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B 브랜드 스토리] <1> 화이트클로 <사진=WhiteClaw>

미국의 3대 주류 시장을 뽑으라고 한다면 맥주, 위스키 그리고 와인일 것이다. 하지만 점차 젊은 세대들이 미디어 매체를 통한 트렌드를 선도함에 따라 미국 주류 업계의 판도를 뒤엎고 있는 색다른 강자가 등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하드셀처(Hard Seltzer)’다.

탄산수와 발효한 사탕수수로 생성한 알코올 그리고 과일 향료를 혼합해 만든 하드셀처는 단연 2019년 ‘미국의 음료 시장’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하드셀처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16년부터지만 본격적으로 미국 소비자의 눈도장을 찍게 된 것은 바로 2019년 여름에 등장한 한 젊은 코미디언의 영상 때문이다. 미국 코미디언 트레버 월래스(Trevor Wallace)가 자신의 유튜버를 통해 ‘drinks White Claw once’라는 화이트클로 브랜드의 하드셀처를 마시는 소위 힙(Hip)한 척하는 허세의 사람들을 풍자한 동영상을 올렸고, 바이럴로 영상이 인기를 끌자 “도대체 저 화이트클로가 뭐길래?”하는 호기심을 끌 수 있었다.

▲ 하드 레모네이드 <사진=Mike's Hard Lemonade>

화이트클로(White Claw)는 북미주류기업 마크 앤소니 브랜드(Mark Anthony Brands)가 판매하는 하드셀처 브랜드다. 지난 2016년 열 100kcal 미만, 5% ABV의 하드셀처 음료를 선보여 판매하고 있다. 창업자인 앤소니 본 맨들(Anthony von Mandl)은 원래 1970년대에 와인 산업에 첫발을 내디딘 영국계 캐나다인 사업가로 시작은 자동차에서 와인을 판매하는 초라한 규모의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1996년에 알코올이 들어간 레모네이드인 ‘하드 레모네이드(Hard Lemonade)’를 출시해 이름을 알렸다.

2016년 출시된 화이트클로 하드셀처는 이름을 알리긴 했어도 많은 소비자가 찾는 브랜드는 아니었다. 트래버 월래스 덕분에 주목을 받은 화이트클로는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더욱 공격적으로 인스타그램, 클럽과 같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 특화된 있는 플랫폼을 활용해 대중화를 시도했고 이는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다.

결과적으로 단순하게 소소한 인기를 끈 것이 아닌 ‘대박’을 터뜨리며 이후 화이트클로 하드셀처 매진 행렬이 미국 전역에서 나타났다. 화이트클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할당 분배’까지 실시하기에 이르렀는데, 국내로 따지면 허니버터칩이 한창 인기를 끌 때 구하고 싶어도 못구하던 때와 때와 비견될 수 있다.

▲ 화이트클로의 인기는 '품귀 현상'까지 일으켰었다. <사진=White Claw>

음료시장조사업체 ‘IWSR Drinks Market Analysis’가 발표한 ‘하드 셀처 리포트(Hard Seltzer Report)’에서 “미국 음료업계 전반에 걸친 하드 셀처 시장의 급격한 상승은 경이로운 수준이다”라고 평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WSR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알코올 소비자 절반 이상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하드 셀처를 마신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가 발표한 ‘2019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리스트(2019 Fastest Growing Brands)’에서 화이트클로는 1위를 차지했다. 하드셀처 업계에서 무려 5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으며, 2019년의 화이트클로 매출은 2018년보다 265%가 증가했다.

물론 한 인플루언서가 일궈낸 뜻밖의 성공이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2020년까지 하드 셀처의 인기는 코로나19의 영향에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운’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 주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화이트클로는 '건강(Healthy)'을 주요 브랜드 이미지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사진=White Claw>

와인전문매체 와인 인텔리전스가 약 2,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0명 중 4명(약 39%)이 지난 1년 동안 와인 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이 그룹의 3분의 2는 일반적으로 술을 덜 마신다고 밝혔으나, 마지막 33%는 와인을 줄이고 하드셀처 제품을 애음하고 있다고 답했다.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까지 이어지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헬시 라이프(Healthy Life)’, ‘편리성’, ‘힙(Hip)’ 트렌드를 화이트클로가 갖추고 있다. 물론 술을 마시는데 건강을 찾겠다는 건 모순적인 말일 수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저칼로리, 저당을 내세운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상대적으로 건강한 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무거운 유리병 대신 어디서나 손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알루미늄 캔으로 포장해 편리성을 갖췄으며,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소위 ‘까리한(Dope)’한 디자인을 갖췄다.

▲ 2019년, 연초부터 6월 23일까지 미국인들은 총 2억 1,200만 달러(한화 약 2,601억 2,400만 원)에 달하는 화이트클로 제품을 마셨다. <사진=White Claw>

현재 다양한 주류 기업들이 화이트클로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자신만의 하드셀처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데 화이트클로의 시장점유율에는 전혀 영향이 가질 않고 있다, 2019년 초부터 2019년 6월 23일까지 미국인들은 총 2억 1,200만 달러(한화 약 2,601억 2,400만 원)에 달하는 화이트클로 제품을 마셨다. 이 정도면 웬만한 식품 브랜드의 매출에 뒤처지지 않는다.

물론 언젠가 하드셀처의 인기도 사그라들 수 있겠지만, 앞으로도 화이트클로의 성공 사례는 ‘음료 업계의 트렌드 파악’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소믈리에타임즈 유성호 기자 ujlle0201@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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