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와인 산지의 양대산맥 하면 보르도와 부르고뉴로써 각각 카베르네 소비뇽과 피노누아를 주 품종으로 재배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카베르네소비뇽을 주 품종으로 하는 캘리포니아와 더불어 퀄리티 좋은 피노누아를 생산하는 산지가 있습니다. 바로 오레건(Oregon) 주입니다.

오레건 주는 캘리포니아 주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캘리포니아보다 서늘한 기후적 특성 때문에 섬세한 와인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피노누아와, 피노그리, 그리고 샤르도네가 주 품종으로 재배되는데 이들 품종은 대부분 프랑스 현지에서 공수한 클론들을 베이스로 하며, 현지를 능가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때가 많습니다. 오레건에서는 특히 피노누아가 유명하고 가장 많이 재배되는데요. 다른 품종들도 미국에서 가장 까다롭게 관리하는 오레건 주지만, 특히 피노누아는 보다 퀄리티 높은 와인을 위해 레이블에 표기하려면 100% 피노누아를 사용해야 합니다.

사실 오레건의 피노누아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약 50년 전 데이빗 레트 등 캘리포니아에서 이주한 와인 양조자들이 본격적으로 재배와 양조를 시작하였는데요.

그들의 노력이 1979년 파리 피노누아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부르고뉴 그랑 크뤼를 이기고 2등을 하는 등 우수한 성적으로 나타나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현재 오레건주는 고급 피노누아 산지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오레건주에는 여러 와인 산지가 있지만, 가장 중심 와인 산지는 윌라멧 밸리입니다. 무려 70%의 오레건 와이너리가 이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윌라멧 밸리는 피노누아의 본고장 부르고뉴처럼 같은 북위 45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강을 끼고 남북으로 길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쩌면 맛있는 피노누아가 나올 수밖에 없는 지역이지 않을까 합니다.

오레건의 화이트와인은 독특하게 피노그리가 샤르도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데요. 샤르도네와는 다른 피노그리의 싱그럽고 풍성한 과실 풍미의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오레건의 와인들이 대체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적당한 가격대에 섬세함과 풍부한 풍미를 동시에 느끼고 싶으시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소믈리에타임즈 이대한소믈리에 eogks72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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