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리스트 김진평 |티소믈리에] “차(茶) 한잔 하실래요?”

▲ 김진평 티소믈리에

차와 커피의 속성은 비슷하다. 하지만 소비자들로 하여금 각기 다른 이미지의 기호품으로서 애용되고 있다. 커피는 각성효과가 강조되고 있는 반면에 차는 건강, 다이어트 식품과 더불어 다도와 같은 의식적인 형태를 기반으로 한 마음의 평온, 자기수양이 강조되어 웰빙(Well-being)과 힐링(Healing)의 이미지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TV에 차와 관련된 내용이 많이 나온다. 드라마, 예능, 뉴스, 건강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어렵지 않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차(茶)다. 건강적 효능이나 기호적인 측면 때문에 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차의 이미지 때문이다.

‘커피 한잔 하실래요?’ 와 ‘차 한잔 하실래요?’ 같은 말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커피 한잔은 일상적인 얘기 또는 가벼운 이야기가 진행되어질 것 같은 반면에 차 한잔은 진지하고 중요한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커피가 빠르고 급변하는 느낌이라면 차는 느리고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느낌이다. 구지 비교하자면 커피는 패스트푸드의 느낌이고, 차는 슬로우푸드의 느낌이다. 커피와 차 단어 하나의 변화지만 그 어감은 많은 변화를 준다.

90년대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심은하가 13년 만에 방송에 복귀했다. 그것도 TV 공중파, 스크린이 아닌 라디오로 말이다. 라디오 프로그램의 제목은 ‘심은하와 차 한잔을’이다. 단아하고 청순한 심은하의 이미지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제목 자체만으로도 안정되고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이것이 바로 ‘차’의 이미지다.

한국차학회 2012년 3월에 실린 이창숙 연구자의 ‘기호식품으로서 茶의 이미지 형성과 효과’ 논문을 살펴보게 되면 ‘기호식품의 경우, 음식의 기능만이 아닌 이미지에 의해 소비되기도 한다’고 하였으며, ‘차가 지니고 있는 속성보다 이미지에 의해 소비 형태가 결정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되었다’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푸드아트테라피 2012년 6월에 실린 장경미⋅유가효 연구자의 ‘소비자가 기대하는 차(茶)전문점의 이미지’ 논문에서 ‘차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연상 됩니까?’란 질문에 참가자들은 여유롭다, 마음이 안정된다, 단아하다, 차분해진다, 깊은 대화를 하게 한다, 한적하다, 정직해진다, 생각하게 한다 등 대부분 차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칼럼 관련 문의 : 김진평 티소믈리에 tea@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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