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의 전통주에 대한 관심 및 소비 증가에 대해서는 양조장이나 유통 관계자들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전언일 뿐 직접 확인한 게 아니기에 젊은 층의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5월에 있었던 막걸리 엑스포(일명 막스포)를 보면서 젊은 층의 전통주에 대한 관심 정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5월12일 금요일부터 3일간 진행된 박람회 첫날 오픈 때부터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했다. 오랫동안 많은 주류 박람회를 봐왔지만, 전통주 분야 박람회에서 평일(금요일) 오전 시간부터 줄을 서서 입장을 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젊은 층의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단순 호기심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었다. 이제는 많은 젊은 층이 전통주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즐기며 마시고 있다는 것이다.

막걸리엑스포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서있는 관람객 @막걸리엑스포 사무국
막걸리엑스포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서있는 관람객 @막걸리엑스포 사무국

과거에는 전통주라는 새로운 술에 대한 호기심에 술을 만드는 양조장의 이름이나 제품을 정확하게 모르면서도 마셨다면 지금은 전통주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마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스를 방문한 젊은 층이 전통주 양조장이 어디에 있는지를 비롯해서 각각의 제품에 대해서 원료나 그 술의 맛을 알고 있으며 같이 온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새로 출시된 술에 대한 호기심에 양조장 대표들과 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전통주에 관심을 갖는 젊은 층이 많아진 것은 그동안의 전통주 관계자들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젊은 층의 문화 개방성도 큰 몫을 한다 할 수 있다. 전통주에 있어 전체적인 소비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해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유행하던 시점과 맞물리기는 했다. 하지만 젊은 층의 소비 증가는 과거처럼 회사에서 회식을 통해 마시던 ‘폭음’이 아닌 자신의 취향을 중시하면서 술을 ‘음미’하고 즐기는 음주 문화가 만들어지면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술맛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주류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MZ세대는 과거와 다른 소비 양상을 보인다. 기존 국산 맥주, 소주를 즐기는 것보다는 위스키, 와인, 하이볼 등의 기존에 소비되지 않는 주류를 소비하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전통주 시장의 소비도 주도하고 있다.

전통주 시음을 위해 긴 줄을 서있는 사람들 @이대형
전통주 시음을 위해 긴 줄을 서있는 사람들 @이대형

젊은 층을 겨냥한 전통주의 경우 편의점부터 백화점까지 모든 유통채널에서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롯데마트의 전통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성장했다고 한다. ’20년 전년 대비 23.2% 성장한 데 이어 ’21년 36.9%, 2022년 16.7% 등 계속해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편의점에서의 전통주 소비도 계속되고 있다. CU 편의점의 전통주 연도별 매출신장률(지난해 대비)을 보면 ’20년 23.2%, ’21년 36.9%, ’22년 16.7% 등으로 지속적인 상승을 하고 있고 5월 말까지 전통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고 한다. 이마트24의 매출도 전년에 비해 2.5배(159%) 증가했고, 올해 1∼5월도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올해 CU에서 판매된 전통주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보면 20대 10.0%, 30대 15.2%, 40대 28.9%로 20∼40대가 전체의 54.1%에 달한다. 전통주 매출의 절반을 젊은 층이 차지한 것이다. 과거 전통주의 주 소비층이던 50대(27.6%)와 60대(18.3%)의 매출 비중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물론 편의점이라는 특성상 젊은 층의 이용률이 높을 수는 있지만 무엇보다 젊은 층의 전통주 소비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백화점의 소비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통주 전용 매장인 ‘우리술방’을 운영하는 신세계백화점 전통주 매출 역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년대비 33.3% 신장했다.

CU, 전통주 플랫폼 '대동여주도'와 양조장 알리기 프로젝트 @대동여주도
CU, 전통주 플랫폼 '대동여주도'와 양조장 알리기 프로젝트 @대동여주도

이제 젊은 층은 전통주 소비시장의 새로운 큰 손이라는 것을 업계에서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이 즐길 수 있는 제품과 함께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마케팅도 시도를 하고 있다. 전통주의 인기가 단기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트렌드로 굳어져 가는 모습이 보이기에 과거보다 설비를 증축하거나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전통주를 좋아하는 젊은 층의 증가는 매우 중요하다. 이들은 향후 20년 이상 전통주를 좋아할 수 있는 소비층이기에 지금의 젊은 층을 공략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

전통주라는 술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지만 전통이라는 틀 속에서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는 시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의 전통주는 그 어떠한 주종보다 원료의 다양성에서 자유롭고 제품의 변화에도 개방되어 있는 주류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한대에는 젊은 소비층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올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 전망을 하고 있다. 이미 몇몇 양조장에서는 과거에 비해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통주는 항상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속적인 변화와 빠른 적응을 해왔었기에 지금의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전통주 소비의 중심이 될 젊은 층과 함께 같이 성장하는 전통주를 응원해 본다.


이대형박사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통주를 연구 하는 농업연구사로 근무중이다. '15년 전통주 연구로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 진흥 대통령상 및 '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수상, 우리술품평회 산양삼 막걸리(대통령상), 허니와인(대상) 등을 개발하였으며 개인 홈페이지 www.koreasool.net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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