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렘마(Maremma) 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모렐리노 디 스칸사노(Morellino di Scansano)는 2006년 DOCG 등급을 받았다. 레드 와인을 생산하며 최소 85%의 산지오베제 품종을 사용해야 한다. 리제르바의 경우 최소 2년의 숙성이 필요하다. 새로운 와인 생산지역인 이곳은 1930년대 무솔리니가 개척하기 전까지는 사람이 살기 힘든 늪지였다. 마렘마 북부인 볼게리가 와인으로 성공하자 덩달아 이 지역도 많은 관심을 받고 투자가 이루어졌다.

▲ 마렘마의 와인생산지역 <사진=www.travelingintuscany.com>

카르미냐노(Carmignano)는 레드 와인을 생산하는데 최소 50%의 산지오베제를 사용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이 지역의 와인 생산자들은 토착 품종에 10~20%의 카베르네 소비뇽 또는 카베르네 프랑을 블랜딩했다.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는 새롭게 탄생한 로쏘 델라 발 디 코르니아(Rosso della Val di Cornia) DOCG에 높은 비율로 블랜딩된다. 원래는 서브 존이었던 수베르토(Suverto)는 발 디 코르니아(Val di Cornia)의 레드 와인과 함께 2011년 DOCG 등급으로 승격되었다.

마르퀴스 마리오 로체타(Marquis Mario Rocchetta)의 테누타 산 귀도(Tenuta San Guido)에서 1968년 사시카이아(Sassicais)를 출시한다. 마렘마 북쪽에 위치한 볼게리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을 베이스로 바리크(Barerique) 숙성한 와인인 사시카이아는 출시 당시 비노 다 타볼라(Vino da Tavola) 등급이었다. 안티노리(Antinori)가 뒤이어 1971년 티냐넬로(TIgnanello)를 내놓았는데, 역시 비노 다 타볼라 등급으로 출시됐다. 바리크 숙성한 산지오베제의 블랜딩 비율은 1982년 85%로 고정되었다.

▲ 슈퍼 투스칸의 효시 사시카이아 <사진=Flickr>

이 두 와인을 시작으로 토스카나의 생산자들은 보르도 스타일의 풍부한 과일향과 라운드한 질감을 가진 산지오베제를 생산하거나 프랑스 품종으로 산지오베제를 대신하기도 했다. 좀 더 보르도 품종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슈퍼 투스칸 와인으로는 카베르네 베이스의 안티노리 솔라이아(Solaia), 오르넬라이아(Ornellaia), 메를로 베이스의 마세토(Masseto), 100% 카베르네 프랑 품종으로 만드는 르 마키올레(Le Macchiole)에서 생산하는 팔레오(Paleo)가 있다.

반면에 산지오베제만으로도 슈퍼 투스칸 와인이 생겨났는데 산펠리체(San Felice)의 비고렐로(Vigorello), 몬테베르티네(Montevertine)의 레 페르골레 토르테(Le Pergole Torte), 이솔레 에 올레나(Isole e Olena)의 체파렐로(Cepparello) 세 와인이 최초의 산지오베제 100% 슈퍼투스칸이다. 이 와인들은 산지오베제 100%로 키안티를 만들 수 있게 법이 바뀌기 전에 모두 비노 다 타볼라로 출시되었다.

1980년대 중반 토스카나에서는 가장 유명한 와인들의 등급이 비노 다 타볼라인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이런 현상이 1992년 IGT 등급이 발생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많은 뛰어난 슈퍼 투스칸 와인들이 오늘날 IGT 등급으로 출시된다. 심지어 슈퍼 투스칸으로 유명한 볼게리는 1994년에 레드 와인에 한하여 DOC등급(화이트와 로제 와인은 이미 1983년 DOC 지정)을 받기에 이른다. 볼게리 레드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 등의 단일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 수 있다. 보르도 블랜딩 스타일로도 양조가 가능하며 심지어 쉬라나 산지오베제도 블랜딩 할 수 있다. 볼게리 슈페리오레 와인은 최소 2년의 숙성기간이 필요하며, 이 중 1년은 바리크에서 숙성해야 한다. 최소 알코올은 12.5%다.

베르멘티노 품종은 볼게리 화이트 와인에서 가장 중요한 품종이다. 소비뇽 블랑 100% 와인도 이곳에서 생산한다. 볼게리에 위치한 사시카이아는 1983년 볼게리의 서브 존으로 인정받았으며 2013년 마침내 볼게리 사시카이아(Bolgheri Sassicaia) DOC로 공식 지정되었다. 이는 이탈리아 유일의 모노폴 DOC다. 사시카이아 DOC는 현재 DOCG승격을 노리고 있다.

마렘마에서 약 12마일 떨어진 곳에 엘바(Elba) 섬이 있다. 이곳은 1814년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갇혔던 곳으로 유명하다. 2011년 엘바 알레아티코 파시토(Elba Aleatico Passito) DOCG가 지정되었다. 이곳은 알레아티코 품종으로 파시토 스타일의 스위트 레드 와인을 생산한다. 알레아티코는 유전학적으로 뮈스카 블랑 아 쁘띠 그랭(Muscat Blanc a Petit Grains) 품종과 연관되어 있다.

토스카나에서 유일하게 화이트 와인 DOCG구역으로 베르나차 디 산 지미냐노(Vernaccia di San Gimignano)가 있다. 신선하고, 자몽 향기가 많이 나는 와인으로 시에나(Siena)의 산 지미냐노 마을 주변 모래와 부서진 바위돌이 많은 토양에서 자란다.

▲ 안티노리에서 생산하는 빈산토 와인 <사진=www.antinori.it>

빈 산토(Vin Santo)는 토스카나의 전통 디저트 와인이지만 생산량은 점점 적어지고 있는 추세다. 빈 산토는 홀리 와인(Holy Wine)이란 뜻으로 알코올이 높고 꿀, 아몬드 향이 나는 말린 포도를 이용해 만드는 와인이다. 사용하는 품종은 트레비아노(Trebbiano), 말바지아(Malvasia)인데 가끔 그레케토(Grechetto) 품종이 블랜딩되기도 한다. 로제 버전은 오키오 디 페르니체(Occhio di Pernice)라고 불리는데 청포도에 최소 50%의 산지오베제를 블랜딩한다.

포도는 천장에 매달아서 최소 12월 1일까지는 말린다. 발효는 천천히 이루어지며 전통적으로 카라텔리(Caratelli ; 50리터 들이 밤나무 통) 배럴에서 스타일에 따라 3년에서 8년까지 숙성된다. 카라텔리는 와인의 산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으나 많은 생산자들이 카라텔리에서 일반 오크 통으로 바꿔 가는 추세다. 배럴은 자연증발분량을 토핑 업(Topping Up)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알코올은 집중되며 와인의 색깔은 호박색을 띈다.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빈 산토의 스타일은 아파시멘토(Appassimento)의 기간에 따라 드라이하게도 또는 스위트 하게도 만들어진다. 빈 산토가 포티파이드(Fortified)되면 레이블에 리쿠오로소(Liquoroso)라고 표시된다. 많은 토스카나의 DOC 지역들이 빈 산토를 생산한다. 대표적으로 빈 산토 델 키안티(Vin Santo del Chianti) DOC가 있다. 빈 산토는 비스코티(Biscotti) 같은 단맛이 덜한 디저트와 함께 서브된다.

소믈리에타임즈 오형우 소믈리에 wine1luv@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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