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온난화는 전체적인 포도 수확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사진=소믈리에 타임즈 DB>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포도 품종, 수확 방식, 포도밭의 슬로프나 방향, 토양, 기후 등 다양한 요소들의 적절한 조건이 필요하며 이런 특별한 조건을 떼루아(terroir)라고 한다. 그래서 해마다 날씨는 와인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이며 대부분 프랑스에서 전통적으로 최고의 날씨는 풍족한 봄비 이후 유난히 뜨거운 여름과 뒤늦은 가뭄(late-season drought)이다. 이러한 조건은 포도를 빨리 성숙하게 하고(fast-maturing fruit) 단단하게(robust) 만들며 조기 수확(early harvest)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번 주 과학 저널 '네이쳐 클라이머트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는 온난화로 인해 최근 30년 동안 캘리포니아, 호주 남미, 유럽까지 세계적으로 포도 수확 시기에 주된 요인인 온도가 올라 수확시기를 급격히 앞당겼으며, 특히 이러한 온난화는 1980년도 이후 400년간의 프랑스의 수확 시기를 2주나 앞당겼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온난화 기후는 몇백 년을 이어온 포도의 '조기수확 공식'에서 '가뭄'이라는 요소를 지우고 있다고 했다.

과거엔 상대적으로 추운 지역인 프랑스와 스위스는 평균이상의 기온과 뒤늦은 가뭄이라는 조건이 항상 필요했다. 왜냐하면 물리학적으로 볼 때 수분이 매일 증발하면 토양을 계속 차게 만들기 때문에 가뭄으로 토양을 더 건조하게 하면 수분은 덜 증발하고 표면은 더 뜨거워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온난화와 관련한 기존 연구들에서 전통적인 포도가 자라기엔 어디든 너무 뜨거워 질 것이며 포도밭은 점차 뜨거운 기후의 품종으로 바뀔 것이고 이것은 수확의 방법과 떼루아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다른 결과를 말했다.

콜롬비아 대학과 하버드가 공동으로 진행한 새로운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1600년대부터 20세기와 21세기까지 날씨와 온도, 강수량과 토양의 수분 그리고 포도에 대한 기록들을 분석했다. 콜롬비아 대학의 라몬트 도허티 지구 관측소와 나사의 고다드 우주연구소(Columbia University's Lamont-Doherty Earth Observatory and NASA's 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의 기후 과학자인 벤자민 쿡(Benjamin Cook)은 "지금 이런 따뜻한 기후변화는 포도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뜨거운 온도를 위한 가뭄은 필요 없게 되었다."고 했다. "1980년 이후 가뭄의 신호는 사실상 사라지고 있고 이것 근본적으로 대규모 기후 변화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영향을 받은 지역들은 피노 누아, 샤르도네, 그리고 비교적 추운 지역 품종들이 자라는 알자스(Alsace), 샹파뉴(Champagne), 부르고뉴(Burgundy), 랑그도크(Languedoc)라고 했다.

연구의 공동저자 하버드 대학 생태학과의 엘리자베스 볼코비치(Elizabeth Wolkovich)는 "이러한 기후 변화가 당장 와인 산업에 나쁜 영향은 주지 않는다"며 "2003년 엄청난 더위가 유럽을 강타했을 때 수확일이 제일 빨랐지만 그 해 특별히 뛰어난 와인이 생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것은 아마도 좋은 지표가 될 것이다. 만약 더 뜨거워 지길 원한다면 포도밭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라고 했다.

과학자들은 1도씨 높은 온도가 포도 수확을 6~7일 앞당긴다고 말했다. 라몬트 도허티 기후 과학자 이브 뚜르(Yves Tourre)는 이러한 자연 기후 변동과 인간에 의한 온난화는 부르고뉴의 많은 피노누아 품종들의 완성을 몹시 신경쓰이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논란이 되었던 보고서는 보르도가 카베르네(Cabernets)와 멜롯(Merlots)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2050년에 오늘날 와인 생산지의 3분의 2는 더 이상 포도가 자라기에 적합한 기후가 아니게 될 것이며 다른 지역이 적합한 곳이 될 것이라고 했다. 포도는 더이상 캘리포니아의 나파벨리에서 자랄수 없을 것이며 워싱턴이나 브리티시 콜롬비아가 적절한 곳이 될 것이라고 했고 영국 남부는 새로운 샹파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중앙의 언덕은 칠레가 될것이고 남부 호주의 큰 와이너리들은 아마도 저 남쪽 멀리 탄자니아에 자리 잡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볼코비치는 "만약 사람들이 프랑스에서 자란 이탈리아 품종과 독일에서 자란 피노누아를 흔쾌히 마실 수 있다면 우리는 적응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소노마 주립대의 와인 비지니스 경영과 교수인 리즈 타치(Liz Thach)는 "몇몇은 여전히 온난화에 의심을 갖고 있지만 와인 산업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매년 직접 보고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온난화가 진짜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있다."며 지금 지구는 점차 혼잡해지고 있고 와인에 적합할 땅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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