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5일 방영한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해)' 167화 방송 말미에는 2월 12일에 있을 168화 예고편이 공개됐다. 예고편에는 새로운 얼굴의 셰프가 등장했다. '토니 정', 알고 보니 와인 애호가들의 성지로 알려진 앙스모멍 레스토랑의 총괄 셰프다.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선 이미 미남 셰프로 유명한 토니 정 셰프가 냉부해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와인 동호회와 SNS가 떠들썩하다.

토니정 셰프는 신라호텔 최연소 입사 기록이 있으며, 뉴욕 미슐랭 레스토랑 'le Cirque'에서 총부주방장을 역임했고, 파리에서 르꼬르동 블루 디플로마를 취득했다. World Best Restaurant 4차례 선정에 빛나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NOMA에서도 근무하며 젊은 나이에 많은 이력이 있다.

▲ 앙스모멍 토니 정 총괄 셰프 <사진=앙스모멍>

앙스모멍의 노태정 총괄 소믈리에를 통해, 최근 홍대 나인브릭호텔 2층에 오픈한 앙스모멍 3호점의 바쁜 현장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Q. 안녕하세요, 셰프님. '냉부해' 예고편에서 강렬한 등장을 하셨습니다. 냉부해 출연으로 이제 TV 스타 셰프라고 소개해야겠네요. 방송 이후 바빠지셨을텐데,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아직 스타 셰프의 느낌은 없는 것 같아요. 예전처럼 그냥 셰프로 지내고 있어요. 앞으로는 바빠질 거라고 주변에서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평소와 달라진 건 크게 없어요. 방송보다도 최근에 앙스모멍 3호점을 오픈해서 더 바빠졌어요.

Q. 앙스모멍 3호점은 1, 2호점과는 다른 컨셉이라고 들었어요.

1호점인 압구정 본점은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을 구성한 레스토랑입니다. 제가 합류한 작년 3월엔 이미 콜키지 프리로 유명한 레스토랑이었고, 사람들이 와인과 편안하게 음식을 즐기는 것이 컨셉이었습니다.

2호점인 종로점은 캐쥬얼하고 합리적인 다이닝이 컨셉입니다. 국내 파인 다이닝은 아직 소비자들이 다가갈 수 있는 가격보다 더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소비자들이 파인 다이닝 보다는 쉽게 다이닝을 즐길 수 있도록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의 레스토랑을 생각했습니다. 편하고 캐쥬얼하면서도 갖출 건 갖추려고 노력했습니다.

▲ 최근에 오픈한 홍대점은 현재 랩 키친 형태로 운영중이며, 3월말에 '리얼 우드 스테이크 하우스' 컨셉으로 그랜드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홍대점은 3월 말 그랜 오픈 전까지는 현재 소프트 오픈 중 이고요, 랩 키친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요. 홍대점만의 여러 가지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실험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고객과 소통하면서 그랜드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랜드 오픈은 '리얼 우드 스테이크 하우스' 컨셉으로, 옛날에 먹었던 장작 구이 고기를 현대식으로 재현할 것입니다. 랩 키친에서 구상한 스테이크 중심의 여러 가지 메뉴를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앙스모멍은 와인과 음식의 균형이 잘 잡힌 레스토랑 같아요. 평소에 메뉴 개발 때 노태정 소믈리에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시나요?

신규 와인이 들어올 때마다 노태정 소믈리에와 테이스팅하고, 식재료마다 먹어보고 확인하는 작업을 많이 합니다. 상식적인 선에서 맞는 조합이라도, 디테일하게 보면 포도품종이나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해산물도 민물 해산물인지 바다 해산물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그리고 원산지에 따라서도 향, 질감 등이 많이 다릅니다. 통상적으로 육류에 레드 와인, 해산물에 화이트 와인이 맞다고 하지만, 완벽한 조화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노태정 소믈리에와 이야기해서 디테일하게 마리아주를 잡고 있습니다. 

▲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통상적으로 맞다고 알려진 조합도 디테일하게 보면 와인의 포도품종과 지역, 식재료의 원산지와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난다." <사진=소믈리에타임즈 DB>

Q. 평소에 와인은 즐기시나요, 어떤 와인을 좋아하시나요?

예전에 통통했을 때는 술을 많이 좋아했죠. 주로 소주를 마셨는데, 다이어트 이후에는 발효주 위주로 마십니다. 지금은 와인이나 막걸리만 마시고 있습니다. 와인은 보틀로 마시기보다는 하프 보틀이나 한두 잔 정도만 마시는 걸 좋아해요. 품종 중에선 피노 누아를 좋아하고요. 집에선 혼자 칠레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아르헨티나 말벡을 주로 마십니다.

Q. 개인적으로 경험한 최고의 마리아주 쌍은 무엇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같은 지역에서 나오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와인이 가장 잘 어울리더라고요. 최근에 아르헨티나 민물 홍새우로 만든 감바스와 아르헨티나 화이트와인을 먹었는데 아주 잘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생각해보면 구세계 와인인 프랑스나 이탈리아, 신세계 지역 와인들도 그 지역 음식이랑 마셨을 때 비교적 좋은 궁합을 보였던 것 같아요. 아르헨티나 민물 홍새우가 눈도 빨갛고 전체가 다 빨간 새우인데, 특히 새우 향이 강합니다. 드시는 분들은 비린내가 난다고 하시는데, 그 향은 비린내라기보다는 새우 특유의 향이 아주 강한 새우입니다. 아르헨티나 화이트 와인은 다른 화이트 와인보다도 그 향을 비린내스럽게 하지 않고, 매력처럼 느껴지게 더 잘 살려줬습니다. 아직까지도 생각나는 조합입니다.

Q. 실례지만 셰프님의 마리아주(결혼)는 성공하셨습니까?

(웃음) 아직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음식과 와인의 마리아주는 만들었는데, 아직 제 마리아주는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20대 중반 이후 계속 해외에 있었고, 국내 복귀후엔 계속 바쁘게 지냈습니다. 이제 제 인생의 마리아주 완성에도 신경쓰려고 합니다.

다음화 ② 음식 외길 인생 편에서 계속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기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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