷰로 시점의 차이가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 2017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에서 다양한 한국와인을 활용해 칵테일을 선보인 김용주 바텐더 <사진=앨리스 바>

Q. 안녕하세요. 김용주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청담동에 있는 앨리스 바하고 겟 올라잇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바텐더 김용주라고 합니다. 

Q. 김용주 대표님은 국내 최고의 바텐더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그리고 바텐더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으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기까지 경력이 궁금합니다.

바텐더 커리어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 바텐더로 시작해, 메리어트 호텔을 거쳤습니다. 지금은 청담동에서 바를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대회를 나간 2010년 이후로 꾸준히 참가를 했어요. 2010년도 월드 클라스에서 5등이라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우승을 한 적은 딱 2번이 있습니다. 2012년도에 부아롱에서 하는 페어링 대회에서 우승을 했었고, 작년에 프랑스산 오렌지 리큐르 회사인 코인트루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한국대표로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 챌린지에 참가해 바텐더 상을 받았습니다. 

Q. 우승했던 당시 선보였던 칵테일은 무엇인가요?

코인트루 대회는 프랑스에 있는 뮤즈에 영감을 받아서 뮤즈를 상징하는 칵테일을 만드는 챌린지였습니다. 작년에 우승했던 칵테일은 마담 드 퐁파두르(Madame de Pompadour)라는 칵테일인데요. 마담 드 퐁파두르라 하면 프랑스에서 되게 유명한 왕비이자 귀족이에요. 저같은 경우에는 마담 퐁파두루가 살아왔던 삶, 그리고 그 여자의 모습을 칵테일에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녀가 생전 다른 사람에게 많은 것을 베풀었던 것에서 착안해 여러 사람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대용량의 칵테일인 펀치 스타일을 만들었습니다. 

Q. 그렇다면 이번에 선보이는 '한국 와인 칵테일'로 볼 때, 한국 와인이 칵테일 재료로써 가지는 특징은 무엇입니까?

단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한국 와인의 장점은 직설적이라는 것 입니다. 어떻게 보면 밸런스가 좋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입맛에 특성인 것 같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입맛이 자극적인것을 좋아하잖아요?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한국적인, 자극적인 재료와 굉장히 잘 어울려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경북 영천의 고도리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아이스 와인이 있어요. 단맛과 매운맛이 굉장히 잘 어울리거든요. 그래서 이제 아이스 와인 베이스에 한국의 고추를 매칭했습니다. 그리고 오미자를 활용했습니다. 그것을 현대적인 기술인 클리어파이(투명하게 뽑아내는 기술)를 사용해, 진토닉 같은 스타일의 칵테일을 만들었습니다. 맛은 약간 매콤하고 달콤하면서, 여러가지 풍미가 나는, 탄산감이 느껴지는,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그런 칵테일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Q. 지금 운영하고 있는 앨리스 바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 청담동에 위치한 앨리스 바 <사진=앨리스 바>

앨리스 바는 2015년 4월에 정식 오픈을 했습니다. 앨리스 스토리는 사람들한테 굉장히 친숙합니다. 현실이 싫어 도망친 곳이 '원더랜드'라는 곳인데, 저는 '바'가 그런 공간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원더랜드처럼 모두가 나다워질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비지니스 카드를 교환하는 장소가 아니라 '내가 편하게 와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바를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앨리스'라는 이름으로 바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금주법 시대에 유행하던 스타일의 바에요. 입구에는 꽃집이 있고, 그 안에 조그마한 문을 통해서 들어가면 바가 있습니다.

클래식이나 팬시하고 젠틀한 칵테일 보다는 색다른 스타일의 칵테일을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는 바 보다는 조금 더 활기차고 재미있고 위트있는 바입니다.

그리고 우연치 않게 오픈을 하자마자 좋은 어워드를 많이 받았습니다. 2년 연속 국내에서 최고의 상인 '베스트 바'라는 상을 받았고, 아시아 베스트 바라는 어워드에서 11위와 15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재밌고 유쾌한 바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Q. 후배 바텐더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신다면?

아무래도 바텐더라는 직업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업이잖아요. '내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느냐'가 페이퍼나 숫자적으로 보여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마음이 많이 조급해져서, 금방금방 업장을 옮기게되고, 일을 포기하게 되고, 초심을 잃어가는 친구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바텐더처럼 뿌리가 깊어야 되는 직업이 없다'고 생각을 해요. 힘들더라도, 눈에 당장 보이지 않더라도, 열심히 물 주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뿌리가 단단히 잡혀저서 줄기도 쑥쑥 올라오게 됩니다. 그러니까 너무 조급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100년, 200년 갈 수 있는 전통있는 바를 만들고 싶은 게 제 목표입니다." <사진=앨리스 바>

Q. 앞으로의 계획은요?

작년까지는 자그마한 숫자에 많이 집착을 했어요. 사실, 랭킹이나 바 어워드에서 1위, 아니면 숫자를 줄여가기에 집중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제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내 딸한테 내 앨리스를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그마한 숫자에 집착하기 보다는 큰 숫자를 만들어 가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100년, 200년 갈 수 있는 전통있는 바를 만들고 싶은 게 제 목표입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기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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