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브 노트 서른 번째 주인공 '발레리안' <사진=pxherel>

허브는 우리에게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잘못된 고정 관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이유를 찾자면 굳이 우리가 허브의 나쁜 점을 찾을 필요를 못 느낀다는 것이다. 어떤 허브는 건강에 좋은 점도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을 지니고 있는 것도 허다하다. 그리고 이번에 소개 할 허브도 우리에겐 좋은 점만 알려졌지만, 자세히 알아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번 허브 노트의 주인공은 ‘발레리안’이다.

발레리안은 우리에게 ‘서양쥐오줌풀’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중세 시대에는 정말로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만틸라’, ‘마리넬라’, ‘테르디나’, ‘테리아카리아’, ‘지니쿨라리스’를 비롯해 ‘세트월’, ‘세트웨일’, ‘카폰스 테일’ 등 이 허브를 가지고 여러 가지 이름을 붙여줬으나 결국에 정착된 것은 ‘발레리안’이다.

발레리안은 유럽과 북아시아가 원산지로 약 150종이 있는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발레리안은 ‘오피시날리스(Officinalis)'종이다. 처음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잡초로 여겨졌으나 오늘날에는 발레리안 추출물이 불면증 치료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상태다.

▲ 발레리안이 불면증이 좋다는 것에 대한 진위는 분분하지만 확실한 건 의학적으로 100% 입증된 점이 없다는 것이다. <사진=Pexels>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발레리안이 사랑받게 된 건 불면증에 탁월하다는 이유였는데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신경을 가라앉히고 안정시켜주며 천연 수면제 및 항불안제로 사용했는데 작년 ‘미국수면의학회(AASM)'에서는 이러한 효능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 바 있다. 그들이 공개한 ’만성불면증 약물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발레리안을 처방하면 안 된다고 밝혔는데, 수면 질을 개선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불면증 때문에 찾는 거라면 발레리안보다는 과학 및 의료적 증거가 확실한 약을 복용하는게 나을 것이다.

또한, 과다복용 시 구토, 두통을 일으키며 임산부와 3세 미만의 어린이도 발레리안에 대해 의학적으로 테스트 된 적이 없기 때문에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그렇다고 발레리안이 건강에 안 좋은 허브라는 말은 아니다.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발레리안이 혈압을 조절해준다는 결과도 있었고, 적절하게 조절된 혈압은 심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심장 마비 또는 뇌졸중의 위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외에도 위장 부진, 근육 긴장, 어깨 결림, 요통, 생리통, 위경련 등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 발레리안은 뿌리를 이용해 허브 티로 마시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사진=pixabay>

발레리안을 어떻게 섭취할 수 있을까? 요리에서는 사용하는 경우가 없다. 발레리안의 특유한 향이 요리에 접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뿌리를 이용해 차로 우려낸다. 만약에 차를 싫어한다면 핫초코에 넣어 마시는 경우도 외국에서는 많다. 발레리안 뿌리만 넣는 것이 아닌 레몬 밤, 라벤더, 패션 플라워 잎과 오렌지 제스트를 섞어 만든다.

이렇게 발레리안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허브다. 모든 허브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고 더 나아가 전 세계의 모든 사람에게 건강한 점밖에 없다는 식재료는 없다. 허브 및 식재료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우리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한 번쯤은 공부해야 할 부분이다.

발레리안 Fun Facts 노트

▲ 발레리안의 특이한(?) 냄새를 사랑하는 동물 고양이 <사진=pixabay>

꽃이 이뻐서 꽃병에 담아 집 안에 데코레이션으로 놓는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발레리안의 뿌리는 심각한 악취가 나기 때문에 집안에 놔둘 시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괜히 한국에서 이름이 ‘오줌풀’이 아니다. 더 나아가 건조할 시에는 차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향을 좋아하는 한 동물이 있는데 바로 고양이다. 실제로 발레리안의 뿌리를 이용해 장난감으로 만들면 고양이들은 정말로 좋아한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