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선의 샴페인 여행] <18> 샹파뉴를 6곳으로 나눠본다면

승인2018.05.15 08:30:50
▲ 샹파뉴를 향하던 길 <사진= 김지선>

원래 샴페인은 여러 빈티지와 포도밭의 와인을 섞어 만드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점점 따뜻해지는 샹파뉴 기후, 특정 테루아를 살리려는 생산자와 그를 맛보고 싶은 소비자의 갈망이 만나 20세기 후반부터 하나의 마을 또는 밭에서만 만들어진 샴페인이 꾸준히 늘고 있다.

파리에서 동쪽으로 약 150km 거리에 있는 샹파뉴는 크게 4곳으로 나뉜다. 이 대표 지역들의 이름은 몽타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 발레 드 라 마른(Vallée de la Marne), 코트 데 블랑(Côte des Blancs), 코트 드 세잔(Côte de Sézanne), 코트 데 바(Côte des Bar)다. 여기에 발레 드 라 마른의 좋은 포도밭을 따로 '그랑 발레'라고 나누면 6개 지역으로 볼 수 있다. 마을 단위로 더 쪼개면 320여개의 작은 마을이 있지만, 넓은 지역부터 알아야 마음속에 샹파뉴에 대한 전체 지도를 그리기 쉬울 것이다. 다행히 이름에 각 지역의 특징이 드러나있어 이름의 뜻만 기억해도 윤곽이 잡힐 것이다.

몽타뉴 드 랭스

▲ 네모칸에 점선으로 칠해진 부분이 몽타뉴 드 랭스다. <사진= 『Champagne』, Peter Liem>

몽타뉴 드 랭스는 '랭스의 마을'이라는 뜻으로, 샹파뉴의 핵심 도시 에페르네와 랭스 사이에 위치한 높은 고원이다. 산(mountain)을 뜻하는 '몽타뉴'라는 이름만 봐도 이곳이 높은 지형임을 짐작할 수 있다. 전체 샹파뉴 지역에서 그랑 크뤼 빈야드가 많은 곳이며, 특히 피노 누아 샴페인들이 가장 유명하다. 북향의 포도밭들은 포도가 익기 힘든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언덕의 꼭대기에서 오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기류의 영향을 받아 최고의 포도를 생산한다. 무거운 바디감을 살리는 베르제네(Verzenay), 베르지(Verzy)와 보다 섬세한 샴페인을 만드는 부지(Bouzy), 앙보네(Ambonnay)등의 마을이 몽타뉴 드 랭스에 속해있다. 몇백만 원을 호가하는 크룩의 블랑 드 누아 샴페인 클로 당보네(Clos d'Ambonnay)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발레 드 라 마른

▲ 네모칸에 점선으로 칠해진 부분이 발레 드 라 마른이다. <사진= 『Champagne』, Peter Liem>

몽타뉴 드 랭스에서 산을 넘어 살짝 아래로 내려오면 동서로 흐르는 마른강이 있다. 발레 드 라 마른은 마른강의 위아래에 형성되어 있다. 강가에 자리 잡아 진흙의 비율이 높고 서리가 맺히기 쉬운 이곳에서는 피노 뫼니에가 전체 재배량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뫼니에는 개화 시기가 늦어 서리의 피해가 적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좋은 포도밭은 발레 드 라 마른의 중간에 위치한 퀴미에르(Cumières)의 동쪽에 몰려있는데, '그랑 발레'라고 따로 불린다.

그랑 발레

발레 드 라 마른의 동쪽에 위치한 그랑 발레는 말 그대로 '좋은(Great)' 포도밭이 가득한 계곡이다. 테루아와 그에 따른 품질이 크게 차이나는 탓에 일부 생산자와 와인 전문가로부터 발레 드 라 마른과 구분되기 시작했다. 그랑 발레는 몽타뉴 드 랭스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백악질 기반암의 특징을 공유하고, 그 덕에 피노 누아가 잘 자란다. 그랑 크뤼인 아이(Ay), 마레일-쉬르-아이(Mareuil-Sur-Aÿ)를 포함하여 프리미에 크뤼인 디지(Dizy), 샴페인 돔 페리뇽의 근원지 오빌레(Hautvillers), 퀴미에르 등이 있다. 볼랭저, 자크송, 필리포나 등 유명 샴페인 하우스가 그랑 발레에 밀집해 있다.

코트 데 블랑

▲ 코트 데 블랑은 위에서 아래로 길게 자리잡고 있다. <사진= 『Champagne』, Peter Liem>

'흰색의 언덕', 즉 샴페인에서 블랑을 상징하는 청포도 샤르도네가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코트 데 블랑은 그랑 발레가 끝나는 동쪽 지점부터 아래로 길게 늘어서 있다. 그랑 크뤼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크라망, 아비즈, 오제, 르 메니-쉬르-오제가 있는 곳이며, 이곳에서 만들어진 블랑 드 블랑 샴페인들은 세계 최고의 샴페인으로 종종 불린다.

코트 드 세잔

코트 드 세잔은 코트 데 블랑처럼 샤르도네를 많이 생산한다. 코트 데 블랑에서 진흙지대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면 있는데, 토양에 진흙이 많이 섞여있고 기후가 더 따뜻해서 이름을 건 샴페인이 만들어지기보다는 네고시앙의 포도 구매를 위한 곳으로 사용되고 있다.

코트 데 바

▲ 오브에 있는 코트 데 바 <사진= 『Champagne』, Peter Liem>

앞서 말한 샹파뉴 지역들이 한 곳에 몰려 있다면, 코트 데 바는 이들보다 남쪽으로 한참 떨어진 곳에 있다. '바(Bar)'는 '낮은'을 뜻하는데, 샤블리 지역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토양도 샤블리와 같은 키메리지안(Kimmeridgian, 쥐라기 시대의 지질로, 마른강변의 백악질보다 오래된 토양)이다. 덕분에 이곳 샴페인은 소금처럼 짠맛이 감도는 미네랄리티가 느껴진다.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은 피노 누아고, 상대적으로 포도 가격이 낮아 많은 네고시앙은 코트 데 바의 포도로 넌빈티지 샴페인을 만든다.

▲ 마른강을 중심으로 몽타뉴 드 랭스, 발레 드 라 마른, 그랑 발레, 코트 데 블랑이 한데 모여있다. 코트 데 바는 여기서 남쪽으로 1시간 반 가량을 차로 달리면 만날 수 있다. <사진= 『Champagne』, Peter Liem>

코트 데 바는 하마터면 샴페인 AOC로 불리지 못할 뻔했다. 1908년, 처음 샹파뉴의 포도 재배구역이 지정될 때는 마른 내의 지역만 포함되었다. 그러나 오브 생산자들의 거센 시위로 인해 프랑스 정부는 1911년에 오브를 샴페인 생산지로 추가했으며, 이 모든 지역은 1936년에 들어 공식적인 샴페인 AOC 명칭을 받았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샴페인 하우스는 드라피에(Drappier), 플뢰리(Fleury)가 있다.

김지선 칼럼니스트는 영국 와인 전문가 교육 WSET Advanced 과정을 수료후 WSET Diploma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아무리 마셔도 끝이 없는 와인의 세계에 빠져 와인을 글로 남기기 시작했으며, 전 국민이 와인의 참맛을 아는 날이 오도록 힘쓰고 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김지선 j.kim@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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