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비즈니스 세계에 대한 이해

창업을 하고 나서 첫 번째로 창업자들이 ‘현실’이라는 삶을 이해하고 배우게 된다. 사업에 대한 경험 없이 직장인으로 살아왔거나 대학 또는 연구소에서 살아왔던 분들이 창업을 시작하고 나서 많은 어려움을 접하게 된다.

생각대로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사업 현장은 녹록하지 않기에 주어진 상황과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단순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업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면 내 수고에 대한 보상을 당연히 받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일을 하지만, 기술용역일지라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그 당연한 보상을 받기가 쉽지가 않다.

정말 안 좋은 상황에는, 계약서를 쓰고 일을 해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일에 대한 용역비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창업을 결심했다면 재정적인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스스로의 보호 장치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

창업한 기업의 생존을 위해 창업자들은 지속적인 자금을 유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첨단기술로 좋은 기술을 개발해 놓았을지라도 자금이 제때에 투입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을 수밖에 없다.

▲ 비즈니스 세계에 대한 이해 <사진=stevepb>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어떤 누구도 두 번의 기회를 주지 않으며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래서 성공적인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 운영과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많이 단계별로 유치하고 사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그 방안들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외에도 전략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사업 파트너나 기업들을 찾아 제휴 관계를 맺으며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재정적인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가 있다.

창업된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정 지출을 최소화하고 현금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여 재정 관리에 민감해야 한다. 회사의 구성원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만 기업의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이때 너무 미래의 기업가치에 의존하여 오늘에 열심히 투자유치를 하지 않으면 구성원의 팀워크를 잃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창업주와 경영자들은 미래보다는 오늘의 실제적인 존재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비즈니스의 세계관을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 경영자들이 성공적인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평가하는 세상의 기준인 ‘현실’을 직시하면서 기업 경영을 해야 한다. 필자도 성공에 대한 희망찬 기대와 비전만으로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그 일을 하면서 비즈니스 세계에 대한 이해 부족과 무지로 많은 시행착오들을 경험했고 그 속에서 아픔과 좌절 그리고 인내의 한계를 극복해야 했다. 결국에는 나의 무지로 회사를 어려움에 처하게 만들었다. 이 시련 속에서 필자는 ‘돈’과 ’현실’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일례로 우리 회사는 한 뉴욕의 벤처투자 회사로부터 600만불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아 300만불을 투자받기로 합의한 상황이 있었다. 그 와중에 불행하게도 2008년에 함께 일하기로 했던 A회사가 계약된 용약 계약서를 파기함에 따라 뉴욕의 투자사로부터 투자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회사는 현금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해졌고 결국에는 매우 적은 돈으로 대주주의 지분을 넘겨주어야 하는 아픔을 경험했다.

이후부터 필자는 재정적인 측면에서 돈과 현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그 당시 나는 돈을 단지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벤처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금 정도로 인식했지만, 돈이 없으면 회사도 죽고, 또 개인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니 그뿐인가. 돈이 없으면 함께 일하던 동료와 그 가족의 삶도 송두리째 망칠 수 있다. 또 돈을 잘못 관리하면 경영자와 투자자 또는 회사 간에도 싸움이 일어나고 무책임한 비난과 고소 고발이 서슴없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기에 아무리 좋은 기업 정신과 가치를 가진 기업일지라도 돈 관리를 잘못하면 많은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기에, 창업주들은 돈(Money)의 가치를 바르게 인식하고 재정의 관리 능력을 배양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창업자들은 적극적인 개념으로 돈을 현금(Cash)으로 보는 인식이 필요하다. 현금은 즉시 어느 때라도 현금화할 수 있는 현찰을 의미한다. 그런데 창업주들은 때때로 현실을 무시하고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으로 인해 미래지향적인 가치(Value)만을 중요시할 때가 많다.

예를 들면 회사가 어려울 때 창업주의 지분을 많이 보유하려고 투자조건을 인색하게 하여 투자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회사가 살아야 회사의 지분이 중요한 것이지, 실패한 기업의 지분은 아무런 쓸모가 없지 않나. 창업주들은 모든 상황에 지혜롭게 대처해서 합리적인 투자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가능하면 회사에 재정 압박이 오기 전에 재정관리를 잘해야 하고, 만약 어려움을 만나거든 현찰의 의미처럼 현실에 기초로 한 재정관리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가치는 오늘이 존재할 때만 쓸모가 있기에 현금, 현찰이라는 존재론적 개념과 사실을 늘 인정하며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

일례로 최근 부도난 기업들을 살펴보면 전년도 흑자를 많은 내는 기업임에도 도산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늘 유동성을 갖는 현금, 현찰을 확보하지 않으면 어느 날 회사의 가치를 모두 잃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즉, 사업을 할 때는 보다 냉철하게 오늘의 시각을 갖고 사물을 보고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실패한 벤처기업들은 기술이 없어서 부도난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결과로, 즉, 현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나온 결과의 소산이라고 생각된다.

창업 성공을 위해서 회사경영은 늘 현실이라는 사실적 존재를 인정하는 습관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사전에서는 ‘현실’이라는 단어를 현재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Fact)이나 상태(State or Condition)로 정의하고 있다.

▲ 송 병 문 박사

송병문박사는 버지니아텍에서 공학박사를 받은 후에 미국 국방회사에 근무하다가 2004년 무선통신관련 벤처기업을 창업하여 5년간 운영하였다. 이후 2009년부터 텍사스에있는 베일러대학교 전기 및 컴퓨터 공학과의 조교수로 제직하였고, 2013년부터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에서 근무했다. 만21년의 미국생활을 접고 귀국하여 2015년 9월부터 구미전자정보기술원에서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송병문 칼럼니스트 ben.song858@gmail.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