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의 승인과 가격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이슈

우선 지난번 칼럼 이후에 와인 업계에 있었던 일 중에서 2가지만 간단하게 언급하고 본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로, 국세청 고시가 2020년 4월 3일 시작이 되었고, 그때부터 와인을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날이 되기를 기다리면서 몇 개의 웹사이트를 지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누구의 웹사이트도 개편이 되거나 그렇지 않고 그대로 ‘구매예약'으로만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왜 그런가 여기저기 알아봤더니 온라인 결제를 하는 PG(Payment Gateway) 쪽에서 아직 주류는 정식 판매 아이템이 아니어서 아직 결제를 할 수 없다고 하는군요. 어떻게 보면 고시가 있고 나서 그때부터 작업을 해야 하는 PG사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이날만 손꼽고 있던 업체들 입장에서는 아니 이게 또 무슨 소리야 라고 할 수도 있겠더군요.

▲ 글로벌 와인 큐레이션 스타트업인 수드비(https://www.soodevie.com). 온라인 결제를 위해 PG사가 막혀 있는 모습과 웹사이트 개편한 모습.

불현듯 예전에 어떤 아이템 판매에 앞서 PG에서 막혀 있어 1개월 정도 걸린다며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이번 주류의 온라인 판매 역시 1개월 정도 소요되지 않을까 싶어서, 빠르면 5월 연휴 이후에 늦어도 5월 중에는 판매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매불망 이날을 기다렸던 그분들에게 행운을 빕니다.

두번째로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소매점 중의 하나인 모 소매점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모 커뮤니티에서 해당 소매점에서의 가격을 공개하는 행위를 보이자, 해당 소매점 웹사이트를 통해 가격을 공개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행사문자 및 가격문의 등을 받을 수 없다'라고 공지를 했습니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반발이 꽤나 심하게 일어났고, 모 유튜버는 해당 내용에 대해서 별도의 유튜브 방송을 찍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중입니다.

생각하지 못한 반발에 해당 소매점에서는 사과 공지를 올리긴 했지만, 이와 동시에 네이버 측에 해당 게시물 (해당 와인샵 공지 포함했다는 이유로) 을 저작권법에 의거해서 해당 커뮤니티 내 본 공지와 관련된 게시물 중단을 요청해 사태가 수습되기는커녕 더욱 확산되는 상황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특별히 해당 소매점과 해당 커뮤니티 간에 있는 일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스마트오더 시대에 가격이 오픈되는 부분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가 되고 있는데, 아직 변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 다소 아쉬울 따름입니다. 모쪼록 해당 소매점과 커뮤니티가 원만하게 해결되길 기원합니다.

각 기업별 각기 다른 전략으로 스마트오더 시대를 대비하는 중

앞서 PG건 이슈가 남아 있긴 하지만, 각 수입사 별로 각각 다른 전략들을 취하고 있다고 여러 채널을 통해서 듣고 있습니다. 우선 대형 수입사의 경우에는 직접 개발로 방향을 잡았고, 소형수입사의 경우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카카오 쇼핑 등을 통해서 대규모 투자가 아닌 기존 플랫폼을 통해서 접근하는 방식을 취했고, 중견 수입사는 관망 모드로 지켜보거나 기존에 투자했던 내용에 대한 소규모 투자 정도로만 진행하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 롯데에서 발빠르게 스마트오더를 준비한 모습. 제품의 숫자와 픽업센터의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업계 최초로 가장 빠르게 움직인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아직 스마트오더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좀 더 추이를 보자는 신중론이 대세인 것 같고, 배송까지 가능한 완전 온라인 구매가 허용되기 전까지 시장의 변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있어서 적극적인 투자까지 하지 않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스마트오더가 일반 소비자들로 하여금 ‘구매할 만한’ 수준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들이 많아 보입니다. 비단 가격 뿐만 아니라 픽업 센터의 확대라던가 검색이나 추천의 용이성 등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조용히 물밑에서 작업하는 부분이 많아 보이는데 PG부터 열리고 나면 본격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모델로 접근하는 회사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팝업스토어를 플랫폼 형태로 모아서 판매를 하겠다고 하는 스타트업이 연락해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 회사 역시 조만간 수면 위로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웹사이트는 온라인 비즈니스의 베이스캠프(Basecamp)

와인 업계 역시 다른 산업군과 비슷하게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통해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네이버 플랫폼에서 블로그와 카페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SNS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대표적인 부분입니다. 그리고 일부 유튜버들이 자체 컨텐츠 및 수입사, 소매점과 협업해서 유튜브 방송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각 수입사 별 그리고 소매점 별로 사용하고 있는 채널도 채널 성격에 맞춰 다르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예를 들어, 컨벤셔널 와인은 페이스북이 주된 채널이고, 내추럴 와인은 아무래도 인스타그램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그리고 페이스북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아무리 눈에 잘 보이고 활용되는 것 같지만, 저는 웹사이트가 온라인 비즈니스의 베이스캠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가장 많은 예산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웹사이트라고 하는 것이죠.

채널은 각 채널 별로 역할이 존재합니다. 물론, 해당 채널이 단일 역할만 수행하지 않고 다방면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각 미디어는 각 미디어 별로의 역할과 목적이 존재합니다.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웹사이트 :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의 핵심. 온라인 비즈니스의 시작이자 끝. 모든 행위의 주체가 되고 이를 통해 각 채널에 대한 추적 및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

· 블로그 : 정제된 컨텐츠 ‘생산'이 주된 목적이며, ‘네이버 검색(국내의 경우)’을 통한 유입의 시작. 해당 블로그를 통해 웹사이트에서 게재하기 어려운 내용을 자유로운 형태로 기술.

· 페이스북 :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생산된 내용이 ‘유통’되는 채널로 활용. ‘공유' 기능을 통해 지인 기반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것이 목표로 사용되어야 함. 취향 기반의 ‘타겟 광고'가 가능한 플랫폼.

· 인스타그램 : 페이스북과의 사용 연령의 차이를 인정하고, 해시태그를 통한 콘텐츠 유입과 타겟 광고(페이스북 연동) 실시하고 트렌드 파악이 주된 내용. 페이스북과는 다른 컨텐츠 작성 접근방법이 필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본 상품을 바로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구성.

· 유튜브 : 최근 가장 핫한 미디어로 인기 유튜버를 통해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채널로 발전하고 있으며, 최근 ‘실시간'성에 대한 부분을 강화하고 있음.

· 카카오톡 : 단순 메시지 발송부터 시작해서 타켓팅 된 메시지 발송이 가능한 매체로 아직 와인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채널 중 하나. 웹사이트 개설 및 스마트오더 이후의 시대에 제일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라 생각하는 채널 중 하나.

위의 내용은 소위 말하는 원론적인 접근이며, 실제로는 ‘미디어 믹스’라고 해서 여러 미디어를 혼용해서 사용하거나 최근에는 내지는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자동화’라거나 ‘퍼포먼스 중심’의 마케팅 최적화 그리고 ‘고객 참여(Engagement)’를 통한 콘텐츠 마케팅 등이 복합적으로 수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최근 많은 이슈를 낳은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Untact)’ 시대와 쇼퍼블 콘텐츠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디지털 마케팅 관련 2020 키워드.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한 향후 시대는 급변하게 될 것이고, 와인 업계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 잘 편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openads.co.kr/nTrend/article/6550 를 참조.

와인 분야도 종전의 시음회를 하고, SNS 해당 내용 게재하고 수발주하는 등의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서 좀 더 마케팅과 IT가 결합된 형태로 이뤄져야 할 것이고, 그 중심에는 ‘구매 가능한 웹사이트’가 존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그냥 구매 가능한 웹사이트 하나만 있다고 해서 와인 판매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수많은 1인 수입사가 나오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많은 와인과 종류가 우리를 ‘선택 장애’로 만들 것이고, 인터넷 판매로 인한 와인 가격은 오픈될 것이고, 사람들의 취향은 점점 까다로워질 것이니 말이죠.

와인과 관련된 마케팅의 새로운 접근 부분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더 살펴보도록 하고, 웹사이트는 여러분들이 앞으로 접할 스마트오더 시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매체이자 채널이라고 하는 점을 명심하고 가장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시길 권고하는 바입니다. 이러한 웹사이트를 바탕으로 베이스캠프를 구축하고, 각 회사 상황에 맞는 적절한 채널을 개설하고 채널별 특성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구축’보다 ‘운영’하는 것이 중요

앞서서 웹사이트가 중요하니 잘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운영'입니다. 웹사이트 구축만큼 아니 웹사이트 구축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운영'하는 것으로 운영하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아마 여러분이 수입사를 운영하시거나 소매점을 운영하고 계시다면 실제로 수입사를 처음 만들 때나 소매점을 처음 오픈했을 때보다 실제로 운영하는 일이 어렵다라고 하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계실텐데, 웹사이트의 구축과 운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웹사이트 역시 구축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운영 역시 그 이상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처음 만든 웹사이트는 고객의 피드백이 덜 반영이 되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야 하고, 새로운 와인 정보를 게재하기 위해서도 정성 어린 컨텐츠 작성이 필수입니다.

실제로 와인샵을 운영하는 분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얻는 내용 중의 하나가 프로모션을 하는 와인을 그냥 간단하게 내용을 작성했을 때와 정성껏 작성했을 때의 ‘구매전환율(Conversion Rate)’ 자체가 확연히 다르다고 이야기하시더군요.

▲ 선릉역 와인샵, 와인컬렉터에서 와인에 대한 콘텐츠를 잘 작성한 화면. 사용자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와인에 대한 설명과 사진 그리고 삽화를 적절히 잘 활용해서 잘 설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컨텐트를 잘 작성할수록 구매전환율이 높아진다라고 하는 부분을 명심하기 바란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지금까지 와인 업계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인터넷 상에서 와인 판매를 하지 않았기에 이러한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부분이 낯설기만 할 것입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분야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가격이 모든 것을 이야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속적인 와인 관련된 콘텐츠 작성과 분석 그리고 적절한 디지털 마케팅이 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 예상합니다.

또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회원DB를 얼마나 모을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숫자를 늘리는 것 만큼이나 앞으로 와인을 구매 가능한 웹사이트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회원DB를 충분히 늘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한 다양한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이를 양질의 회원으로 늘려야 하는 이슈가 됩니다. 회원 가입은 쉬워야 하고, 이렇게 확보된 회원들에게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속적인 구매와 강력한 브랜드 구축이 앞으로 와인 업계에 있는 분들에게 요구될 것이라 보여집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와인 업계는 다른 리테일 분야 대비해서 온라인 판매 불가로 인해서 이에 대한 이해와 산업별 특성에 대한 부분이 많이 뒤처져 있는 관계로 이러한 부분에 빠르게 투자하고 운영해야 다가올 스마트오더 시장 그리고 그 다음의 시장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가올 시대가 기대가 되는 와인 업계

이번에는 다소 추상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기에는 아직 데이터가 없기도 하지만, 아직 이러한 개념이 와인 업계에서 익숙하지 않는 부분도 있기에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일반적인 개념 위주로 설명했습니다.

스마트오더 관련해서 구매 가능한 웹사이트에 투자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보유하고 있는 웹사이트는 제대로 만들어져 있는지, 운영 중인 채널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그 역할에 대해서 살펴보고 재정비 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최근에 핫하게 성장하고 있는 카카오 싱크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면서 회원을 늘리는 부분이 얼마나 쉬운 일이 되었고, 카카오가 그리고 있는 미래 전략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양재혁 대표

필자는 한메소프트,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등 IT 분야에서 비정형 데이터 관리와 일본 전문가로 활동하다 2019년에 와인과 IT의 결합을 주제로 (주)비닛 창업하여 서비스 준비 중인 스타트업 대표이다. WSET Level 2를 수료했다.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양재혁 iihi@vin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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