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브 노트 스물두 번째 주인공 '세이지' <사진=sporkist>

허브의 장점은 요리의 향을 더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지만, 더욱 주목할 점은 허브마다 가지고 있는 효능이다. 다양한 향과 더불어 각각의 허브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는데 이 허브는 예로부터 ‘만병통치약’이라고 불려왔던 허브다. 이번 허브 노트의 주인공은 ‘세이지’다.

세이지는 유럽 북부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로 길고 좁은 잎을 가지고 있다. 뚜렷하고 솜털이 보송보송하게 있는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특유의 곰팡내 나는 향은 유칼립투스, 민트와 비슷하다.

세이지가 주목받은 계기는 현대 의학이 발전되기 전 많은 질병에 치료하기 위해 잘 쓰이는 약초로서의 역할이었다. 1653년에 출판된 쿨페퍼의 ‘컴플리트 허발(Complete Herbal)'에서는 “세이지 주스를 식초와 함께 마시면 전염병에 효과가 좋다. 또한, 세이지, 로즈마리, 허니서클, 플랜테인, 물 혹은 끓인 와인을 섞어 입가심을 하면 입안과 목구멍, 남녀의 생식기를 깨끗하게 씻어내려 준다”고 말할 정도로 세이지가 효능의 여부를 떠나 중요한 약초로 인식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이지는 다른 허브들에 비해서 재배하기가 까다로울 수 있는데 퇴비가 잘 준비된 토양에서 햇빛을 잘 받는 위치에 심어야 하며 곧 다가오는 겨울철에는 배수가 잘되는 토양 또한 중요한 조건이다. 또한 종자가 수확할 수 있는 잎을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식물이 노화됨에 따라 양질의 잎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관리가 필요하다. 새로운 성장이 다시 시작될 때는 가지치기는 필수이므로 만약 관상용으로써는 적합하나 이른 시일 내에 먹을 수 있는 식용으로는 힘들며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 소세지에 세이지를 더하여 고기의 누린내를 제거해주는 용도로 사용했다. <사진=Saintfevrier>

한편, 세이지를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음식과의 궁합이다. 세이지가 가지고 있는 산화 방지 효과, 함유된 성분인 알파피넨 같은 강한 향기를 바탕으로 풍미는 물론 소화 흡수, 고기 누린내 제거까지 육류 음식과의 파트너로서 좋은 조화를 선보일 수 있는 허브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송아지고기, 양고기와 같은 평소 우리가 누린내를 잘 느낄 수 있는 육류에도 세이지와 같이 조리한다면 특유의 냄새를 줄여줄 수 있다. 다음 허브 노트에서는 이 세이지를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한다.

세이지 Fun Facts 노트

▲ 서유럽의 창조자라고 불리는 '샤를마뉴(Charles the Great>' <사진=Jean-Victor Schnetz>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처음에 육즙 방부제로 세이지를 사용했으나 더 나아가 세이지가 기억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출혈, 궤양, 목이 아플 시의 상처 치료제로 사용했으며 서유럽의 창조자라 불리는 ‘샤를마뉴(Charles the Great)'는 이탈리아 살레르노에서 의과 대학을 운영하며 그곳에서 재배되던 100여 가지의 식물 중 세이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여 ’구원 식물‘로 사용했다고 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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