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테이스팅은 필터 사용률에 따라 물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결과를 보여준 중요한 실험이었다.

최근 정수기업체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의미있는 테이스팅 사건이 있었다. 바로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에서 진행한 국내 주요 정수기 물맛 비교 테이스팅이다.

이번 테이스팅은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협회장 경희대 고재윤 교수)가 지난 5월 1일부터 7월 30일까지 3개월간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주요 정수기 5개를 선정해 물맛 비교 테이스팅을 실시했다.

심사위원장은 고재윤 협회장이 맡았으며, 심사위원은 필자(2014년 4회 워터소믈리에 경기대회 우승자)를 포함해서 이제훈 워터소믈리에(2011년 우승자), 이선영 워터소믈리에(2017년 우승자), 이지선 워터소믈리에(2015년 우승자) 등 워터소믈리에 5인과 국가대표 소믈리에인 정하봉 소믈리에, 이정훈 소믈리에, 노태정 소믈리에, 양대훈 소믈리에였다.

물맛을 감별할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 소믈리에들이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조직인 사단법인 협회에서 처음 진행한 정수기 물맛 비교 테이스팅이라 모든 언론 미디어에서는 결과만을 집중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번 테이스팅은 결과보다도 깨끗함과 순수함만을 강조했었던 모든 정수기 업체에게 필터링 방식이나 필터 사용률에 따라 물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결과를 보여준 중요한 실험이었다.

이번 테이스팅 결과로써 업체별 필터 사용 가이드라인을 '안정성'뿐만 아니라 정수기 물맛의 품질 유지까지 고려해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정수기업체의 마케팅 요소로써 '더 맛있는 물', '물을 더 맛있게 마시기 위한 방법' 등이 사용될 수 있다.

정수기 리스트는 올해 1, 2월에 광고 등 노출빈도가 높고, 필터 크기가 최대한 비슷한 각사 대표 정수기인 코웨이 CHP-480L(역삼투압필터), 청호나이스 HP-5531DL(역삼투압필터), LG 퓨리케어 WD302AW(중공사막필터), 쿠쿠 CP-PS011G(양전하필터), SK매직수퍼 WPUA110CREWH(양전하필터)를 선정해 객관성을 높였으며, 협회는 이번 테이스팅을 위해 모든 정수기를 직접 렌탈하여 진행했다.

테이스팅은 각 업체에서 제시하는 유효정수량 기준으로 필터 소진량 0%, 필터 소진량 50%, 필터 소진량 100% 등 총 3회 차에 걸쳐 진행됐다. 모든 테이스팅은 처음부터 끝까지 블라인드로 진행됐으며, 당일 결과 또한 심사위원들에게 비공개로 진행했다.

평가는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개발한 물맛 평가 시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정수기를 선택할 때 물맛 기준이 되는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평가 시트는 시각(투명도), 후각(잡향, 강도, 품질), 미각(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깨끗함, 청량감, 점성, 부드러움, 구조감, 무게감, 균형감, 목넘김, 지속성), 총체적인 품질로 구성되었다.

정수기 물맛 3회차 평가 종합결과 평균은 78.5점이며, 1위는 80.4점을 획득한 코웨이(CHP-480L, 역삼투압필터), 2위는 쿠쿠(CP-PS011G, 양전하필터) 79.8점, 3위는 LG 퓨리케어(WD302AW, 중공사막필터) 78.4점, 4위는 청호나이스(HP-5531DL, 역삼투압필터) 77점, 5위는 SK매직수퍼(WPUA110CREWH, 양전하필터) 75.5점 순이었다.

각 회차별 점수를 비교해보면 제1차 평균점수는 78.9점, 2회차는 평균 77.4점, 3회차는 평균 78.3점으로 나타나 1차보다는 2차, 3차의 점수가 낮게 나타났지만 회수별 품평회 결과 의 편차는 거의 없었다. 품평회에 참가한 심사위원들의 총평은 3차로 갈수록 구강촉감이 거칠어지고, 구조감이 부족하며, 전체적으로 물맛이 퍼지는 느낌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심사위원들은 전반적인 평가에 물맛 언어 표현을 기술했는데, 향은 워터아로마휠을 기반으로 작성했고, 물맛 표현은 자유롭게 서술했다. 모든 테이스팅을 마친 후 심사위원들의 모든 코멘트를 분석하여 긍정적인 언어와 부정적인 언어의 표현을 구분하였다.

정수기 물맛 언어표현에서 긍정적 표현으로 '청량감', '목넘김이 좋은', ‘깨끗한’ 등을 말했고, 부정적인 언어표현으로는 '이취미', '구조감이 부족', '쓴맛', '거친' 등이었다.

각 회사별로 긍정적 언어표현과 부정적 언어표현의 비율을 비교하면 코웨이(CHP-480L, 역삼투압필터)는 긍정적 표현이 62.5%, 부정적 표현이 37.5%, 쿠쿠(CP-PS011G, 양전하필터)는 긍정적 표현이 51.9%, 부정적 표현이 48.1%, LG 퓨리케어(WD302AW, 중공사막필터)는 긍정적 표현이 37.3%, 부정적 표현이 62.7%, 청호나이스(HP-5531DL, 역삼투압필터)는 긍정적 표현이 26.7%, 부정적 표현이 73.3%, SK매직수퍼(WPUA110CREWH, 양전하필터)는 긍정적 표현이 12.6%, 부정적 표현이 87.4%로 나타났다. 이는 물맛평가 종합결과의 순위와 동일한 순서로 긍정적 표현과는 비례하여 점수가 증가하고, 부정적 표현과는 반비례하여 점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물맛 표현인 ‘청량감’은 3회차 테이스팅이 진행되는 동안 코웨이 평가시트에서 총 28회, 쿠쿠에서 12회, LG퓨리케어에서 10회, 청호나이스에서 4회, SK매직에서 2회 언급되었으며, ‘목넘김이 좋은’은 코웨이가 9회, LG퓨리케어가 8회, 쿠쿠가 4회, 청호나이스가 3회, SK매직이 1회 언급되었다.

해마다 지구환경의 온난화, 오염되는 식수환경에 소비자들도 깨끗하고 안전하면서 물맛이 좋은 정수기를 찾으면서 정수기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고재윤 협회장은 “내년에도 먹는샘물, 정수기 등의 물맛 품평회를 통해 소비자들이 물을 선택할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믈리에타임즈 김하늘 워터소믈리에 skyline@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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