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먹는샘물이 리콜 문제로 시끌시끌했다. 동원F&B의 동원샘물에서 잠재발암물질로 알려진 브롬산염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논란이 됐다. 동원샘물에선 브롬산염의 기준치 0.01mg/L를 초과한 0.0153mg/L가 검출됐다. 이에 동원F&B는 경기도 연천공장에서 2월 13일부터 21일까지 9일간 생산한 1,859,297개의 동원샘물 500ml와 2L 페트 제품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 현재 많은 매체에선 동원F&B가 경기도청으로부터 브롬산염 검출 결과를 받고 난 후 이틀이나 뒤에 리콜조치를 한 것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 동원F&B는 홈페이지를 통해 브롬산염 검출에 대한 사과와 함께 연천공장 샘물 PET 일부 리콜 실시에 대한 사항을 공지했다.<사진=동원F&B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하지만 생수에서 브롬산염 검출 문제는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16년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5년간 수질 기준 부적합으로 위반한 곳이 57곳이며 그중에서 브롬산염 문제가 상당 부분 차지한다. 2010년에는 브롬산염 권고기준 초과 업체 7곳을 공개했다. 동원샘물은 그때도 브롬산염이 검출돼 지적받았던 적이 있다. 2009년에도 서울 시내 유통 중인 동원샘물 2개 제품에서 브롬산염이 검출됐었다.

이번에 동원샘물 관계자가 리콜사태에 대해 ‘작업자의 실수’라고 발표했지만, 브롬산염 검출 문제는 개인의 실수 문제가 아니다. 나는 앞으로도 브롬산염 검출이 됐던 업체에선 언젠가 또 검출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생수들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나는 이번 칼럼을 통해 브롬산염이 검출될 수 있는 생수 업체에 우리 안전의 책임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스스로가 안전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브롬산염이 왜 생기고,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 이야기할 것이다.

이번에 리콜 조치한 동원샘물은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소재의 수원지에서 취수한 물이다. 동원F&B의 연천공장에선 동원샘물 외에도 미네마인과 동원웨이크업뷰티를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논란이 됐던 2L 페트병 말고도 500ml 페트와 18.9L 말통을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공장에서 생산됐더라도 동원샘물에서만 브롬산염이 검출됐다. 그것도 2월 13일부터 21일까지 제조된 생수에 대해서만 해당한다. 동원웨이크업 뷰티와 동원샘물은 오존처리를 하고 있지만 미네마인은 현재 오존 처리를 하지 않고 생산하고 있다.

▲ 동원샘물은 오존처리를 한 생수로 이번 브롬산염 검출 외에도 몇차례 더 검출되었던 적이 있다.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그렇다면 이번에 문제가 된 브롬산염은 무엇일까? 브롬산염은 기준치 이상 농도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되는 '잠재 발암물질'이다. 브롬산염은 물에 존재하는 브롬이온(Br-)이 오존처리를 거쳤을 때 생성된다. 브롬산염은 자연상태의 물에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브롬산염 검출 생수를 피하는 건 간단하다. 오존 처리를 하지 않은 생수를 선택하면 된다. 모든 오존 처리한 물에서 브롬산염이 과다 검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오존 처리를 하게 되면 브롬산염 검출 가능성이 생긴다. 오존 처리하지 않은 ‘Natural Mineral Water'에선 브롬산염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

▲ 오존처리를 한 생수는 라벨에 표기되어 있다.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국내의 모든 먹는샘물에선 Natural Mineral Water와 Mineral Water를 구분해 표기하게 되어 있다. 두 표기를 구분하는 기준이 오존처리 여부다. 생수의 오존 처리는 생수에 있는 미생물을 제거하기 위해 한다. 취수하고 병입할 당시 소량의 미생물이라도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마시는 시기엔 소량이었던 미생물이 몇만 배까지도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을 위해 살균한다. 살균을 하지 않아 미생물이 번식한다면 브롬산염 외에 다른 미생물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생물 번식 문제는 사실 Natural Mineral Water와 Mineral Water 모두에게 처한 현실이다. 하지만 한쪽(Natural Mineral Water)는 자신 있게 순수한 물 상태로 병입한 것이고, 다른 한쪽(Mineral Water)은 불안해서 오존 처리를 한 것이다. Mineral Water가 한 번의 과정을 더 거쳤다고 해도 Natural Mineral Water가 더 순수하기 때문에 더 높은 가치로 평가한다. 그래서 가격은 보통 Natural Mineral Water가 한 번의 과정을 더 거친 Mineral Water보다 비싸다.

▲ 오존처리 여부에 따라 국내 먹는샘물은 Natural Mineral Water와 Mineral Water를 구분해 표기한다. <사진=김하늘 워터소믈리에>

Natural Mineral Water에는 제주 삼다수, 아이시스 8.0, 백산수 등이 있으며, Mineral Water는 강원 평창수, 동원샘물, 마신다, 노브랜드 미네랄 워터 등이 있다.

작년에 히트를 친 몇몇 PB 생수에 대해 한 지인은 그 물은 왜 이렇게 쌀 수 있는지 물었다. 제조원가와 유통 전략 등에 따라 가격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Mineral Water였던 그 생수는 “가격이 더 쌀 수밖에 없어 싼 것”이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있다.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이 모든 정보는 먹는샘물 라벨에 다 표기되어 있다. 물을 선택하기전 잠깐 30초만 읽어보면 된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법령과 시행령 등을 통해 제조업체 단속을 해야 하며, 특히 소비자의 안전에 관련된 제조업체는 이를 성실하게 준수하고 따라야 한다. 이건 물이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이다. 우리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소비자 스스로도 본인의 안전을 위해 잘 선택해야 한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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