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가맹점 100개를 돌파하면 자리잡은 브랜드이고, 300개 이상이 되면 전국구 프랜차이즈가 된다. 가맹 사업 특성 상 가맹점이 늘어야 본사의 매출이 커지므로 가맹본부들은 가맹점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 가맹점 모집이 안 된다면, 영업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

그렇다면 가맹점 모집은 영업인가? 마케팅인가? 그리고 영업과 마케팅의 차이는 무엇인가? 우선 ‘영업’과 ‘마케팅’이 모두 잘 굴러가야 가장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당연하다. 생존을 위한 매출을 내기 위해서는 영업이 필요하고, 생존에서 한 걸음 나아가 영업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필요로 한다.

단언컨대, 좋은 마케팅은 영업의 공수를 덜어준다. 예컨대, 창업설명회 모객 시 설득력 있는 랜딩페이지와 이 랜딩페이지를 목표 고객에게 전파할 수 있다면, 영업사원이 가망 고객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발품을 덜어줄 수 있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마케팅의 목표는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맞춤으로써 제품이 저절로 팔려나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즉, 마케팅에서도 핵심은 랜딩페이지를 만들고 페이스북 광고 집행을 하는 등 프로모션(판촉 활동)보다는 우리가 생각하는 목표 고객에 매장 입지 및 상권, 메뉴 구성 및 가격, 매장 인테리어 룩앤필, 현장 직원의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 등을 맞추는 것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브랜딩’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매장에서 흐르는 음악, 의자 재질, 시간대별 메뉴 구성 및 가격 등까지 신경쓰는 패스트푸드가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광의의 마케팅(또는 브랜딩)에 성공한다면, “이 가게 제 집 근처에 가맹점 내고 싶은데 가능할까요”와 같은 제안을 오히려 먼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맹점 모집의 목표 고객은 예비창업자보다는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고객이 돼야 한다. 이용 경험이 없는 예비창업자는 창업설명회를 방문하더라도 실제 계약까지 전환되는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고, 설사 계약에 성공할지라도 영업사원이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드는 공수가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님에 집중하고, 브랜드를 일관성 있게 관리하는 것은 말로만 쉽지 실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테면 20대 초중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디저트 브랜드인데, 메뉴판 디자인 폰트를 아리따부리, 빙그레체, 잉크립퀴드체 등 여러 감성적인 글꼴이 많음에도 큰 고민 없이 맑은고딕, 나눔고딕, 본고딕 등 건조한 글꼴들로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직장인 회식이 주요 대상인 한정식 브랜드인데, 전체 예산 중 인테리어에 너무 많이 소요하는 경우도 있다. 20대 여성이 주요 고객이라면 인테리어 민감성이 높겠지만, 직장인 단체 회식이라면 인테리어보다는 입지 및 상권이 더 중요할 것이다. 직장인들은 20대 초중반 여성처럼 굳이 찾으러 가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20대 초중반 여성 브랜드라면 입지 및 상권은 조금 포기하더라도 인테리어와 메뉴 데코레이션 등에 더 신경 써 ‘나만 알고 싶은 집’ 느낌으로 찾아오게끔 만들 필요가 있다.

가게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온라인에 각종 호평들이 퍼진다면, “가맹점 내고 싶다”라는 제안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맹점 모집이 안 되는 영업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관리가 안 되는 것이다. 가맹점 모집이 잘 되는 브랜드는 영업이 잘 된 것보다는 해당 브랜드의 목표 고객과 브랜드 간 핏(FIT)이 아주 잘 맞물린 것이다. ​

김근식 칼럼니스트는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를 졸업 후 홍보대행사 AE와 모 인터넷 신문 기자를 거쳐 현재 MPR 에이전시 라이징팝스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우아 크래프트 펍 디자인과 마케팅, 프리미엄 분식 전문점 김밥일번지 블로그마케팅 및 언론홍보, 혜진스커피 스마트스토어 구축 및 디자인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김근식 칼럼니스트 kks@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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