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한 커피 광고에는 '한류스타' 이민호가 모델로 등장한다. 부스스 눈을 뜬 이민호가 한 커피 음료를 마시고 기운을 차리는 내용이다.  인도네시아 커피 업체가 이처럼 한국인 배우를 모델로 쓰는 일은 이례적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업체가 홍보하는 제품이 원두가 아닌 인스턴트 커피라는 점이다.

뛰어난 품질을 갖춘 원두커피가 지천으로 널린 나라에서 굳이 인스턴트 커피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몸값 비싼 외국 모델을 쓰고 있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최대의 커피 생산국으로 수마트라, 발리, 자바 등 원두커피 브랜드가 유명하다.

그런데 일반인의 예상과 달리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인스턴트 커피시장 규모는 4조 820억루피아(한화 약 3천 540억원)로 4조5천 800억루피아(약3천 980억원)의 원두커피 시장에 육박한다. 2010년부터 5년간 인스턴트 커피시장은 연평균 15.8%씩 성장해 같은 기간 원두커피 시장 연평균 성장률인10.8%를 크게 앞섰다.

인스턴트커피 시장이 급성장하자 굴지의 업체들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이민호를 모델로 내세운 업체는 '사향고양이 커피' 루왁으로 유명한 자바 프리마 아바디다. 인스턴트커피 시장에서는 글로벌 업체인 네슬레가 32%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인도네시아 최대 커피 회사인 PT산토스 자야 아바디가 17%의 점유율로 뒤를 잇고 있다. 이 업체들은 뮤직비디오 공모, 한국 여행 이벤트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품 종류도 다양하게 늘리며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에서 인스턴트커피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은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간편한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인스턴트커피 중에서도 블랙 형태가 아니라 설탕, 크림까지 모두 들어있는 제품이 가장 잘 팔린다. 유명 업체들이 인스턴트커피 시장에 진출하면서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것도 시장 확대에 한 몫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관광가이드로 일하는 사이 뿔 씨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인스턴트커피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나도 요즘 간편하게 질 좋은 제품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인스턴트커피를 즐겨 마신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도시화 및 소득향상으로 인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인스턴트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이며, 인도네시아 커피산업 시장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특히 인스턴트 커피 성장률이 매년 10%대를 유지하면서 향후 인스턴트 커피 시장은 유망하다고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현지 인스턴트 시장은 네스카페, kapal api, indocafe, torabika luwak white koffie 등의 제품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한국 인스턴트 커피 제품의 차별화된 홍보마케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무슬림 소비자들을 위한 할랄인증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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