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minus 2009  Dominus Estate, Napa Valley
 Dominus 2009  Dominus Estate, Napa Valley

Dominus라는 와인 이름은 베네딕트파 수도원에서는 수도원장을 뜻하는데, 샴페인 돔 페리뇽(Dom Perignon)에서 돔(Dom)은 바로 도미누스(Dominus)의 준말로, 오빌레르 수도원의 수사였던 페리뇽 신부의 사후에 공로를 인정하여 도미누스라는 칭호를 붙이게 된 것이다.

도미누스의 주인이자 와인메이커인 크리스티앙 무엑스는 프랑스인으로, 뽀므롤에서 페트뤼스(Petrus)라는 최고의 와인을 만들어온 무엑스 가문의 후손으로, 일찌감치 미국에 진출하게 되었다.

무엑스 가문이 만드는 뽀므롤의 페트뤼스(Petrus)는 예수님의 1대 제자이자 1대 교황인 베드로 성인을 의미하고있으며, Petrus 와인의 라벨에 그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천국으로 가는 열쇠를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베드로의 영어식 이름은 ‘피터(Peter)’ 지만, 프랑스식 이름은 페트뤼스(Petrus)로, 돌이나 바위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다. 석유를 뜻하는 페트롤리움(Petroleum)의 어원도 돌을 뜻하는 페트라(Petra)와 기름을 뜻하는 올레움 oleum의 합성어로 돌을 깨서 시추한 다음 얻어내는 기름이란 의미다.

도미누스 와이너리의 역사는 나파 벨리 와인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는데, 약 180년전인 1836년에 조지 욘트(George Yount)가 자신의 이름을 딴 욘트빌(Yountville)이라는 마을을 세우고, 처음으로 포도나무를 심었던 곳이 바로 ‘나파누크’ 라는 와이너리인데, 1982년 무엑스 패밀리가 구입하면서 1983년 도미누스라는 이름의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1989년에 처음 출시)

프랑스는 와인을 만드는데 많은 규제가 있기 때문에 무엑스 가문은 상대적으로 간섭이 없는 미국에서 최고의 와인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40년간의 노력 끝에 얻어낸 것이 바로 도미누스라는 와인으로, 2021년 와인 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중 1등을 차지하게 되었다.

Christian Moueix는 유명한 와인 가문 출신으로, 그의 부친 Jean-Pierre Moueix는 보르도의 유명한 네고시앙으로 시작해서 페트뤼스를 포함한 여러 개의 와이너리를 인수하여 장 피에르 무엑스 그룹을 만들게 되는데, Jean-Pierre Moueix는 젊은 시절 프랑스 화가 모네의 작품들을 싼 값에 구입해서 되 판 돈을 밑천으로 샤토 페트뤼스를 사들이게 되었다. 이전 주인이었던 마담 루바와 절친이었던 덕분에 페트뤼스의 새주인이 될 수 있었다.

장 피에르의 아들 크리스티앙 무엑스는 1946년생으로, 원래 프랑스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기계에 더 관심이 많았지만, 1970년부터 페트뤼스에서 잠시 경력을 쌓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1973년 UC Davis에서 양조학을 전공하게 됩니다. 공부하면서 나파 벨리의 잠재력을 직감했던 그는 욘트빌의 마야카마스 산 기슭 화산재 토양을 한 나파누크가 매물로 나오자, 기회의 땅 미국에서 성공할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아버지가 페트뤼스로 명성을 쌓았다면, 자신은 나파벨리에서 도미누스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데, 1983년 지분 참여로 시작해서 도미누스의 첫 빈티지가 나왔고, 1995년에 도미누스의 100% 지분을 사들이면서 새 주인이 되었다.

도미누스는 자체 와이너리 시설을 지을 때까지 13년간은 이웃에 있는 Rombauer Winery 양조설비를 빌려서 와인을 만들어오다가 1996년에 500만 달러를 투자한 1400평 규모의 새로운 와이너리를 건설하게 되는데 와이너리의 외형이 아주 독특하다.  낮의 뜨거운 열기와 밤의 냉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돌을 채운 쇠망태로 외벽을 만든 구조를 보인다.

도미누스의 전체 부지 50ha 정도로, 이 중 44핵타르가 포도밭으로 모두 14개의 블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까베르네 소비뇽이 87%, 프티 베르도 8%, 그리고 카베르네 프랑이 5% 식재되어 있다.

연간 생산량은 Dominus를 6만병 정도, 세컨 와인인 Napanook를 5만병 정도 만든다.

도미누스 2009빈은 가장자리에 가넷 빛이 감도는 짙은 루비 색상을 보였고, 완벽에 가까운 밸런스와 복합적인 풍미, 그리고 긴 피니쉬의 특징을 보이는 와인으로, 구운 블랙베리와 말린 육류, 블루베리, 자스민 같은 꽃 향과 젖은 흙, 그래파이트, 검은 후추의 특성을 보이는 풀바디에 가까운 와인이었다.

까베르네 소비뇽 86%, 까베르네 프랑 10%, 그리고 쁘띠 베르도 4%의 블랜딩으로, 18개월 정도 프랜치 오크통에서 숙성되었고, 40% 정도는 새 오크통을 사용했다.


김욱성은 경희대 국제경영학 박사출신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인력개발원, 호텔신라에서 일하다가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어 프랑스 국제와인기구(OIV)와 Montpellier SupAgro에서 와인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25개국 400개 와이너리를 방문하였으며, 현재 '김박사의 와인랩' 인기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소믈리에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