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의 수제맥주 전문점 '생활맥주'.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맥주를 비롯한 다양한 안주를 나르는 직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매장 관계자는 "평일에도 간단히 식사를 하면서 맥주를 마시는 손님들이 제법 찾아온다"고 말했다.

▲ 생활맥주, 매년 2배씩 성장하여 현재 120여개 가맹점 운영 <사진=생활맥주>

투박한 손글씨의 메뉴판이 눈길을 끄는 1층 홀에는 테이블에서 수제맥주를 즐기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20대 연인부터 30대 직장인, 40대로 보이는 주부들까지 조합도 다양하다. 이 맥주집은 저녁 8시가 넘으면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붐빈다.

최근 다양한 맛과 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개성이 강한 수제맥주의 인기가 절로 높아지고 있다.

맥주시장을 보면, 3~4년 전만 해도 수제맥주는 서울 이태원이나 홍대 인근에서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14년 주세법 개정 이후 프랜차이즈 기업들과 중소 수입사•브루어리(양조장)가 속속 가세하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작년 200억 규모…"매년 100% 넘는 급성장"

주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은 전체 4조6000억 원 맥주 시장 가운데 200억 원 규모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매년 100% 넘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일부에선 향후 2조원 규모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는 지난 2002년 주세법 개정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이 때 소규모 맥주 제조면허가 도입되면서 자신의 영업장에서 직접 맥주를 만들어 팔 수 있는 브루펍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외부 유통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본격화된 건 2014년 주세법 개정 이후다. 소규모 양조장의 외부 유통이 허용되면서 대기업과 중소 수입사, 개인 양조장 등이 수제맥주시장에 뛰어들어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매년 2배 이상 성장… 생활맥주, 데블스도어 등 인기

이러한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업체로는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1위 업체인 ‘생활맥주’가 있다. 생활맥주는 ㈜데일리비어(대표 임상진)가 선보인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대한민국 수제맥주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생활맥주는 매장수가 매년 2배 이상 성장하며, 현재는 12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생활맥주는 그 비결을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가맹점주와 함께 성장하는 사업모델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 말한다. 지속적으로 함께 하기 위해서는 운영에 대한 편리함과 높은 순이익을 가맹점주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생활맥주는 경력자가 필요 없는 주방 시스템을 만들어 인건비는 줄이고 매장 순이익은 극대화했다.

생활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생활맥주가 직접 선별하고 관리하는 수제맥주에 대한 신뢰, 그리고 매장 분위기의 만족감을 들 수 있다. 생활맥주는 매장 마다 판매하는 맥주와 인테리어가 조금씩 다르다. 총 19종의 맥주 가운데 10여개의 맥주가 유명 양조장과 협업을 통해 직접 개발한 수제맥주다.

생활맥주 임상진 대표는 “유행을 좇아 비슷한 메뉴와 매장을 만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소비자들이 식상하게 생각하고 결국 발길을 끊는다”며, “생활맥주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변화하고 있다. 이것이 생활맥주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목 받는 또 다른 수제 맥주업체로는 신세계푸드의 수제맥주 레스토랑 ‘데블스도어’가 있다. 데블스도어는 첫 매장을 낸 지 만 3년 만에 160만잔(370㎖ 기준)이 넘는 수제맥주를 팔며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테블스도어는 론칭 3주년을 맞아 수제맥주 신제품 3종을 내고, 오는 12월에는 제주 신화월드에 4호점도 열 계획이다.

▲ 수제맥주 업체 매년 높은 성장률 보여.. ‘생활맥주’, ‘데블스도어’ 등 인기..<사진=생활맥주>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트렌드의 빠른 변화를 파악하고 제품 개발에 즉시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수제맥주의 가장 큰 장점인 만큼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양질의 맥주 개발에 힘쓰겠다"며 "앞으로도 데블스도어 만의 신선한 맥주, 수준급 메뉴, 감각적 분위기를 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협회 관계자는 "2002년 한 곳에 불과했던 국내 소규모 양조장은 현재 70~80곳까지 늘어났다”며, “서울 홍대나 이태원, 경리단길 등지를 중심으로 개인 수제맥주 창업자가 늘어나며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동열기자 stpres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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