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öthe und Wein.

나는 이렇게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모든 것을 삼켜버리고 만다.

나는 이렇게도 많은 것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없으면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 버리고 만다.

결국 인간의 운명이란 자기에게 주어진 분수를 참고 견디어내고 자기 잔의 술을 남김없이 마셔버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 술잔은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도,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셨을 때 너무나 입맛이 쓰다고 말씀하셨거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중에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한 구절입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약혼자가 있는 로테를 사랑하는 베르테르는 “그녀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탄식합니다.

로테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고 권총으로 자살하고 마는 베르테르.

괴테는 실제로 친구의 약혼녀 로테와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했고, 그 무렵 대학 동창이 실연을 비관해 권총으로 자살한 사건을 겪었습니다.

주인공 베르테르가 보내는 편지 형태로 된 이 서간체 소설은 단숨에 유럽의 젊은이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베르테르의 행동과 옷차림이 유행했고, 급기야 수많은 청년이 베르테르를 따라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동경하는 이를 모방해 목숨을 끊는 것을 일컫는 ‘베르테르 효과’라는 용어가 여기서 비롯 됐습니다.

롯데의 신격호 회장도 젊은 시절 탐독한 이 소설의 주인공 로테를 그의 회사명으로 정했었죠.

독일의 화가 ‘요한 하인리히 빌헬름 티슈바인’의 작품 ‘캄파냐에서(평원)의 괴테(Goethe in the Campagna)’ 입니다.

괴테의 열렬한 숭배자이자 친구였던 티슈바인은 괴테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그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는데 이 그림이 바로 ‘캄파냐에서의 괴테’입니다.

괴테는 대단한 와인 애호가이기도 했습니다.
매일 1~2리터의 와인을 마셨습니다.
고향부근의 라인가우(Rheingau)는 화이트와인으로 유명한 곳 입니다.
주로 리슬링(Riesling)품종으로 만들어 지지요.
 
“좌, 우측으로는 기름진 토양의 빈야드가,
성의 뒤쪽으로는 오크와 너도밤나무 숲이 즐비해있다.
와인의 품질은 빈야드의 상태와 수확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수량에 집중하면 품질이 낮아지고,
최고의 품질을 찾으면 자연스레 적은 수량을 생산하게 된다”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라인가우 지역을 여행하며 쓴 일기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1776년부터 그가 사망한 1832년까지 그의 와인 셀러 입출고에 대한 문건이 무려 28,000여건이 수집되어 국가 기록보관실에 보관중입니다.

괴테가 "만약에 무인도에 세가지만 가지고 간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시집과 아름다운 여인,
그리고 메마른 시대에 살아 남을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와인을 넉넉히 가져 갈 것이요."

"선생님! 만일 여자와 와인 중에서 한가지만 남겨야 한다면 무엇을 버리겠습니까?"

한참을 생각하던 괴테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건 빈티지에 달렸지"

괴테가 답한 빈티지, 여자인걸까? 와인일까?

아아, 인간이란 이다지도 허무한 것인가,
자기의 존재를 참으로 확신할 수 있는 곳에서도,
자기의 존재를 정말로 깊이 새겨놓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
자기가 사랑하는 연인의 추억이나 마음속에서까지도 인간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것도 순식간에 말이다.

탄환은 재어놓았습니다.
지금 열두시를 치고 있습니다. 자, 그럼 됐습니다.
로테! 로테! 안녕! 안녕!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중에서~
 

▲ 권기훈 교수

권기훈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의대를 다녔고, 와인의 매력에 빠져 오스트리아 국가공인 Dip.Sommelier자격을 취득하였다. 이후 영국 WSET, 프랑스 보르도 CAFA등 에서 공부하고 귀국. 마산대학교 교수, 국가인재원객원교수, 국제음료학회이사를 지냈으며, 청와대, 국립외교원, 기업, 방송 등에서 와인강좌를 진행하였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권기훈 a90049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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